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버닝썬' 잊는 르메르디앙, 브리지론 연장 성공
브리지론 리파이낸싱 완료...본PF 전환은 아직
인허가 절차 등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 착공 목표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클럽 버닝썬 사태로 홍역을 치른바 있는 구(舊) 강남 르메르디앙 호텔부지의 개발 사업이 브리지론 연장(리파이낸싱)에 성공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마스턴116호강남프리미어프로젝트금융투자㈜(마스턴116호)는 최근 르메르디앙호텔 부지 개발 사업을 위한 브리지론 리파이낸싱을 마쳤다. 이번 리파이낸싱 규모는 8800억원이다. 담보 및 상환 우선순위에 따라 선순위 5300억원, 중순위 2000억원, 후순위 1500억원이다. 만기는 1년으로 내년 9월까지다. 메리츠투자증권 등이 대주단으로 참여했으며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연대보증을 제공했다.
마스턴116호는 르메르디앙호텔 부지 개발 사업을 위해 설립된 프로젝트목적회사(PFV)다. 마스턴제116호강남프리미어PFV는 ▲시행사 웰스어드바이저스(55%) ▲현대건설(29.99%) ▲마스턴투자운용(5%) ▲메리츠증권(4.01%) ▲메리츠화재(3%) ▲메리츠캐피탈(3%) 등이 지분을 출자해 설립했다.
최근 부동산 PF시장 돈맥경화로 브리지론에서 본PF 전환이 어려운 사업장이 많은 상황이지만 이번 경우는 사업진행이 어려운 상황은 아니라는 전언이다.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브리지론 연장이 사업이 잘 진행이 안 되고 있어서 리파이낸싱 하는 건 아니다”며 “일단 연장 1년을 하고 아마 본PF로 바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란 얘기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행업계 관계자는 “본 PF를 전환하려면 시공사 선정과 인허가가 완료돼야 되는데 르메르디앙의 경우 종상향해서 하는 거라서 오래 걸릴 것”이라며 “아직 인허가가 덜 끝나서 브리지론 연장을 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강남 르메르디앙 호텔 개발사업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602번지 일원 1만362.5㎡규모 호텔부지에 지하 7층~지상 31층, 연면적 13만3165㎡ 규모의 업무·상업·숙박시설로 구성된 복합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사업계획안에 따르면 산처럼 뾰족한 모양의 좌우대칭형 빌딩의 양측 상층부에는 문화시설이 들어서고 한 동에는 오피스가, 다른 동에는 호텔 및 주거시설이 들어선다. 지하 및 저층부 일부에는 상업시설이 조성된다. 강남대로 건너편의 강남 교보타워(9만 2717㎡)의 약 1.4배에 달하는 초대형 빌딩이다.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에 인접한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부지 내 지하철 연결통로를 만들고 배후지역을 잇는 공공보행통로와 저층부 실내형 공개공지를 조성해 주변 지역과 자연스러운 동선을 연결할 예정이다.
또한 세계적인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서울의 ‘내·외사산’의 형상을 담아 건축계획을 설계한다. 페로는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 독일 베를린 올림픽 수영장 등을 설계했다. 국내에서는 이화여대 ECC,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등을 설계한 바 있다.
서울시는 호텔 부지가 이 같은 건축계획을 반영해 개발될 수 있도록 '건축혁신형 사전협상'을 추진할 예정이다. 사전협상제도란 5000㎡ 이상의 대규모 부지 개발에 대해 인·허가권자인 서울시와 민간사업자가 협상을 통해 도시계획 변경을 포함한 구체적 개발계획을 수립하는 제도다. 용도지역 상향 등에 따라 발생하는 계획이득 일부를 공공기여로 확보해 지역 여건 개선, 필요 시설 조성에 활용한다. 이번 사업지 중 제3종 일반주거지역→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 상향으로 공공기여 규모는 약 2573억원으로 예정됐다. 협상과정에서 세부적인 활용방안을 결정한다.
마스턴116호는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 결정과 각종 인허가 절차 등을 거쳐 이르면 2024년 말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르메르디앙 서울은 지난 1995년 문을 연 리츠칼튼 호텔이 전신이다. 2017년 총 1100억원을 들여 건물을 리모델링해 새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르메르디앙 서울은 지난 2017년 12월 소유주인 전원산업이 버닝썬 사태에 연루되며 이미지에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이 지속되자 2020년 4월부터 매각 절차에 나섰다. 이후 르메르디앙 서울은 2021년 1월 웰스어드바이저스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7000억원에 인수했으며, 같은 해 2월 29일 영업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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