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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2.5%로 4번 연속 동결…“환율 변동·자금 쏠림·부동산 우려”(종합)
- [멈춘 금리, 경제는 반등신호]①
한은 총재 “금리 인하·동결 가능성 모두 열어둬”…인상 논의는 안 해
금통위원, 3개월 뒤 인하·동결 의견 3대3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4번 연속 동결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7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지난 5월 기준금리를 2.75%에서 2.5%로 내린 한은은 7월과 8월, 10월에 이어 이번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금통위의 이 같은 결정에는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불안이 영향을 끼쳤다.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가 상대적으로 급락하면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한 것이다.
최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이 1470원대를 넘나들면서 1500원 수준을 위협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한국은행·국민연금은 해외투자 확대가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긴급 점검했고, 26일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까지 열었다. 구 부총리는 “환율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면서 원화 약세 상황을 자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미 기준금리를 어떻게 움직일지 방향성이 확실치 않은 것도 한은이 금리를 먼저 내리기 쉽지 않은 배경으로 거론된다. 한 달 전, 연준이 기준금리 0.25%p 내릴 때만 해도 12월에 한 차례 더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후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적다는 진단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에는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뉴욕 연은) 총재가 “가까운 시기에 기준금리를 추가 조정할 여지가 아직 남았다고 본다”고 말하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불씨를 살렸다. 월가에서는 연은을 책임지는 그의 발언이 단순한 개인 의견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조율을 거쳤을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에 가라앉던 미국 증시와 코인 시장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7일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국내 환율 상황을 설명하며 “금융 위기 염려는 없지만, 한쪽으로 쏠림은 우려된다”고 했다. 이 총재는 “한·미 금리차가 이전에 비해 줄어들었는데도 (고환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젊은 분들이 해외 투자를 많이 하는데 위험 관리가 과연 제대로 되는지 걱정이 된다. 우리나라만 있는 굉장히 유니크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환율 안정을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국민연금보고 더 해달라는 게 아니라 현재 제도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며 “노후 자산을 희생하면서 볼모로 잡았다는 지적은 안타깝다”고도 했다. 국민연금이 해외에 투자한 자금을 가지고 오는 상황도 고려하면 어느 정도 환율 상승으로 벌어들인 이익을 헤지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이익을 위해서라도 전략적 헤지 등을 늘려야 한다”며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한은은 국민연금과의 통화스와프 연장과 관련해 실무자끼리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불안정한 국내 부동산 시장 상황도 기준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에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6명 중 5명은 금리 인하 시 주택시장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를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 이번에도 동결 의견을 낸 위원이 5명이었다. 당시 금통위원들은 “현 시점에서 금리를 인하하면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의 상승 기대를 부추길 우려가 크다”는 의견과 “실수요자들의 높은 대기수요, 현금거래 비중 확대, 규제의 풍선효과 가능성 등 정책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들도 상존하고 있어 신중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가계대출 억제 정책 등이 시행된 만큼 그 효과가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지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었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진단적 기대를 반영한 주택시장 DSGE(동태확률일반균형) 모형 구축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막연하게 집값 상승 기대가 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면 집값만 더 자극할 수 있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주택가격전망 CSI(소비자동향지수) 자료를 토대로 국내 주택시장 참가자들의 기대 형성 방식을 검증한 결과 ‘합리적 기대’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집값이 꺾이는 국면에서도 상당 기간 상승에 대한 기대가 유지됐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금리가 하락해도 집값 상승 기대가 과도하게 형성돼 집값 상승 폭이 커지는 반면, 성장 제고 효과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뒤 금리 인하·동결 가능성 3대 3”
이 총재는 향후 기준금리 향방에 대해 “추가 인하 여부와 시기는 앞으로 입수되는 데이터를 토대로 성장과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결정하겠다”면서도 “당분간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과 동결을 이어갈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은 기준금리 인상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그는 “현 시점과 3개월 뒤 전망을 이야기할 때 금통위원 중에서 어느 분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논의를 하자고 하신 분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리 동결 기간에서 인상기로 가는데 평균 12개월 정도 지나기 때문에 인하하다가 갑자기 인상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이날 금통위에서 3개월 내 금리 수준을 의미하는 포워드가이던스에서는 총재를 제외한 위원 3명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나머지 3명은 금리 동결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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