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즈 끼워 앨범 파는 K팝”…‘환경 오염’ 지적에 엔터사가 내놓은 답 [돈 되는 아이돌]
음반 판매량 끌어 올린 ‘포토카드’ 전략
쓰레기 생성에 국제 사회서 비판받아
NFT·QR코드 적용한 ‘스마트 앨범’ 전환
아는 사람만 아는 아이돌, 관심 없는 사람에겐 여전히 미지의 영역인 아이돌. “나는 모르겠다”며 아이돌을 단순한 ‘문화적 현상’으로 치부하던 당신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아이돌을 중심으로 형성된 K-팝(POP)은 세계를 강타하며 이미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아이돌 생태계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돈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셈이죠.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핵심인 아이돌은 최신 기술을 가장 먼저 입기도 합니다. 아이돌이 돈이 되는 비결, 쉽고 재미있게 짚겠습니다. [편집자]
[이코노미스트 송재민 기자] 콤팩트디스크(Compact Disc·CD)가 있어도 CD를 들을 수 없는 시대다. 노트북이나 자동차에도 디브이디(Digital Versatile Disc·DVD) 플레이어나 CD 플레이어가 내장돼 있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도 지난 한 해 동안 팔린 케이팝(K-POP) 음반은 7000만장을 넘어섰다. 근거리 무선통신(NFC)·정보무늬(QR코드) 등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 앨범’이 대체품으로 등장,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 음반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단 분석이 나온다.
‘랜덤 포카’ 탓에 버려지는 앨범 매년 100톤
스트리밍 서비스가 음악 산업의 주류가 되면서 음반은 구성에 포함된 포토카드나 굿즈(Goods)들을 얻는 소모품으로 변질되는 양상을 보였다. 포토카드는 케이팝 문화의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 아티스트의 미공개 사진을 앨범에 랜덤으로 포함시켜 판매량을 늘리는 전략이다. 희귀하거나 수요가 높은 포토카드의 경우, 몇 십 만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국내서 형성된 이같은 음반 구매 양상은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에서도 나타난다. 케이팝 인기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으로 퍼져간 데 따른 현상이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케이팝 앨범 비중은 2015년 2.3%에 불과했으나, 2022년도 16.2%까지 크게 늘었다. ‘포토카드’로 대변되는 앨범 판매 전략도 미국 시장에 안착한 모습이다. 2000년 10억장을 기록하던 음반 판매량은 2020년 3160만장까지 지속 감소하다, 케이팝 인기가 본격화된 2021년에는 증가세를 보였다.
굿즈의 획득 수단이 된 앨범 판매는 비단 미국에 국한돼 나타나지 않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케이팝 수출 대상 국가 수는 2015년 51개 국가에서 2021년 말 기준 148개 국가로 약 3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팝에서 특정적으로 나타난 앨범 문화는 판매량 증가란 사업적 효과를 창출했으나, 환경 오염 문제를 야기했다. 앨범보다 굿즈에 수요가 몰린 탓에 쓰레기 발생이 국제 사회서 자주 지적되고 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매년 100톤 이상의 실물음반으로 인한 폐기물이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원하는 포토카드를 갖기 위한 목적 또는 아티스트의 음반 판매 순위를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앨범을 다량으로 구입하는 문화를 기업이 만든 탓”이라고 했다.
‘스마트 앨범’으로 해결책 제시
국제 사회의 비판이 이어지자 국내 기업들은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이들 기업이 찾은 해답은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앨범’이다. 포토카드는 그대로 구성돼 있으면서 CD를 뺀 상품을 출시했다. 판매 증가 추이는 유지하면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다.
환경 문제 해결이란 문제를 푼 주체는 국내 벤처 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음반 시장의 변화를 이끄는 기술들이 모두 국내 IT 기업에서 개발한 기술이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며 “초기엔 한국에서만 판매됐지만 현재는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사례론 NFC 기술을 적용한 앨범이 꼽힌다. NFC 카드 앨범은 교통카드처럼 스마트뮤직 카드를 스마트폰에 태그하면 앨범과 사진, 영상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이어폰 단자에 앨범 형태의 키트를 꽂아 연결하는 앨범도 등장했다. 국내 벤처기업 키노가 출시한 초창기 ‘키노 앨범’은 이어폰 타입과 버튼 타입으로 구분됐다. 최근 이어폰 단자가 없는 스마트폰이 출시 비중이 높아지자 이 중에서 버튼 타입이 주로 앨범 제작에 채택되는 양상이다. 해당 방식으로 제작된 앨범은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의 인증키 역할만 하고, 이후 콘텐츠는 앱 안에 남아 계속해서 이용이 가능하다.
