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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1억 개' 필요한데...美, 한국에게 "팔아주세요" 요청


미국에서 계란 공급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당국이 유럽과 아시아 국가로부터 계란 수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조류독감) 확산으로 인해 계란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급등했고,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해외에서 계란을 조달하기 위해 나섰다.

지난달 발표된 1월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CPI)에 따르면 계란 가격은 전년 대비 53% 상승했다. 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해 약 1900만 마리의 산란계가 폐사하면서 공급이 급감한 것이 원인이다. 미국 내 계란 가격 폭등은 단순한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공급 부족에서 비롯된 심각한 문제로 평가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계란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앞으로 한두 달 안에 최소 7000만~1억 개의 계란을 수입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농무부와 각국 미국 대사관은 해외 계란 생산국들에 문의를 보내 수입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전 세계 2위 계란 수출국인 폴란드를 비롯해 프랑스, 인도네시아 등 여러 국가의 가금류 단체와 접촉하며 수출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유럽 역시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으로 인해 계란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프랑스 계란업계 단체인 SNIPO의 토마 바틀릿 사무총장은 “프랑스에는 공급 가능한 물량이 없으며, 유럽 전체적으로도 여유분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폴란드 가금류 생산자 단체 관계자는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문의를 받았으며, 제한적이지만 날계란을 운송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가공된 계란 제품의 경우 대량 수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농업부 역시 미국의 문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다르요노 인도네시아 농업부 차관은 “한 달에 약 160만 개의 계란을 미국에 수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튀르키예의 계란 생산업자들은 오는 7월까지 미국에 1만5000t(톤)의 계란을 수출할 예정이지만, 현지 가격 통제를 위해 정부가 수출세를 도입한 상태다.

한국도 이번 계란 부족 사태에 대응해 미국으로의 계란 수출을 시작했다. 충남 아산시의 ㈜계림농장은 지난 7일 수출 기념식을 열고 특란 20t(1만 1172판, 33만 5160알)을 미국 동부 조지아주로 수출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생산된 계란이 미국으로 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계란 수출에는 여러 난관이 존재한다. 유통기한이 짧고 깨지기 쉬운 특성, 까다로운 농산물 수출 요건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일부 국가들은 신선한 계란 대신 가공된 계란 제품을 수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계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과 물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러시아, 일본,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서는 계란 가격이 최대 90%까지 치솟았다. 일부 국가에서는 계란 구매 제한 조치까지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연설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계란값을 통제 불능 상태로 만들었다”며 정부 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이 계속될 경우 계란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며, 가격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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