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싸구려’ 비웃었는데...중국산 무섭게 파고든다 [차이나 쇼크 2.0]①
- 최근 3년 대중국 수입 비율 20%대
화장품·식음료·장난감 등 인기 급증
'대기는 기본' 웃돈까지 얹어 구매
중국산 제품이 한국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대(對)중국 수입 비율(수입액 기준)은 22.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미국은 11.4%, 일본은 7.6%에 불과했다. 중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의 규모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얘기다. 한국의 대중국 수입 비율은 최근 3년간 평균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 직접구매(직구)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올해는 중국산 화장품의 직구 증가세가 눈에 띈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국 화장품 직구액은 791억6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2024년) 1분기(492억3000만원) 이후 올해 3분기까지 6분기 연속 오름세다. 시장에서는 올해 중국 화장품의 연간 직구액이 지난해(2304억5700만원)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확신한다. 중국 화장품 직구액은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 2284억9200만원에 달한다.
중국 화장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은 플라워노즈 사례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중국 화장품 브랜드 플라워노즈는 지난 10월 18일부터 11월 2일까지 2주간 서울 성수동에서 국내 첫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해당 팝업은 긴 대기 줄과 일부 제품 품절 등으로 화제가 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플라워노즈 관련 콘텐츠가 대거 생성되며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화장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가전제품·식음료(F&B)·장난감 등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중국의 로봇청소기 로보락은 국내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확보한 1위 브랜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표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으며 독점적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편의점 GS25가 지난 9월 출시한 아이스크림 메롱바도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중국산 제품이다. 이 제품은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판매 500만개를 돌파하며 국내 대표 아이스크림인 월드콘, 메로나 등의 판매량(GS25 기준)을 제쳤다. 이에 세븐일레븐, 씨유(CU) 등 경쟁사들도 유사 제품을 출시했다.
중국산 제품의 소비가 늘면서 적극적인 협업에 나서는 국내 기업도 등장했다. CJ올리브영은 12월 한 달간 올리브영N 성수에서 중국의 팝마트와 손잡고 크리스마스 팝업을 운영한다. 해당 팝업은 영업 시작 전부터 매장에 긴 줄이 늘어설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중국산 좋아졌다…특별함에 지갑 열려
팝마트는 다양한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제품으로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장난감 브랜드다. 대표 IP인 라부부는 글로벌 시장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약 48억위안(약 1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00% 이상 증가한 수치다. 국내 소비자들도 팝마트 장난감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난 9월 성수동에 열린 팝업스토어는 사전 예약 시작 10분 만에 전 회차가 매진됐다. 중고 거래 사이트 등에서는 라부부 인형이 공식 판매가격보다 5배 이상 높게 책정돼 거래된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은 장기간 이어져 온 반중 정서와 대비된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PEW) 리서치센터가 주요 25개국 성인 3만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중국 평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중국 비호감도는 80%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86%)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한국 성인의 대중국 비호감도는 25개국 평균치인 54%도 크게 웃돌았다.
학계에서는 더 이상 정치적 요소 등이 소비를 좌우하는 시대가 아니라고 해석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흐름은 소비자가 소비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혐오의 감정과 연결하지 않는다”며 “혐오의 감정을 소비와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해 우리는 이미 반일 불매운동으로 학습한 바 있다. 예쁘고 특별해 가치가 있다면 구매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싸구려(값이 싸거나 질이 낮은 물건) 취급받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달라진 것도 최근 성장세의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61.5%가 ‘중국산 제품의 품질이 좋아졌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10명 중 6명은 중국산 제품에 만족한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남들은 없는 특별함, 희소성을 추구하는 소비 흐름이 확산하면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사라진 모습”이라며 “중국산 제품의 품질 수준이 예전과 비교해 많이 높아진 것도 맞다. 여기에 국산 제품에서도 종종 위해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산은 무조건 좋다는 인식도 많이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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