근거리 통신 방식인 암호화 초음파 통신 기술을 적용한 뮤즈라이브의 ‘키트 앨범’도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다. 스마트폰이 앨범 자체의 주파수를 인식하면 전용 앱이 자동 구동되면서 음악을 감상하는 형식이다. 블랙핑크·NCT·세븐틴 등의 앨범을 제작하며 해당 기술을 적용했다. 키트 앨범의 글로벌 시장 총 판매량은 500만 장 수준이다. 제이슨 므라즈와 스눕독 등 글로벌 아티스트들도 키트 앨범을 출시한 바 있다.
지속 가능한 ‘덕질 문화’…대형 엔터사도 주목
스마트 앨범이 인기를 끌자 대형 엔터사들도 해당 기술을 적용한 상품 개발이 활발하다. SM엔터테인먼트는 ‘SMini’라는 이름의 NFC 앨범을 판매하고 있다. 키트 앨범 형태로, 스마트 뮤직 카드 앱으로 구동이 가능하다. 기존 CD 앨범의 디자인을 미니어처로 줄인 크기로 제작된 키링이라 사용성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이브는 팬덤 커뮤니티·MD 판매를 담당하는 플랫폼 위버스가 디지털 코드 기반 앨범을 제작하고 있다. ‘위버스 버전 앨범’을 구매하면 QR 코드가 배송된다. 이를 모바일 기기에 인식하면 음악을 포함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식이다. 방탄소년단(BTS)의 제이홉이 첫 솔로 앨범 ‘잭 인 더 박스’는 위버스 앨범 형태로만 발매된 바 있다.
YG엔터테인먼트도 역시 최근 네모즈랩과 스마트 앨범을 제작했다. 함께 독자적인 QR 코드 방식인 네모코드를 넣은 ‘네모 앨범’은 포토 카드와 비슷한 생김새와 다국어 지원이 특징이다. 네모코드는 다섯 개의 네모난 블록으로 구성한 자체 기술로, 디지털 워터마크 기술을 조합해 아티스트의 포토카드나 굿즈 등에 적용하면 정품 인증 및 등록을 할 수 있다.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앨범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강화와 더불어 사용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보이는 사업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앨범의 확산은 그간 국제 사회서 지적받아온 케이팝의 환경 오염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찾은 결과”라며 “‘친환경 덕질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SM 엔터테인먼트는 업계 최초로 ‘SM 서스테이너빌리티 포럼’을 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수만 SM 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는 이 자리에서 “지구의 지속가능성, 서스테이너빌리티를 위한 '넷제로’(Net Zero), 즉 탄소배출 제로 로드맵에 우리 모두가 이제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코노미스트 송재민 기자] 콤팩트디스크(Compact Disc·CD)가 있어도 CD를 들을 수 없는 시대다. 노트북이나 자동차에도 디브이디(Digital Versatile Disc·DVD) 플레이어나 CD 플레이어가 내장돼 있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도 지난 한 해 동안 팔린 케이팝(K-POP) 음반은 7000만장을 넘어섰다. 근거리 무선통신(NFC)·정보무늬(QR코드) 등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 앨범’이 대체품으로 등장,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 음반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단 분석이 나온다.
‘랜덤 포카’ 탓에 버려지는 앨범 매년 100톤
스트리밍 서비스가 음악 산업의 주류가 되면서 음반은 구성에 포함된 포토카드나 굿즈(Goods)들을 얻는 소모품으로 변질되는 양상을 보였다. 포토카드는 케이팝 문화의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 아티스트의 미공개 사진을 앨범에 랜덤으로 포함시켜 판매량을 늘리는 전략이다. 희귀하거나 수요가 높은 포토카드의 경우, 몇 십 만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국내서 형성된 이같은 음반 구매 양상은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에서도 나타난다. 케이팝 인기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으로 퍼져간 데 따른 현상이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케이팝 앨범 비중은 2015년 2.3%에 불과했으나, 2022년도 16.2%까지 크게 늘었다. ‘포토카드’로 대변되는 앨범 판매 전략도 미국 시장에 안착한 모습이다. 2000년 10억장을 기록하던 음반 판매량은 2020년 3160만장까지 지속 감소하다, 케이팝 인기가 본격화된 2021년에는 증가세를 보였다.
굿즈의 획득 수단이 된 앨범 판매는 비단 미국에 국한돼 나타나지 않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케이팝 수출 대상 국가 수는 2015년 51개 국가에서 2021년 말 기준 148개 국가로 약 3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팝에서 특정적으로 나타난 앨범 문화는 판매량 증가란 사업적 효과를 창출했으나, 환경 오염 문제를 야기했다. 앨범보다 굿즈에 수요가 몰린 탓에 쓰레기 발생이 국제 사회서 자주 지적되고 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매년 100톤 이상의 실물음반으로 인한 폐기물이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원하는 포토카드를 갖기 위한 목적 또는 아티스트의 음반 판매 순위를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앨범을 다량으로 구입하는 문화를 기업이 만든 탓”이라고 했다.
