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9’ 로고로 일군 ‘1억 매출’ 신화…홀리뱅·훅도 반한 힙룩 [이코노 인터뷰]
장윤석 아카이브볼드 브랜드 디렉터 본부장 인터뷰
시그니처 제품 ‘939’ 로고 스웻팬츠 누적 10만장 판매
지난달 판교 현대 팝업스토어서 일주일간 1억 매출
연매출 150억원 목표, 매장 확대와 백화점 입점도
[이코노미스트 김채영 기자] 두꺼운 볼드체의 ‘939’ 로고가 박힌 트레이닝 바지. 어떻게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왠지 모르게 눈길을 끄는 이 스웻팬츠가 3년 동안 무려 10만장이 판매됐다. 지난달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한 이 스웻팬츠 브랜드는 일주일 간 1억원이 넘는 매출을 냈다. 스트릿 댄서룩을 넘어 10·20대들의 ‘힙룩’으로 부상한 핸드허그의 캐주얼 패션 브랜드 ‘아카이브 볼드’의 이야기다.
올해로 론칭 4년차를 맞은 아카이브 볼드는 장윤석 핸드허그 브랜드사업본부 본부장이 제작을 총괄하고 있다. 핸드허그의 박준홍 대표는 연세대학교 동문 의류학과 출신의 인재 장본부장을 영입했고, 6개월 만에 ‘대담함의 기록’이라는 뜻을 가진 브랜드 아카이브 볼드가 탄생했다.
‘스트릿 댄서룩’에서 ‘10·20대 힙룩’으로
“‘파타고니아’의 창립자가 쓴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이라는 책을 좋아해요.” 장 본부장은 대학생 때 유니폼 납품 업체와 자전거 기능성 의류 업체를 창업했던 경력이 있다. 대학교 2학년 때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 25살 때 사업을 시작했다.
장 본부장은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창립자 이본 쉬나드가 자신의 철학을 옷을 통해 전달하려고 했다는 점이 감명 깊었다”며 “그전까진 옷을 사업의 수단으로 생각했었는데 브랜드가 탄생하기까지 어떤 고민과 사유가 담기는지 배웠고, 브랜드가 단순히 기획으로 탄생한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과 시간이 축적돼 만들어진 것이란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깨달음을 바탕으로 장 본부장은 대학교 졸업 후 더 큰 시장에서 꿈을 펼치고 싶다는 생각에 핸드허그에 입사해 6개월 만에 아카이브 볼드라는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장 본부장은 “힙합이라는 무드의 패션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오버핏의 트레이닝복 세트를 구상하게 됐고, 기획 단계에선 힙합 음악을 좋아하는 10·20대들을 핵심 페르소나로 삼았었다”며 “하지만 힙합 스타일을 정형화하기 힘들어 잘못된 타깃팅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저희의 정체성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스트릿 댄서’분들을 떠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카이브 볼드의 매출 80% 이상을 차지하는 ‘939 로고 스웻팬츠’는 통이 넓고 힙한 감성을 담은 다양한 버전의 939 로고가 박혀있어 ‘댄서 바지’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지난 2021년 댄스 열풍을 일으킨 Mnet의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출연한 댄스 크루 ‘홀리뱅’과 ‘훅’, ‘스트릿 맨 파이터’에 출연한 댄서 노태현이 939 로고 스웻팬츠 등 아카이브 볼드의 제품을 착용해 인기를 끌었다.
판교 현대 팝업서 일주일 동안 ‘1억원’ 매출 신화
“브랜드는 하나의 유기적인 생명체라고 생각해요. 브랜드가 오래 지속되려면 시장 상황에 적응해야 하고, 소비자들이 쉽게 보고 기억할 수 있도록 브랜드를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는 게 중요하죠.”
‘939 로고’가 담고 있는 의미는 장 본부장의 패션철학과 맥을 같이 한다. 939는 ‘완성은 창조의 연속’이란 뜻으로 9는 완성이란 의미를 갖고 있고, 3은 창조를 뜻한다. 3의 제곱수인 9와 함께 조합해 완성, 성취, 연속의 뜻을 담아 브랜드 로고를 만들었단 설명이다.
