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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만 0%였어도 올해 경제 성장률 2.1%”…한국 경제 발목 잡은 건설 경기 불황
- 건설투자 -8.3%, 5월 전망보다 2.2%포인트 더 하락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0.9%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면서 건설 경기의 심각함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사실상 건설 경기 악화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28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0.8%에서 0.9%로 소폭 상향 조정했지만, 이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0%대 성장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의 핵심 원인은 건설 경기 불황이 지목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와 반도체 수출이 예상보다 선방해 각각 0.2%포인트 성장률을 끌어올렸다”면서도 “건설투자 부진이 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건설 성장률이 0%만 됐어도 (올해 경제) 성장률은 2.1%까지 가능했을 것”이라며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은 주범으로 건설경기를 지목했다.
실제 건설 경기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민간소비(1.4%)·재화수출(2.5%)·설비투자(2.5%)는 모두 지난 5월 전망치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지만 건설투자(-8.3%)는 2.2%포인트 더 하락했다. 올해 1분기 기준 건설기성(공사 실적)은 전년 대비 21.2% 감소했고 건축허가·착공은 같은 기간 각각 -21.4%, -22.5%로 하락했다. 수주는 전년 대비 4.3% 줄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통상 변동성이 크지 않은 지표인 건설기성이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한 것은 현재의 침체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고용 충격도 뚜렷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건설업 취업자 수는 193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4만6000명 감소했다. 외환위기 이후 26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연령별로는 50대에서 6만8000명 줄었고, 20대에서 4만3000명이 감소했다. 특히 단순 노무직이 8만2000명, 상용근로자도 5만6000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일용직 일자리 축소를 넘어 양질의 일자리마저 붕괴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건설업 일자리 감소는 ‘소득 감소 → 소비 위축 → 내수 악화 → 생산 둔화’의 악순환으로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끌어내리고 있다.
자금시장에서도 건설업은 경고등이 켜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자체 신용도 평가에 따르면 올해 보증거래 건설사 2740곳 중 1067곳(38.9%)이 ‘관찰·주의·경보’ 단계로 분류됐다. 이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경보’ 단계 건설사는 120곳으로, 1년 전보다 39.5% 늘었다. 중소기업 비중이 높지만 대기업도 10곳이나 포함됐다.
이창용 총재의 “건설이 0%만 됐어도” 발언은 단순 계산 그 이상의 내용을 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 경제 저성장의 본질적 원인이 건설에 있다는 점을 직설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다만 “건설을 살리기 위해 단기적인 금리 인하나 보조금 정책으로 밀어붙일 수는 없다”며 “지방 미분양과 공급 과잉을 감안하면 건설업은 구조조정의 과정에 있다”며 “일시적 경기 부양은 장기적으로 더 큰 부작용을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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