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한국의 미래 성장 동력 동남아시아에서 찾아야 [동남아시아 투자 나침반]
- 동티모르 가입으로 올해 아세안 11개국 완성
미·중 포함 세계 각국 아세안과 손잡는 데 집중

[김상수 리겔캐피탈 상무] 올해 아세안(ASEAN)이 완성된다. 아세안은 1967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태국 등 5개국이 창설 구성원으로 출범했다. 1984 브루나이, 1995 베트남, 1997 라오스·미얀마, 1999 캄보디아가 차례로 가입해 현재 10개국이 회원으로 있다.
동남아시아는 아세안 10개국 이외에 인도네시아와 섬을 나누고 있는 동티모르까지 총 11개국이 있다. 동티모르는 올해 10월 정식으로 아세안 회원국이 될 예정이다.
동티모르의 인구는 130만명, 1인당 국민소득은 약 1500달러에 불과하다. 아세안 내에서도 최빈국이지만 동티모르의 가입에는 이유가 있다. 아세안의 지정학적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유연성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미·중 앞서거니 뒤서거니 아세안 국가 방문
동남아시아를 완전한 자기편으로 만들기 위해 중국은 바쁘다.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를 발표하자 미국과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는 시진핑 중국 주석은 4월 14~18일까지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 3개국을 이례적으로 방문했다. 말레이시아는 올해 아세안 의장국이며,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미국으로 부터 상호관세율 46%, 49%를 각각 통보받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방문의 의도를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그때 베트남과 ▲공급망 강화 ▲철도 협력 관련 협정 등 45건의 협력 협정에 서명했다. 말레이시아와는 인공지능(AI)을 포함한 신기술을 비롯해 경제·무역·투자 등 여러 분야에서 31개 협정을 체결했다. 캄보디아와도 무역·투자·금융·수자원 등 분야의 37개 협정에 서명했다.
5월 21일에 중국은 아세안과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완료하면서, 소위 ‘3.0버전’을 통해 경제적 결속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정에는 ▲디지털 경제 ▲녹색 경제 ▲공급망 연계성 ▲통관 절차 ▲표준 및 기술 규정 ▲위생 및 식물위생 조치 ▲경쟁 및 소비자 보호 ▲ 중소기업 지원 ▲경제 및 기술협력 등 9개 사항이 추가되었다. 금번 개정된 FTA는 중국중심의 블록화 성격이 강하다. ▲디지털 경제 ▲녹색 경제 ▲표준 및 기술 규정은 중국 중심의 기술 및 표준으로 제정될 가능성이 있다. 아세안의 주요 미래 산업에 있어 중국 의존도를 더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시진핑 주석이 동남아시아를 다녀간 직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4월 27일부터 4일간 베트남과 필리핀을 방문했다. 올해 1월에 이어 3개월 만의 동남아시아 이례적 방문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동남아시아에 관한 관심이 멀어진 사이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외교정책을 통해서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방문 직후 5월 초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는 이시바 총리의 특사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를 방문하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5월 25일부터 31일까지 베트남·인도네시아·싱가포르를 방문해 40건 이상의 협정과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프랑스는 이번 방문을 통해 미∙중 경쟁 속 동남아시아의 신뢰할 수 있는 대안적 파트너로 부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4년 6월 베트남을 방문하였으며, 또 럼 베트남 서기장이 5월 초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CSP) 심화를 위한 공동선언에 서명하였다.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다자외교의 목적으로 인도네시아가 중국·러시아가 주도하는 신흥 경제국 협의체 브릭스(BRICS)의 정식 회원국이 되었다. 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은 파트너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K-컬처에 우호적인 아세안…한국 정부 적극적으로 다가서야
정치적으로 혼란했던 한국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못한 사이 동남아시아를 둘러싼 주요국들은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동남아시아는 세계 3위의 인구, GDP로는 세계 5위를 자랑하고 있다. 지정학적 위치 또한 매우 중요하다. 동남아시아는 중국 다음으로 한국의 두 번째 교역 대상이며, 국내 기업들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주요 지역으로 꼽힌다.
이제 한국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외교적으로 강대국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느 때보다 동남아시아에 신경을 써야 할 때다. 동남아시아를 외교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 그리고 시기적으로도 매우 적절하다.
중국의 경우 동남아시아를 자국 상품을 팔기 위한 시장으로 보고 있으며, 남중국해 갈등 등 안보에서도 충돌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중국산 저가 상품이 들어올 때 자국의 산업이 붕괴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매우 우호적이다. 그들은 한국을 발전모델로 삼고 있으며, K-컬처로 인해 한국에 대한 인지도도 매우 높아져 있다. 한국의 앞선 기술도 배우고 싶어 한다.
아세안의 최대 외국인투자(FDI)국가는 중국이 아닌 미국이다. 중국은 미국의 4분의 1에 불과하고 그것도 몇 개 나라에 집중되어 있다. 아세안 국가들은 미국의 투자가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 자리를 한국이 일부 매어줄 필요도 있다.
한∙아세안 협력기금이 있긴 하지만 이를 개편하거나 아니면 새로운 모델을 통해 한국과 아세안 국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개발은행 형태의 협력 금융사를 설립할 때다. ▲투자 ▲한국의 기술 공유 ▲제도 개선 등 통합적∙종합적∙실질적 협력 모델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에는 대기업 등 다양한 참여자가 포함되어야 한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우리의 진심을 보여주고 진정한 동반자로의 인식을 제대로 심어줄 수 있다면,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을 동남아시아에서 확보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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