아카이브 볼드의 시그니처가 된 939 로고의 힘은 지난달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오픈한 브랜드 팝업스토어에서도 빛을 발했다. 일주일간 총 1억1000만원의 매출액을 냈고, 판매된 3100여벌 중 939 로고 스웻팬츠는 500여벌이 판매됐다. 아카이브 볼드 관계자는 “팝업 기간동안 수많은 소비자가 방문했고 한 구매자가 여러 벌을 구매해 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젊은 층의 소비자뿐 아니라 부모님과 함께 와 옷을 구매해 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장 본부장은 “수많은 브랜드들이 주요 백화점 등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는데 이 중 일주일에 1억 매출을 내는 브랜드는 1년에 10개 정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카이브 볼드도 10개 브랜드 안에 들자는 생각으로 내부적으론 일주일 간 1억 매출을 목표로 이번 현대백화점 판교점 팝업스토어 운영 계획을 세웠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매출 81억원, 올해 연 매출 150억원 목표…백화점 입점도
아카이브 볼드는 시그니처 제품인 939 로고 스웻팬츠와 다양한 대표 상품들로 온라인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키운 덕에 오프라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장 본부장은 “소비자일 땐 몰랐는데 패션업계에서 3~4년 일해보니 브랜드를 운영할 때 신중하고 어려운 선택을 맞닥뜨릴 때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저희와 캐릭터가 비슷한 타 브랜드들과의 차별점은 상품의 질과 디자인에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카이브 볼드는 남다른 상품 기획 전략을 펼치고 있다. 상품 그룹을 크게 볼륨(커머스 랭킹 상위그룹), 전략군(두 번째 인기 상품군), 유니크(마니아 아이템)로 세분화했고, 물량과 스타일수는 볼륨, 전략, 유니크 순으로 피라미드 형태로 운영했다.
볼륨군은 대중적인 트렌드를 반영한 이커머스 상품, 전략군은 인기가 예측되는 아이템, 유니크는 반대중적이지만 과거에 인기 있었던 아이템을 재해석한 상품군이다. 실제로 전략 아이템의 ‘크롭 티셔츠’는 1만 장 넘게 판매됐고, 볼륨군의 로고 티셔츠는 2만장이 판매되며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아카이브 볼드는 국내 약 20여개의 편집숍 입점을 통해 얻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늘어난 8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연 매출 150억을 목표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백화점 입점도 목표로 하고 있다.
장 본부장은 “939 로고 없이도 소비자들이 저희 옷을 보면 아카이브 볼드 제품인 것을 알 수 있도록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라며 “개인적으로 ‘디스이즈네버댓’이란 브랜드를 동경하는데, 이 브랜드처럼 사업적 의사결정과 예술적 의사결정이 조화롭게 이뤄지는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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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론칭 4년차를 맞은 아카이브 볼드는 장윤석 핸드허그 브랜드사업본부 본부장이 제작을 총괄하고 있다. 핸드허그의 박준홍 대표는 연세대학교 동문 의류학과 출신의 인재 장본부장을 영입했고, 6개월 만에 ‘대담함의 기록’이라는 뜻을 가진 브랜드 아카이브 볼드가 탄생했다.
‘스트릿 댄서룩’에서 ‘10·20대 힙룩’으로
“‘파타고니아’의 창립자가 쓴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이라는 책을 좋아해요.” 장 본부장은 대학생 때 유니폼 납품 업체와 자전거 기능성 의류 업체를 창업했던 경력이 있다. 대학교 2학년 때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 25살 때 사업을 시작했다.
장 본부장은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창립자 이본 쉬나드가 자신의 철학을 옷을 통해 전달하려고 했다는 점이 감명 깊었다”며 “그전까진 옷을 사업의 수단으로 생각했었는데 브랜드가 탄생하기까지 어떤 고민과 사유가 담기는지 배웠고, 브랜드가 단순히 기획으로 탄생한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과 시간이 축적돼 만들어진 것이란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깨달음을 바탕으로 장 본부장은 대학교 졸업 후 더 큰 시장에서 꿈을 펼치고 싶다는 생각에 핸드허그에 입사해 6개월 만에 아카이브 볼드라는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장 본부장은 “힙합이라는 무드의 패션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오버핏의 트레이닝복 세트를 구상하게 됐고, 기획 단계에선 힙합 음악을 좋아하는 10·20대들을 핵심 페르소나로 삼았었다”며 “하지만 힙합 스타일을 정형화하기 힘들어 잘못된 타깃팅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저희의 정체성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스트릿 댄서’분들을 떠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카이브 볼드의 매출 80% 이상을 차지하는 ‘939 로고 스웻팬츠’는 통이 넓고 힙한 감성을 담은 다양한 버전의 939 로고가 박혀있어 ‘댄서 바지’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지난 2021년 댄스 열풍을 일으킨 Mnet의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출연한 댄스 크루 ‘홀리뱅’과 ‘훅’, ‘스트릿 맨 파이터’에 출연한 댄서 노태현이 939 로고 스웻팬츠 등 아카이브 볼드의 제품을 착용해 인기를 끌었다.
