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NH투자증권은 글로벌 사모펀드 어드벤트인터내셔널(Advent International)의 ‘레킷 에센셜 홈(Reckitt Essential Home)’ 사업부 인수 거래에서 약 2600억 원(1억 9000만 달러) 규모의 해외 인수금융을 주선했다고 14일 밝혔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총 48억 달러 규모의 레킷 사업부 인수 건으로, 이 중 28억 달러가 금융조달을 통해 마련된다. 레킷은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소비재 기업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 거래에서 1억 9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일정 기간 고정금리의 중장기 대출)과 운영자금 대출을 주선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금융에 참여한 바클레이스, 씨티 등 15개 이상의 글로벌 IB 중에서도 상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전했다.

NH투자증권은 “기존 국내 금융기관이 해외 인수금융에서 맡아온 서브언더라이터(sub-underwriter) 역할을 넘어,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동등한 지위의 대표 주선사로 참여하게 된 점이 주목된다”며 “이는 국내 금융기관이 글로벌 신디케이션 시장에서 대표 주선사 지위를 확보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에는 농협금융그룹의 전략적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이찬우 회장 취임 이후 농협금융은 해외 투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올 5월 한국투자공사와 해외 사모펀드 공동투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농협금융 계열사들은 어드벤트가 운용하는 사모펀드에 한국투자공사와 공동 투자하고 있으며, NH투자증권의 금융 주선 역량이 결합돼 이번 거래가 성사됐다는 평가다.

어드벤트가 인수하는 자산에는 에어윅, 울라이트, 모르틴, 이지오프 등 글로벌 홈케어 브랜드가 포함된다. 해당 브랜드들은 100여 개국 이상에서 판매되며, 소비자 위생과 홈케어 분야에서 높은 인지도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거래는 2025년 4분기 내 금융 클로징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이번 인수금융은 해외 신디케이션 시장에서 3배 이상의 청약 초과를 기록하며 글로벌 대주단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NH투자증권은 주선한 1억 9000만 달러 중 1억 달러를 해외 신디케이션 시장에 매각(셀다운) 완료했으며, 나머지 9000만 달러는 국내 우량 금융상품으로 공급하기 위해 농협은행과 협력해 NH금융그룹 계열사와 국내 금융기관에 제공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NH투자증권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며 “NH농협그룹의 일원으로서 계열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혁신적인 금융 솔루션과 차별화된 투자 기회를 제공해 자본시장 내 위상을 더욱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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