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상륙한 ‘오초’ 데킬라, 와인처럼 빈티지와 테루아를 논하다[가봤어요]
프리미엄 데킬라 브랜드 ‘오초’, 11일 한국 론칭 기념 마스터클래스 개최
싱글 에스테이트 방식과 빈티지 개념 적용해 ‘와인 같은 데킬라’로 주목

데킬라는 강렬한 한 모금, 그리고 레몬과 소금이 곁들여지는 술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날 분위기는 달랐다. 참석자들은 데킬라를 향과 맛으로 음미하고, 한 병 한 병의 ‘빈티지’(Vintage·술을 만드는 작물을 수확한 해)와 ‘테루아’(Terroir·특정 지역의 자연환경이 작물의 맛과 향에 영향을 미친다는 개념)를 논했다.
이날 마스터클래스에는 오초의 글로벌 앰배서더인 제시 에스테스(Jesse Estes)가 참석했다. 그의 아버지 토마스 에스테스(Tomas Estes)는 유럽에서 멕시칸 음식과 문화를 알린 개척자로, 그의 열정은 오초에 고스란히 담겼다.
에스테스 앰배서더는 “데킬라는 단순한 알코올이 아니다”라며 “오초는 와인처럼 한 농장에서 자란 블루 아가베(Blue Agave)의 특성을 그대로 담아낸 싱글 에스테이트(단일 지역) 데킬라다”라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데킬라가 여러 지역에서 수확한 아가베를 혼합해 일관된 맛을 유지하는 것과 달리, 그의 말처럼 오초는 매년 한정된 수량만을 특정 농장에서만 생산한다.
2024년 빈티지로 출시된 오초의 데킬라들에는 ‘티에라스 네그라스’(Tierras Negras), ‘미란딜라스’(Mirandillas), 그리고 ‘산 헤로니모’(San Jeronimo) 등 각각 다른 토양과 기후에서 자란 아가베의 개성이 담겨 있었다.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플라타’(Plata). 숙성 없이 가장 순수한 형태의 데킬라로, 투명한 색이 특징이다. 참가자들은 잔을 살짝 흔들어 점성을 살피고, 코끝에 가까이 대어 향을 음미했다. 잘 익은 아가베의 단향과 신선한 허브 향이 퍼졌다. 한 모금 머금었을 때, 화이트 페퍼와 시트러스 노트가 입안에서 터졌다.
이어 시음한 ‘레포사도’(Reposado)는 미란딜라스 농장에서 온 아가베로 만들어졌으며, 법적 기준보다 살짝 긴 8주 8일 동안 오크 배럴에서 숙성됐다. 은은한 바닐라와 버터스카치 향이 퍼지며, 시나몬과 바닐라의 균형 잡힌 맛이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아녜호’(Añejo)는 가장 깊은 풍미를 자랑했다. 산 헤로니모 농장에서 자란 아가베로 만들었으며, 1년 이상 숙성되어 다크 초콜릿과 커피, 후추의 조화로운 맛이 느껴졌다. 이에 에스테스 앰배서더는 이 한 잔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140년 이상의 전통과 장인정신이 담긴 결과물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오초는 세계적인 주류 미디어 드링크 인터내셔널이 선정한 2023년 ‘바텐더 초이스 브랜드’(Bartenders’ Choice Brands)에서 데킬라로는 유일하게 톱3에 오르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프리미엄 데킬라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1년 299만 달러였던 데킬라 수입액이 2023년에는 586만 달러로 95%나 증가했으며, 이제는 ‘고급 주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과거 클럽이나 주점에서만 소비되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와인이나 위스키처럼 미식과 함께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오초의 한국 론칭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다.
마스터클래스의 마지막, 참가자들은 다시 한번 잔을 들어 ‘살루드’(Salud·건배)를 외쳤다. 한 모금 한 모금의 데킬라 속에서 각기 다른 빈티지의 특성을 음미하며, 변화하는 주류 시장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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