판교 현대 팝업서 일주일 동안 ‘1억원’ 매출 신화
“브랜드는 하나의 유기적인 생명체라고 생각해요. 브랜드가 오래 지속되려면 시장 상황에 적응해야 하고, 소비자들이 쉽게 보고 기억할 수 있도록 브랜드를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는 게 중요하죠.”
‘939 로고’가 담고 있는 의미는 장 본부장의 패션철학과 맥을 같이 한다. 939는 ‘완성은 창조의 연속’이란 뜻으로 9는 완성이란 의미를 갖고 있고, 3은 창조를 뜻한다. 3의 제곱수인 9와 함께 조합해 완성, 성취, 연속의 뜻을 담아 브랜드 로고를 만들었단 설명이다.
아카이브 볼드의 시그니처가 된 939 로고의 힘은 지난달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오픈한 브랜드 팝업스토어에서도 빛을 발했다. 일주일간 총 1억1000만원의 매출액을 냈고, 판매된 3100여벌 중 939 로고 스웻팬츠는 500여벌이 판매됐다. 아카이브 볼드 관계자는 “팝업 기간동안 수많은 소비자가 방문했고 한 구매자가 여러 벌을 구매해 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젊은 층의 소비자뿐 아니라 부모님과 함께 와 옷을 구매해 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장 본부장은 “수많은 브랜드들이 주요 백화점 등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는데 이 중 일주일에 1억 매출을 내는 브랜드는 1년에 10개 정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카이브 볼드도 10개 브랜드 안에 들자는 생각으로 내부적으론 일주일 간 1억 매출을 목표로 이번 현대백화점 판교점 팝업스토어 운영 계획을 세웠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매출 81억원, 올해 연 매출 150억원 목표…백화점 입점도
아카이브 볼드는 시그니처 제품인 939 로고 스웻팬츠와 다양한 대표 상품들로 온라인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키운 덕에 오프라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장 본부장은 “소비자일 땐 몰랐는데 패션업계에서 3~4년 일해보니 브랜드를 운영할 때 신중하고 어려운 선택을 맞닥뜨릴 때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저희와 캐릭터가 비슷한 타 브랜드들과의 차별점은 상품의 질과 디자인에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카이브 볼드는 남다른 상품 기획 전략을 펼치고 있다. 상품 그룹을 크게 볼륨(커머스 랭킹 상위그룹), 전략군(두 번째 인기 상품군), 유니크(마니아 아이템)로 세분화했고, 물량과 스타일수는 볼륨, 전략, 유니크 순으로 피라미드 형태로 운영했다.
볼륨군은 대중적인 트렌드를 반영한 이커머스 상품, 전략군은 인기가 예측되는 아이템, 유니크는 반대중적이지만 과거에 인기 있었던 아이템을 재해석한 상품군이다. 실제로 전략 아이템의 ‘크롭 티셔츠’는 1만 장 넘게 판매됐고, 볼륨군의 로고 티셔츠는 2만장이 판매되며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아카이브 볼드는 국내 약 20여개의 편집숍 입점을 통해 얻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늘어난 8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연 매출 150억을 목표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백화점 입점도 목표로 하고 있다.
장 본부장은 “939 로고 없이도 소비자들이 저희 옷을 보면 아카이브 볼드 제품인 것을 알 수 있도록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라며 “개인적으로 ‘디스이즈네버댓’이란 브랜드를 동경하는데, 이 브랜드처럼 사업적 의사결정과 예술적 의사결정이 조화롭게 이뤄지는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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