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포트폴리오 다각화 요구되는 인터넷은행…“어디로 가야하죠”
- [인뱅의 반쪽 혁신]②
모임통장·환전수수료 무료 서비스 등 호평
NIM 하락 우려 지적…내실 강화 필요성도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올해 상반기 일제히 출범 이후 최대 성적표를 받았지만 ▲수익구조 다변화 ▲포용금융 강화 ▲리스크 관리 ▲플랫폼 경쟁력 강화 등 혁신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인터넷은행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은행의 올해 상반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3883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0억원(13.8%) 늘어난 규모다.
은행별로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순이익은 각각 2637억원, 842억원을 기록했다. 토스뱅크의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65% 증가한 404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자산과 고객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자산 62조원, 고객 수는 2000만명을 넘어섰다. 케이뱅크는 예금 잔액이 20조원에 근접했고 토스뱅크 역시 1300만명에 가까운 고객을 확보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성장 배경으로는 인터넷은행들의 참신한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효자 상품 중 하나가 ‘모임통장’이다. 이 상품으로 사용자들이 몰리자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거나 기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다시 내놨다. 하나은행은 모임전용 체크카드를 이용할 경우 캐시백을 주고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도 뱅킹앱과 연계해 이용 편의성을 확대했다. 모임 통장의 경우 많은 이용자를 한꺼번에 모을 수 있고 목돈이 들어온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인터넷은행에는 수시 입출금되는 상품이 많은데, 이는 일반 예·적금보다 금리가 낮아 은행의 자금 조달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토스뱅크가 ‘환전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내놓은 이후 다른 은행들이 비슷한 상품을 선보인 것도 인터넷은행들의 순기능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의 덩치가 커지는 만큼 내실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수익의 대부분을 가계 대출을 통한 예대마진으로 얻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통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터넷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계대출에 의존하는 사업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NIM이란 은행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 중 하나다. 은행이 예금 등으로 받은 자금을 대출 등으로 운용해 얻는 이자 수익에서 이자 비용을 뺀 후, 전체 자산에 대한 비율로 나타낸 값이다. 은행이 자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해 수익을 남기는지 보여준다.
카카오뱅크의 2분기 NIM은 1.92%로 1분기 2.09%보다 0.17%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2분기(2.17%)와 비교하면 더 떨어졌다. 카카오뱅크의 NIM이 1%대로 하락한 것은 2021년 3분기 1.98% 이후 처음이다. 케이뱅크도 같은 기간 1.36%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포인트 낮아졌다. 토스뱅크는 2.57%로 소폭 상승하며 선방했지만, 전체적으로 인터넷은행은 금리 변동에 취약한 구조임을 드러냈다. 예대마진만으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은행들은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를 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세금 통합 관리 ▲정부지원금 찾기 ▲자녀 금융 관리 등 일상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머니 마켓 펀드(MMF) 운용이나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카드 발급도 수익을 다변화하는 요소로 거론된다.
토스뱅크는 펀드 판매를 앞두고 있다. 금융위원회 예비인가를 받아 올해 안에 해당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또 시니어 고객 전담 조직을 만들고 자산관리·헬스케어 서비스를 결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 강화 전략을 선택했다.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과 보증서 기반 대출을 확대했고, 중소기업 대상 100% 비대면 대출도 준비 중이다.
사업자 대출 확대도 피할 수 없는 과제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조5338억원으로 1년 전보다 80% 늘었다. 케이뱅크도 52% 증가한 1조5817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비중을 줄이고 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개인사업자 대출이 확대로 재정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꼼꼼한 설계와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영업초기 사업자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던 토스뱅크의 경우 해당 대출에 대한 성장세가 주춤해졌다. 6월 말 기준 대출 잔액은 1조406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자 대출 확대·디지털 자산 주목
인터넷은행 3사가 공통으로 주목하는 분야는 디지털 자산이다. 스테이블 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토스뱅크는 원화·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상표를 출원했고 케이뱅크는 ‘K-STABLE’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그룹 차원에서 블록체인 기반 결제·투자 모델을 연구 중이다. 아직 국내 규제는 불투명하지만, 디지털 자산은 인터넷은행이 가계대출 의존에서 벗어나 글로벌 무대로 뻗어 나갈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구체적인 부분을 다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스테이블코인 샌드박스에 대해) 생각도 있고, 준비도 돼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과정에서 “확실한 안정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덧붙여서 국내에서 유통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체계도 같이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규모로 보면 이제 인터넷은행은 어엿한 성인 수준”이라며 “혁신과 서비스 강화,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당초 기대했던 ‘진짜 메기’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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