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시대’ 상조업 두드리는 생보사…하지만 2년째 답보, 왜? [이코노Y]
[보험사, 초고령사회 대비하라] ②
사망자 늘고 상조업 성장 따라 생보업계 관련 사업 움직임
금산분리 완화 연기·상조업계 “독점” 반발 등에 본격 진출 막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23만명, 사망자 수는 35만2700명으로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약 1.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아지면서 인구가 자연감소하는 현상을 ‘인구 데드크로스’라고 하는데, 한국은 지난 2020년부터 데드크로스가 시작됐다. 2020년 출생아 수는 27만6000명인 반면, 사망자 수는 30만8000명으로 처음 역전됐다.
이른바 탄생보다 ‘죽음’이 많은 시대가 되면서 ‘웰다잉’(잘 죽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장례를 도와주는 전문 서비스업인 ‘상조’(喪助) 산업도 해가 갈수록 주목을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9월 말 기준 국내 상조 가입자 수는 757만명, 선수금 규모는 7조8974억원으로 집계됐다. 공식 집계를 처음 시작한 2015년 9월 말 가입자 수 420만명, 선수금 3조7370억원과 비교하면 상조업의 덩치가 갑절이 된 셈이다.
하지만 그간 상조업체들은 잦은 폐업 등으로 인해 소비자 피해 사례가 만만찮게 발생해 왔다. 또 선수금이 깜깜이식으로 운영된다는 투명성 관련 지적과 크루즈 여행, 안마의자 등 과도한 마케팅으로 가격에 거품이 꼈다는 비판 등도 제기돼 왔다.

최근 생보사들은 이 같은 상조업계의 문제점들을 비집고 새로운 먹거리로 상조 시장을 노리고 뛰어들려는 모양새다. 이미 보험업 운영으로써 생애 전반에 걸친 위험보장 노하우를 갖췄기 때문에 상조 서비스에서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생명보험협회는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요양‧상조 등 시니어케어 진출 활성화’를 구체적으로 논의해 생보사가 전문화‧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 영세 사업자 중심의 시장을 질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정희수 당시 생보협회장은 “요양·상조와 사업 연관이 높은 생명보험사가 서비스를 결합해 토털 라이프 리스크를 보장하는 사회안전망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시니어 맞춤형 제휴 서비스’에 대한 승인을 마치고 상조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시니어 맞춤형 제휴 서비스는 미래에셋생명이 지난해 3월 제휴를 맺은 상조업체 대명스테이션의 장례·장지 서비스를 할인 판매하는 것이다. 해당 서비스는 미래에셋생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미래에셋생명은 상조회사로부터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걷으며 수익을 올린다.
NH농협생명도 지난해 8월 장례지원 서비스 계열사인 농협파트너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농협생명은 보험계약자와 가족에게 농협파트너스의 장례지원 서비스 상품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또한 동양생명은 상조업체와 제휴를 맺어 피보험자 사망 시 사망보험금을 지급하고, 제휴 상조업체의 VIP 상조 서비스를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보험을 출시하기도 했다.
정부 금산분리 완화 방침 ‘쏙’ 들어가…상조업계 반발도 여전
하지만 지금까지 생보사들의 상조업 진출 현황을 보면 매우 제한적임을 알 수 있다. 상조 전문 자회사를 설립해 사업을 영위하는 게 아닌 기존 상조업체들과 협력해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에 머물고 있다. 큰 초기 투자 비용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어서다.
보험사들이 본격적으로 상조업에 진출하기 위해선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이 앞서야 한다. 현행 시행령은 보험사의 업무 범위에 상조업을 포함하고 있지 않아서다. 또 금융지주회사법‧은행법에 따르면 보험사 등 금융회사는 금융업을 영위하지 않는 다른 업종 회사의 지분을 15% 이상 보유할 수 없는 ‘금산분리’ 원칙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금산분리 완화 방안이 제시된 지 2년이 다 돼가지만 금융당국은 함구하고 있다. 이유는 산업(비금융)계가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실제 상조업계도 자본력이 큰 보험업계가 상조업에 진출하면 시장이 무너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한 상조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영세 상조업체의 경영 악화가 문제로 떠오르는데, 생보사가 진입해 독점하면 영세업체들의 폐업·도산 등으로 소비자 피해가 연이어 양산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생보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 새로운 회사를 차리기 보다 영업환경이 어려운 영세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상조업계의 우려와 다르게 열악한 상조 소비자 보호를 제고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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