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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이 보여준 게임의 새로운 미래 [스페셜리스트 뷰]

‘게임파이’와 ‘커뮤니티’로 성장한 텔레그램 게임

디랩스 게임즈가 텔레그램으로 글로벌 시장에 처음 선보인 ‘기가차드뱃’ [사진 디랩스 게임즈]

[권다희 디랩스 게임즈 전략 디렉터] 텔레그램은 보안 메신저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들어 역동적인 게임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다. 2024년 기준, 텔레그램의 전 세계 활성 사용자 수는 9억 500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텔레그램 내 게임파이 (GameFi) 게임들이 그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게임파이 시장은 2024년 중반에만 약 170억 달러(한화 약 22조원) 규모에 도달해, 텔레그램 게임들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텔레그램 게임이 이렇게 빠르게 성장한 배경에는 게임파이와 커뮤니티 이 두가지 요소가 있다. 먼저 게임파이(GameFi)는 ‘게임’(Game)과 ‘파이낸스’(Finance)의 합성어로,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게임을 즐기면서 실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게임 모델이다. 주로 플레이 투 언(Play-to-Earn, P2E) 방식이 핵심으로, 플레이어는 게임 내에서 얻은 보상으로 암호화폐나 NFT(대체 불가 토큰) 같은 디지털 자산을 획득할 수 있다.

게임파이, 블록체인 기반 자산 소유권과 새로운 수익 모델의 등장

게임파이의 가장 큰 특징은 게임 내 자산의 소유권이 블록체인 상에 기록돼 플레이어가 직접 자신이 획득한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소유하고 이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게임에서 아이템이나 캐릭터가 게임 회사에 귀속돼 있었던 것과는 크게 다른 점이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통해 얻은 자산을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현금화하거나, 게임 내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해 실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게임파이는 특히 암호화폐와 탈중앙화 금융(DeFi)의 장점을 결합해, 기존 단순하게 일방적으로 게임 플레이를 넘어서는 새로운 경제 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이런 이유로 게임파이는 특히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모바일 중심의 경제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를 새로운 수익 창출 수단으로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웹3 게임은 여전히 규제에 갇혀 있다. 

다만, 최근 대한민국에서 웹3 게임에 대한 규제 완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2월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는 게임물 등급분류 업무를 민간에 이양할 계획을 밝힌바 있다. 이에 따라 웹3 게임 관련 규제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디랩스 신작 RPG '메타볼츠' [사진 디랩스 게임즈]

정부는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게임법 개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웹3 게임에 대한 새로운 등급분류 방안이 재검토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게임위 관계자는 “현재 웹3 게임은 게임위의 등급분류 대상에 포함되지 않지만, 국제 표준에 맞춰 등급분류 기준을 개선하는 정책 방향에 따라 웹3 게임 허용 여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은 게임파이(GameFi)와 같은 블록체인 기반 게임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게임 산업의 규제가 점진적으로 완화되면서, 게임 내 자산의 소유권과 거래가 더욱 자유로워질 것을 기대한다.

텔레그램 게임의 초고속 성장 비결 

텔레그램 게임의 빠른 성장은 기존 메신저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독특한 특징들을 지니고 있다. 특히 토큰 기반 금전적 보상이 주목받고 있다. 많은 텔레그램 게임은 톤(TON) 블록체인을 활용해, 게임에서 획득한 보상을 실제 암호화폐로 전환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햄스터 컴뱃’(Hamster Kombat)와 ‘낫코인’(Notcoin) 같은 게임들은 간단한 탭투언 방식을 통해 톤코인이나 낫코인을 얻고, 이를 톤 지갑으로 바로 전송할 수 있다. 톤코인은 텔레그램 메신저에서 사용하기 위해 만든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다.

여기서 탭투언(Tap-To-Earn) 게임은 매우 간단한 조작과 직관적인 게임 플레이를 특징으로 하는 게임 장르로, 주로 화면을 반복해서 클릭하거나 탭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장르의 게임은 플레이어가 단순히 클릭만 해도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에 별다른 복잡한 기술이나 전략을 요구하지 않으며, 시간에 따라 자동으로 자원이 쌓이는 방치형 요소를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탭투언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은 점진적 성취감이다. 처음에는 작은 보상을 얻지만 반복적으로 클릭하거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점점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어 플레이어는 지속적인 성취를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클릭으로 금화를 모으고 그 금화로 더 많은 자동 클릭 도구를 구매해 수익을 늘리는 방식이다. 이러한 성장형 게임 플레이는 사용자들에게 끊임없이 도전하게 만들며, 게임에서 벗어나 있는 동안에도 자원이 축적되는 특징 덕분에 꾸준한 참여를 유도한다.
기가차드뱃 이미지 [사진 디랩스 게임즈]

디랩스 게임즈, 웹3 시장에 새로운 전략으로 텔레그램 게임에 도전하다

국내 게임 개발사 중에서도 이런 새로운 게임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며 텔레그램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게임 회사가 있다. 디랩스 게임즈는 메신저의 원조인 카카오 메신저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텔레그램 게임 시장에서도 성공을 꿈꾸고 있다. 디랩스 게임즈의 모회사 네시삼십삼분은 카카오 게임 플랫폼에서 1위 게임 퍼블리셔로 자리매김한 바 있으며, 카카오라는 메신저 기반 생태계에서 게임을 성공적으로 출시한 경험이 있다. 