‘스마트 앨범’으로 해결책 제시
국제 사회의 비판이 이어지자 국내 기업들은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이들 기업이 찾은 해답은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앨범’이다. 포토카드는 그대로 구성돼 있으면서 CD를 뺀 상품을 출시했다. 판매 증가 추이는 유지하면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다.
환경 문제 해결이란 문제를 푼 주체는 국내 벤처 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음반 시장의 변화를 이끄는 기술들이 모두 국내 IT 기업에서 개발한 기술이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며 “초기엔 한국에서만 판매됐지만 현재는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사례론 NFC 기술을 적용한 앨범이 꼽힌다. NFC 카드 앨범은 교통카드처럼 스마트뮤직 카드를 스마트폰에 태그하면 앨범과 사진, 영상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이어폰 단자에 앨범 형태의 키트를 꽂아 연결하는 앨범도 등장했다. 국내 벤처기업 키노가 출시한 초창기 ‘키노 앨범’은 이어폰 타입과 버튼 타입으로 구분됐다. 최근 이어폰 단자가 없는 스마트폰이 출시 비중이 높아지자 이 중에서 버튼 타입이 주로 앨범 제작에 채택되는 양상이다. 해당 방식으로 제작된 앨범은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의 인증키 역할만 하고, 이후 콘텐츠는 앱 안에 남아 계속해서 이용이 가능하다.
근거리 통신 방식인 암호화 초음파 통신 기술을 적용한 뮤즈라이브의 ‘키트 앨범’도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다. 스마트폰이 앨범 자체의 주파수를 인식하면 전용 앱이 자동 구동되면서 음악을 감상하는 형식이다. 블랙핑크·NCT·세븐틴 등의 앨범을 제작하며 해당 기술을 적용했다. 키트 앨범의 글로벌 시장 총 판매량은 500만 장 수준이다. 제이슨 므라즈와 스눕독 등 글로벌 아티스트들도 키트 앨범을 출시한 바 있다.
지속 가능한 ‘덕질 문화’…대형 엔터사도 주목
스마트 앨범이 인기를 끌자 대형 엔터사들도 해당 기술을 적용한 상품 개발이 활발하다. SM엔터테인먼트는 ‘SMini’라는 이름의 NFC 앨범을 판매하고 있다. 키트 앨범 형태로, 스마트 뮤직 카드 앱으로 구동이 가능하다. 기존 CD 앨범의 디자인을 미니어처로 줄인 크기로 제작된 키링이라 사용성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이브는 팬덤 커뮤니티·MD 판매를 담당하는 플랫폼 위버스가 디지털 코드 기반 앨범을 제작하고 있다. ‘위버스 버전 앨범’을 구매하면 QR 코드가 배송된다. 이를 모바일 기기에 인식하면 음악을 포함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식이다. 방탄소년단(BTS)의 제이홉이 첫 솔로 앨범 ‘잭 인 더 박스’는 위버스 앨범 형태로만 발매된 바 있다.
YG엔터테인먼트도 역시 최근 네모즈랩과 스마트 앨범을 제작했다. 함께 독자적인 QR 코드 방식인 네모코드를 넣은 ‘네모 앨범’은 포토 카드와 비슷한 생김새와 다국어 지원이 특징이다. 네모코드는 다섯 개의 네모난 블록으로 구성한 자체 기술로, 디지털 워터마크 기술을 조합해 아티스트의 포토카드나 굿즈 등에 적용하면 정품 인증 및 등록을 할 수 있다.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앨범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강화와 더불어 사용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보이는 사업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앨범의 확산은 그간 국제 사회서 지적받아온 케이팝의 환경 오염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찾은 결과”라며 “‘친환경 덕질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SM 엔터테인먼트는 업계 최초로 ‘SM 서스테이너빌리티 포럼’을 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수만 SM 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는 이 자리에서 “지구의 지속가능성, 서스테이너빌리티를 위한 '넷제로’(Net Zero), 즉 탄소배출 제로 로드맵에 우리 모두가 이제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조국 딸’ 조민, 뷰티 CEO 됐다…‘스킨케어’ 브랜드 출시
2 러 “한국식 전쟁동결 시나리오 강력 거부”
3경주월드, 2025 APEC 앞두고 식품안심존 운영
4구미시, 광역환승 요금제 시행..."광역철도 환승 50% 할인"
5포항 한우, 대한민국 대표 한우로 우뚝 서다
6獨 브로제 코리아, 대구테크노폴리스에 둥지 틀다.
7경북 청송군, 항일 의병의 넋 기리는 ‘푸른 솔’ 공연
8주택보유자 2.9% 종부세 낸다…작년보다 5만명 늘었다
9KB금융, 대전광역시와 ‘소상공인 맞춤형 저출생 정책 지원’ 협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