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다시 불붙은 자율주행…다윗이 골리앗에 맞서는 법 [이코노 인터뷰]
- 정하욱 라이드플럭스 부대표 인터뷰
테슬라 감독형 FSD 韓 상륙…자율주행 관심 커져
압도적 데이터 보유한 글로벌 기업, 승부처는 ‘질’
수치만 놓고 보면 격차는 분명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임시 운행 허가를 받은 자율주행차는 약 470대 수준이다. 반면 테슬라는 전 세계적으로 850만대 이상의 차량을 통해 주행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국내 등록 차량만 해도 14만대에 달한다. 자본력과 차량 보급 대수에서 국내 스타트업이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기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은 환경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는 다른 해법을 택했다.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데이터 '총량' 경쟁 대신, 실제 자율주행 상용화에 기여하는 데이터의 '질'을 높이는 전략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 가치를 편의성이 아닌 안전으로 설정하고 알고리즘 성능 고도화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이터를 선별적으로 확보하겠다는 판단이다.
정하욱 라이드플럭스 부대표는 최근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자율주행 기술 경쟁은 단순히 누가 더 많은 거리를 달렸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며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을 데이터로 확보했는지가 결국 성능과 안전성을 가른다”고 말했다.
“주행거리보다 중요한 것은 난도 높은 데이터”
정 부대표는 최근 자율주행을 둘러싼 시장 분위기가 분명히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테슬라의 FSD 도입 이후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며 "동시에 국내 기업들이 기술적으로 어디까지 와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와 국내 기업 간의 데이터 격차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그대로 따라가는 방식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정 부대표는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빅테크와 동일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은 어렵다"며 "차량 대수와 자본 규모에서 차이가 나는 만큼,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이드플럭스가 선택한 전략은 ‘난도 높은 주행 환경’ 중심의 데이터 축적이다. 단순 주행거리 확대보다는 ▲교차로 ▲혼잡 구간 ▲예측이 어려운 상황 등 자율주행 알고리즘의 한계를 드러내는 환경에서의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그는 “신호·비신호 교차로, 차량이 밀집된 도심 혼잡 구간은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도를 가르는 핵심 구간"이라며 "이런 환경에서의 데이터가 많을수록 실제 상용화 단계에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드플럭스가 정의하는 ‘양질의 데이터’는 교통 규칙을 준수하며 안정적으로 주행한 기록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자체 안전 교육을 이수한 요원들이 직접 차량을 운행하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주행거리 확대를 위한 데이터 확보가 아니라, 기술 고도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데이터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전략은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공개 서비스 운영 기간은 124개월, 순수 자율주행 시간은 1만2000시간을 기록했다. 신호·비신호 교차로 통과 횟수는 65만회 이상이다. 공개 서비스는 무사고로 운영됐으며, 탑승객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4.7점으로 집계됐다. 단순 기술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의 안정성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데이터 내재화와 자본 효율적 상용화 전략
라이드플럭스는 데이터 수집 이후 가공과 학습 과정 역시 자체 기술로 내재화했다. 외부 솔루션에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 경량화 및 최적화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하는 구조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비용을 약 50% 수준으로 절감하면서도 학습 효율을 높였다고 설명한다.
정 부대표는 "매일 운행 중인 약 20대의 자율주행 차량에서 희귀 데이터를 선별 추출한 뒤 자동 라벨링과 가공을 진행하고, 엔지니어가 이를 검수·보완해 학습에 투입한다"고 말했다. 데이터 확보부터 학습까지의 전 과정을 통제함으로써 기술 고도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서 인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 부대표는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이 중요하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결국 엔지니어의 역량에 달려 있다"며 "같은 데이터라도 누가 어떻게 설계하고 학습시키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이 가진 구조적 이점도 언급했다. 도심 혼잡 구간부터 고속화도로, 산간·해안도로까지 다양한 주행 환경이 밀집돼 있어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고난도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IT·모빌리티 인프라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용성이 높은 소비자 ▲숙련된 개발 인력 역시 자율주행 상용화에 유리한 요소로 꼽았다.
정부 및 산하 기관과의 협업 가능성도 중요한 변수로 평가했다. 그는 “해외 선도 기업들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지만, 국내는 정부 및 공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며 "이를 잘 활용한다면 자본 효율적인 방식으로 무인 자율주행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라이드플럭스의 중장기 목표는 도시 단위 무인 자율주행 상용화다. 현재 택시를 비롯해 버스·셔틀, 화물트럭, 노면 청소차 등 다양한 모빌리티 영역에서 자율주행 기술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시장을 확장해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부대표는 “가장 현실적인 시장부터 차근차근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안전성과 자본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으로 글로벌 경쟁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자율주행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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