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럭셔리 호텔 산업 발전한 중동에서 H2O표 혁신 이뤄질 것”[이코노 인터뷰]

2023년 1월 대통령 경제사절단 일원 참여…중동 진출 본격 시작
한국 기업 최초로 사우디 시장 진출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

이웅희 H2O 호스피탈리티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2019년 초 일본에 진출해 성과를 내는 한국인 스타트업 창업가 중 한 명으로 소개받아 도쿄에서 그를 만난 인터뷰를 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일본의 스타트업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일본 시장에 도전했다. 그가 안내한 비즈니스 현장도 직접 보고, 도쿄의 한 주택가에 자리 잡은 일본 지사 사무실도 방문했다. 당시 그 사무실은 대여섯 명 정도나 앉을 수 있는 초라한 규모였다. 일본 진출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투자사뿐만 아니라 그의 지인들은 모두 반대했다고 한다. 그는 자신만만했다. 

약 5년이 지난 후 그를 다시 만났다. 그는 한국을 넘어 일본 시장에 진출했던 것만으로도 주목받았던 그는 이제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넘어 중동 시장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 해외 지사만 일본과 싱가포르,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 및 아부다비에 마련했다. 곧 아랍에미리트(UAE)에도 사무실을 열 계획이다. 말 그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보는 기업가로 성장했다. 

주인공인 이웅희 H2O 호스피탈리티(H2O Hospitality, 이하 H2O) 대표를 다시 만났을 때 사업의 성장 속도가 가팔라서 놀라웠다. 특히 미지의 중동 시장에서 한국인 창업가로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기자에게 “원래 인터뷰를 약속했던 시기에 중동 출장을 떠나게 됐다. 미리 만났으면 한다”라고 급하게 인터뷰 일정을 변경했다. 한국 본사 사무실에서 급하게 짧은 인터뷰를 한 후 그는 기온이 27~28도를 기록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현장으로 출장을 갔다. 그와 화상 통화로 현지 소식도 들었다. 이 대표는 “올해 중동 출장이 7~8번째인데, 중동은 대면 미팅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며 “한국과 달리 중동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자주 만나야 하는 게 있다”며 웃었다. 

이 대표가 2015년 4월 창업한 H2O는 말 그대로 호스피탈리티 테크 기업이다. ‘환대’라는 뜻을 가진 호스피탈리티 산업은 보통 호텔이나 레스토랑 등의 접대 산업을 이야기한다. H2O는 숙박이나 레저 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를 목표로 하는 테크 기업이다. 아무래도 여행 업계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는 H2O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오히려 기회를 제공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시기 이전에 여행 업계는 폭발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요구가 거의 없었다”면서 “코로나19가 오면서 우리가 타깃으로 하는 숙박이나 레저 업계가 변화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때부터 H2O는 조금씩 글로벌 시장에서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웃었다. 

H2O가 창업 후부터 준비해온 DX 솔루션이 위기의 숙박 업계에 생존의 동앗줄이 됐다. H2O가 개발한 ‘H2O 플로우(FLOW)’ 솔루션은 호텔에서 사용했던 호텔관리시스템 (PMS)의 문제점을 해결했다. 예약부터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의 채팅앱을 이용하는 컨시어지 서비스, 그리고 모바일을 이용하는 체크인 그리고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하고 예약률을 더 높여 수익성을 높이는 것까지 모든 것이 하나의 솔루션 안에서 작동하고 있다. 

과거 호텔의 운영방식을 떠올리면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다. 여행업계나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고객이 예약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고객이 체크인하기 전까지 호텔은 고객 데이터를 얻을 수가 없는 구조인 셈이다. 체크인하면 그때야 호텔은 고객의 신상정보를 종이나 자신들의 시스템에 등록하게 된다. 고객이 묶는 호텔이 고객의 데이터를 모으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또한 체크인 한 후 고객들은 호텔 방에 있는 전화로 다양한 요청을 한다. 호텔에서 A라는 고객이 선호하는 음식이나 룸 형태, 레저 등에 대한 데이터를 모으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H2O FLOW는 프론트 데스크에서 기다릴 필요 없이 체크인을 모바일에서 할 수 있고, 라인이나 왓츠앱 등의 주요 채팅 앱을 이용해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게 하는 등 고객 편리성을 극대화했다. 메시지 앱을 이용해 예약에서 결제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는 점이 이 솔루션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호텔 또한 고객의 데이터를 시스템적으로 모을 수 있게 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이 대표는 “우리의 솔루션은 호텔이나 숙박업소에서 사용하는 여러 종류의 PMS와 연동할 수 있다”며 “아시아 기업 최초로 글로벌 호텔관리시스템 1위인 ‘오라클 호스피탈리티(OPERA)와 연동 승인을 획득했다”고 강조했다. 

