추락하는 전세값, 바닥 찍었나…내년 입주단지 줄어
금리쇼크 진화·주택공급 부족에 장기적 상승 전망
[이코노미스트 민보름 기자] 금리인상과 전세사기 논란으로 떨어지던 전세가격이 하락폭을 줄이며 반등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4주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이 -0.75%를 기록해 전주(-0.84%) 대비 0.09%p 하락폭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전세가격 하락세는 여전하지만 추세는 완만해진 셈이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 전세가격의 하락폭 감소세가 뚜렷했다. 서울은 전주 -1.11%에서 -1.01%로, 수도권은 -1.16%에서 -1.04%로 여전히 낙폭이 큰 모습이나 한 주 만에 0.1%p이상 낙폭이 줄었다.
이에 대해 강남권 한 부동산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한 상황에도 새 학기를 맞은 대치동 등 학군지와 부유층이 선호하는 지역 내 신축아파트 임차수요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면서 “그 동안 전세가 워낙 많이 올라 금리인상 이후 조정이 오고 있지만 그만큼 월세 역시 많이 올라 다시 전세로 돌아오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동안 ‘전세 리스크’를 키워온 금리와 전세사기 문제 역시 진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우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자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연준이 금리인상 논의를 중단한다는 전망 또한 제기된다. 한 마디로 치솟던 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뜻이다.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대출 상품에 대해 최대 4년까지 보증을 연장 받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다음 주에 ‘전세사기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내년부터 수도권 입주물량이 눈에 띄게 줄면서 주택공급 부족으로 인한 전세가격 상승이 점쳐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입주물량은 올해보다 약 26.5% 감소한 13만4167가구로 예상된다. 2021년부터 증가했던 입주 가구 수가 갑자기 줄게 되는 것이다.
특히 서울과 인천 입주물량은 1년 만에 반토막이 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입주물량이 올해 2만5700가구에서 내년 1만3342가구로 감소하고, 인천에선 같은 기간 4만5242가구에서 2만2672가구로 줄어들 예정이다.
새 아파트 입주는 인근 지역 전세가격을 낮춘다는 점에서 임대차 시장을 안정화하는 효과가 컸다. 올해는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강남구 개포동), 대치 푸르지오 써밋(강남구 대치동), 래미안 원베일리(서초구 반포동) 등 주거선호 지역에 대단지 새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전세가격이 어느 정도 하향안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년부터 입주 단지가 줄고 대출금리 역시 낮아지면서 전세가 반등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난해 수차례 인상됐던 금리는 올해 인상 횟수, 폭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세대출 금리도 시간이 갈수록 점차 안정화 될 것으로 보이며 이렇게 되면 전세 수요도 조금씩 증가할 것”이라면서 “이르면 하반기, 늦으면 입주물량이 감소하는 내년 상반기에는 전세하락이 줄고 상승 전환하는 곳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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