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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두 번째 암살 시도’ 용의자 얼굴 공개…우크라 지지한 백인 남성

현장엔 돌격소총과 촬영 장비 설치…인터넷 생중계 시도 가능성도
트럼프 정책에 불만…과거 인터뷰서 “우크라 위해 싸울 인원 모집”
대선 51일 앞둔 美 ‘혼란’…해리스 “이번 사건은 ‘정치 폭력’” 규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암살 시도로 15일(현지시간) 현장에서 용의자로 체포된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 [사진 AFP/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암살 시도로 15일(현지시간)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의 얼굴이 공개됐다. 하와이 출신의 58세 백인 남성이다. 용의자는 사건 현장에 조준경이 달린 AK-47 스타일의 돌격소총과 함께 고성능 촬영 장비인 ‘고프로’를 설치해 뒀다. 이 장비는 인터넷 생중계가 가능하다.

AP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본인 소유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중 암살 시도를 당했다.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300여 미터 떨어진 덤불 사이로 튀어나온 AK-47 소총 총구를 발견하고 선제 대응했다. 용의자까지 붙잡은 경호국은 이번 사건을 ‘암살 미수’로 규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치지 않았고 즉각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가 이후 인근의 마러라고 자택으로 이동했다. 용의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달아나다 팜비치카운티 인근 고속도로에서 체포됐다.
미국 경찰이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중 발생한 암살 미수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 중 용의자의 총기 사진을 들고 있다. [사진 AFP/연합뉴스]

미 당국은 용의자가 총을 겨누고 있던 골프장 내 덤불에서 조준경이 달린 AK-47 스타일의 돌격소총을 발견했다. 바로 앞에 세워져 있던 울타리에는 고프로와 가방 2개가 걸려 있었다. 고프로는 스포츠나 레저 활동 촬영을 전문으로 개발된 ‘액션 캠코더’다. 이는 용의자가 암살 장면을 직접 촬영하거나 인터넷으로 생중계 시도를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용의자로 체포된 미국인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한다는 소신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심한 불만을 노출해 왔다. 하와이에서 살았고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건설 노동자로 일했다. 범죄 혐의로 8번 체포된 전력이 있었다. 한때 지지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우크라이나전 이후 크게 실망해 등을 돌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라우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큰 관심을 보였다. 엑스(X·옛 트위터)에 “자원병으로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가서 죽을 용의가 있다”고 썼다. 우크라이나 자원병을 다루던 과거 NYT와 인터뷰에선 “우크라이나에서 몇 개월을 보냈으며 탈레반을 피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한 군인 중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울 사람들을 모집하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는 외국인을 군부대 및 지원 단체와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민간단체인 ‘우크라이나 국제자원센터’를 이끄는 인물이란 온라인 보도가 2023년 3월 10일 나오기도 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사진 AP/연합뉴스]

해리스 “정치 폭력” 규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암살 시도는 미국 대선을 51일 앞둔 상황에서 벌어졌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암살미수 사건을 ‘정치 폭력’이라고 규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암살 시도 가능성에 매우 심란하다”며 “사실관계를 파악해 가는 가운데 나는 정치 폭력을 규탄한다는 점을 명백히 밝히고자 한다. 이번 사건이 또 다른 폭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우리 모두 각자 맡은 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선거자금 모금 사이트에 자신의 신변 위협에 대해 굴복하지 않고 맞서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선거자금 모금을 호소하며 “나를 지지해 준 여러분을 항상 사랑할 것”이라면서 “통합을 통해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또 인근의 마러라고 자택으로 이동 후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내 인근에서 총격이 있었다. 하지만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지기 전에 여러분에게 이 말을 하고 싶다”며 “난 안전하고 잘 있다”고 했다. 이어 “아무것도 날 늦추지 못할 것”이라며 “난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I will never surrender)”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야외 유세를 하던 중에 총격을 당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대형 화면에 비친 차트를 보려 고개를 돌리면서 오른쪽 귀에만 상처를 입었다. 당시 암살 시도 직후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도중 총격으로 귀에서 피를 흘리면서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연단을 내려가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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