H2O 솔루션 이용 누적 객실 수 19만실 넘어

2018년 일본에 진출했던 H2O는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유명 호텔 및 리조트에 솔루션 계약을 하면서 관광 업계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하이원리조트, 롯데호텔과 솔루션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고, 이때부터 태국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베트남 등 글로벌 진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23년 8월 현재 H2O의 솔루션을 사용하는 누적 객실 포트폴리오가 19만실을 달성했다.

투자자들도 H2O의 성장 가능성과 성장에 힘을 보탰다. 2015년 창업 이후 지금까지 480억원 정도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일본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부다비 등에 해외 지사를 설립했다. 이 대표는 매출액에 대해 “공개할 수 없다”면서 “다만 더 이상 투자는 받지 않아도 될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웃었다. 

H2O는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이제 중동이라는 미지의 땅에 도전장을 던졌다. 2022년부터 중동 시장 진출을 준비했던 게 시기적으로 잘 맞아떨어졌다. 이 대표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여러 중동 지역 국가들이 석유 산업을 대체할 새로운 먹거리 개발을 위해 ‘비전 2030’이라는 목표를 내세웠다. 가장 적극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게 관광 산업이다”면서 “2023년 1월 대통령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아랍에미리트에 방문해 중동의 다양한 경제계 인사를 만나 우리를 알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회 덕분에 H2O는 아부다비 투자청이 운영하는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이 됐고, 같은 해 2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스타트업 행사에 참여해 사우디 투자부와 MOU를 맺기도 했다. 또한 같은 해 10월 사우디에서 관광산업을 개발하기 위해 진행 중인 40조원 규모의 기가 프로젝트 ‘홍해프로젝트’ 파트너사로 선정됐다. 또한 사우디 정부 산하의 관광개발기금이 진행하는 사우디 시장 진출 지원 프로그램에 한국 기업 최초로 선정된 바 있다. 

그가 인터뷰 날짜를 급히 변경하고 중동으로 건너간 이유다. 화상 통화로 근황을 전한 이 대표는 “아부다비와 두바이가 이번 출장의 목적지다. 우리가 공급한 솔루션이 아부다비 호텔에서 잘 운영되는지를 확인하고, 다른 호텔들에 공급하기 위한 계약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생각하는 중동은 끝없는 사막을 떠올리지만, 중동은 유럽인들에게 장기 휴양지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무더운 여름에 비해 가을, 겨울 날씨가 맑고 선선하기 때문이다. 관광 시장 개발 투자가 많이 이뤄져 럭셔리 호텔 산업도 매우 발전됐다. H2O가 이곳에서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웅희 H2O 호스피탈리티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국제 금값 3년 만에 최대 하락…트럼프 복귀에 골드랠리 끝?

2봉화군, 임대형 스마트팜 조성… "청년 농업인 유입 기대"

3영주시, 고향사랑기부 1+1 이벤트..."연말정산 혜택까지 잡으세요"

4영천시 "스마트팜으로 농업 패러다임 전환한다"

5달라진 20대 결혼·출산관…5명 중 2명 ‘비혼 출산 가능’

6김승연 회장 “미래 방위사업, AI·무인화 기술이 핵심”

7 “청정함이 곧 생명, 무진복 3겹 껴입어”…GC셀이 오염 막는 방법

8우리은행, 25억원 규모 금융사고 발생…외부인 고소 예정

9'2000조 구독경제' 시장...2.0시대 온다

실시간 뉴스

1국제 금값 3년 만에 최대 하락…트럼프 복귀에 골드랠리 끝?

2봉화군, 임대형 스마트팜 조성… "청년 농업인 유입 기대"

3영주시, 고향사랑기부 1+1 이벤트..."연말정산 혜택까지 잡으세요"

4영천시 "스마트팜으로 농업 패러다임 전환한다"

5달라진 20대 결혼·출산관…5명 중 2명 ‘비혼 출산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