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증권 ‘위험자본 공급 경쟁’ 본격화…자기자본 100조 시대 열렸다
- [개화하는 모험자본 시대] ②
추가 인가 확대 앞두고 자기자본·조달력 확대가 핵심
자기자본 47조 → 100조…10년 만에 2배로 증가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추가 인가 논의가 잇따라 확대되면서 증권업계의 모험자본 공급력이 한층 더 고도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초기 사업자들이 제도 시행 기반을 마련했다면, 최근의 인가 검토와 참여 확대는 증권사 간 ‘위험자본 공급 경쟁’이 본격 시작되는 단계로 평가된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핵심 정책 기조로 내세우면서 자본시장 중심의 성장자본 공급 구조가 정착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위험인수·직접투자·대체투자·기업금융(IB) 부문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특히 IMA와 발행어음이 더 많은 증권사로 확산될 경우, 자기자본 규모·조달 속도·리스크 감내력이 개별 증권사의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지표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최대 200%(2배)까지 발행할 수 있어 단기 자금 조달 능력이 크게 확대된다. IMA는 특정 조달 배수가 정해진 제도는 아니지만, 발행어음과 병행 운영할 경우 전체 조달 여력이 자기자본 대비 약 300%까지 확대된다는 것이 업계 공통적 해석이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관련 인가를 확보한 증권사는 수조~수십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보다 신속하게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 이는 전통적 위탁매매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증권사가 사실상 준(準)정책금융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시장에서는 IMA·발행어음 확산이 본격화될 경우 최대 150조원 규모의 모험자본 공급 여력이 추가로 열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를 통해 벤처·프리IPO·메자닌·전략산업 투자·회사채 주관·대체투자 등 자본시장 전반의 자금 흐름이 강화되면서, 한국 자본시장이 지적받아온 ‘성장자본 부족’ 문제도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평가가 제시된다.
자기자본 100조원 이어 수익성도 연간 10조원 돌파 확실시
증권사들의 자기자본도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60개 증권사의 자기자본 총액은 100조7000억원으로, 연초 대비 약 9조원 증가했다. 여기에 메리츠증권의 5000억원 유상증자까지 반영하면 올해 말 자기자본 총액은 10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권사 자기자본이 100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 사 별로 보면, 올해 들어 자기자본 증가 폭이 가장 컸던 곳은 한국투자증권(+2조7000억원)이다. 뒤이어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토스증권, 한화투자증권, KB증권 등이 뒤를 이었다.
2016년 3분기 전체 증권사 자기자본은 47조원에 불과했으나, 2024년에는 100조원대에 진입하며 10년 만에 두 배 이상 불어났다. 증권사별 증가 폭을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한국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자기자본이 3조2623억원에서 12조21억원으로 늘며 8조7596억원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도 4조3538억원에서 10조3106억원으로 5조9568억원 확대됐고, 메리츠증권 역시 1조8251억원에서 7조1917억원으로 5조3666억원 증가했다. 키움증권은 1조1432억원에서 5조7862억원으로 4조6429억원, 하나증권은 1조9016억원에서 6조1058억원으로 4조2042억원 늘어나며 대형사 중심의 체급 확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수익성 역시 과거와 비교해 크게 개선됐다. 2016년 3분기 전체 순이익은 1조8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7조7526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분기당 2조5000억원 이상의 이익이 나오고 있어 연간 10조원 돌파는 확실시된다.
10년간 순이익 증가 폭을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두드러졌다. 한국투자증권은 2016년 1748억원에서 올해 1조4335억원으로 9배 가까이 순이익을 확대하며 업계 내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같은 기간 1343억원에서 3955억원으로 증가했고, 메리츠증권도 1967억원에서 5936억원으로 순이익이 세 배 이상 늘었다. 키움증권은 1075억원에서 8430억원으로 크게 도약했으며, 하나증권 역시 553억원에서 2005억원으로 실적 규모를 크게 키우며 기업금융·자산관리 중심의 체력 강화를 입증했다.
증권사 수익 구조도 크게 달라졌다. 10년 전에는 주식수수료·채권 자기매매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수탁수수료·IB수수료·자산관리(WM)·대체투자 등으로 수익원이 다변화되며 구조 자체가 바뀌었다.
‘거거익선’ 경쟁 심화…조달 능력이 곧 시장 지배력
IMA·발행어음 인가 요건인 8조원·4조원의 자기자본 기준은 사실상 대형사 중심 체제를 고착시키고 있다. 두 사업을 모두 보유한 경우 자기자본 대비 300% 수준의 조달 여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자본 규모와 증가 속도가 곧 IB 확장력·리스크 감당력·수익성 격차를 결정하는 구조로 자리 잡고 있다.
시장에서는 “발행어음·IMA 인가가 단순히 신사업 허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5~10년 증권업 판도 재편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IMA·발행어음 확산은 ‘누가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자금을 모을 수 있는가’를 둘러싼 경쟁의 시작”이라며 “자기자본 규모와 조달 레버리지,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갖춘 회사가 앞으로 모험자본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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