특히 디랩스 게임즈 권준모 대표는 넥슨의 전 CEO자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을 역임하며 국내 게임업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이런 영향력과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텔레그램에서도 차세대 게임들을 개발하고 출시할 예정이다. 
웹3 게임 '스페이스 프론티어' [사진 디랩스 게임즈]

네시삼십삼분(433)의 성공 DNA를 이어받은 디랩스 게임즈는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네시삼십삼분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모험과 개척에 중점을 둔 회사로 자리 잡았던 것처럼, 디랩스 게임즈 역시 비슷한 전략으로 웹3 시장에 접근 중이다. 비록 국내 게임업체들이 이미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든 상황에서 후발 주자로 출발했지만, 디랩스게임즈는 그들과 속도를 겨루는 대신, 텔레그램이라는 새로운 게임 플랫폼에 도전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디랩스 게임즈가 텔레그램으로 글로벌 시장에 처음 선보인 ‘기가차드뱃’(GCB)은 텔레그램 내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으로, 메신저 플랫폼과 게임의 자연스러운 통합을 통해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별도의 앱 설치 없이 텔레그램에서 직접 실행이 가능하다. 이용자간 경쟁요소인 레이드와 리더보드 경쟁을 갖춘 GCB는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경쟁의 재미를 제공하며, 글로벌 사용자들과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기가차드뱃은 특히 MZ세대, 그 중에서도 Z세대를 공략하는 데 적합하다. 이 세대는 유튜브 쇼츠와 같은 짧고 즉각적인 콘텐츠를 선호하며, 짧은 주의 집중 시간에 맞춘 간단한 게임 메커니즘과 쉬운 접근성을 원한다. 또한 앞서 설명한 탭투언 게임 방식으로 즉각적인 만족감을 제공하는 등 MZ세대의 콘텐츠 소비 트렌드와 일치하며, 빠르고 직관적인 게임 플레이를 제공한다.

웹3 게임의 한계를 넘어선 혁신적 시도

최초의 아이폰이 기존 핸드폰의 단점을 해결하며 혁신의 아이콘이 된 것처럼, 텔레그램 게임은 기존 웹3 게임들이 직면했던 지갑 연결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며, 빠르게 성장할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텔레그램 미니 앱들은 복잡한 지갑 연결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사용자 경험을 크게 향상시켰다. 예를 들어 ‘캣티즌’(Catizen) 같은 게임은 Web2에서 Web3로의 전환을 부드럽게 처리하면서도, 사용자들이 익숙한 게임 방식 안에서 자연스럽게 블록체인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캐주얼 웹3 레이싱 게임 '럼블 레이싱 스타' [사진 디랩스 게임즈]

이로 인해 토큰 사용 및 구매 과정이 단순해졌고, 불필요한 기술적 장벽이 제거되면서 사용자들의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 텔레그램 게임의 또 다른 강점은 탈중앙화 금융(DeFi) 서비스를 통합한 점이다. 기존의 복잡한 분산 금융 절차를 간소화된 인터페이스로 제공해 사용자들이 게임을 하면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게임과 금융 서비스의 통합을 통해 사용자들이 별도의 복잡한 설정 없이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톤 기반 보상 시스템과 토큰 경제는 게임 내 성취를 경제적 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또한 텔레그램은 약 9억명의 월간 활성 사용자라는 방대한 기반을 활용해 커뮤니티와 사용자 간의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있다. 이는 특히 MZ세대가 중시하는 온라인 소속감 트렌드와 맞물려, 텔레그램 게임 내 커뮤니티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텔레그램 게임의 빠른 성장은 웹3 게임과 블록체인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용자 경험을 대폭 향상시킨 혁신적인 변화에 기인한다. 톤 블록체인을 통해 복잡한 지갑 연결 문제를 해결하고, 탈중앙화 금융(DeFi)을 자연스럽게 통합한 텔레그램 게임은 사용자에게 단순한 게임을 넘어선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MZ세대와 같은 젊은 층이 중시하는 즉각적인 만족감과 소속감이 텔레그램 게임 내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텔레그램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게임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향후 텔레그램 게임은 웹3 게임 생태계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 더 많은 사용자들이 블록체인 게임을 통해 무한한 경제적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는 혁신적인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권다희 디랩스 게임즈 전략 디렉터 [사진 디랩스 게임즈]

권다희 디랩스 게임즈 전략 디렉터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블록체인 개발자 출신으로,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에서 엔지니어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웹3 개발사 크래커 랩스에서 블록체인 개발자로 활동하며 다양한 웹3 프로젝트에 기여했다. 2023년부터 디랩스 게임즈에 합류한 권 디렉터는 디랩스의 웹3 게임 ‘럼블 레이싱 스타’를 성공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며, 디랩스 게임즈의 웹3 생태계 확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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