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SOOP 최영우 "80억 인구 1인 미디어 시대로"
- 18년 만에 아프리카TV서 SOOP으로
트위치 떠나고 네이버 새 라이벌로
차별화 전략은 '스트리머 중심 플랫폼'
글로벌 진출 핵심 콘텐츠는 e스포츠
[이코노미스트 정길준 기자]
18년 만에 아프리카TV에서 간판을 바꾼 ‘SOOP’의 변신은 2026년 병오년(丙午年)에도 계속된다. 단순히 화장을 고치는 데 그치지 않고, 스마트폰과 삼각대 하나면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플랫폼을 꿈꾼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네이버라는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했고, 글로벌 진출 성과가 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래도 SOOP은 자신감이 넘친다. 최근 서울 강남 사옥에서 만난 최영우 SOOP 대표는 “‘스트리머의, 스트리머를 위한, 스트리머의 플랫폼’ 비전 아래 80억 인구의 1인 미디어 시대를 개척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SOOP이 품은 스트리머들
국내 최장수 스트리밍 플랫폼의 새로운 이름은 뚝딱 만들어지지 않았다. ‘한국 회사 이름이 왜 아프리카TV냐’라는 해외 파트너들의 질문에 매번 부딪히다 고심 끝에 탄생했다. 전 세계 오피스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펼쳐 ‘바다’ ‘온다’(파도·물결의 스페인어) ‘SOOP’(숲)이 후보에 올랐다. 인터넷 페이지를 넘기는 의성어를 연상케 하고, 한 음절로 읽기도 쉬워 새로운 브랜드로 SOOP이 선정됐다. 로고 제작을 맡긴 영국 디자이너에게는 ‘모든 구성 요소를 아우르는 숲처럼,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콘텐츠로 소통하는 공간’이라는 뜻을 알려주지 않았는데, 두 개의 알파벳 ‘O’를 연결해 ‘무한대’의 의미를 완성했다. 끊김이 없이 연결되는 콘텐츠 에코시스템을 우연치고는 너무 딱 떨어지게 표현했다.
“SOOP은 글로벌을 겨냥해 만든 브랜드입니다. 아프리카TV 시절에는 영어권 사람들에게는 약자를 풀어 설명해야 하는 게 굉장한 허들이었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사명은 물론 플랫폼도 SOOP로 리론칭했고, 다행히 이런 변화를 스트리머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SOOP은 지난해 3월 새로운 사명을 적용한 데 이어 10월에는 플랫폼 명칭까지 변경했다. 글로벌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네트워크 사용료 부담으로 국내에서 철수한 시기와 맞물렸다. 그런데 마침 네이버가 ‘치지직’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쉽지 않은 경쟁 환경에 직면하게 됐지만, 소수 마니아의 놀이터로 여겨졌던 SOOP이 국내 최대 플랫폼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입지가 달라지는 계기가 됐다. SOOP은 스트리머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환경을 차별화 강점으로 내세웠다.
“SOOP은 스트리머와의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방송 세팅이 잘 안되거나 콘텐츠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스트리머들이 새벽에 연락하는 일도 빈번합니다. 정말 맨투맨으로 철저하게 관리하죠. 그래서 회사 내 지원팀이 가장 규모가 큽니다. SOOP에서 방송하면 절대로 떠나지 않으려는 이유죠.”
스포츠·게임·기획 방송·버추얼 콘텐츠 등 SOOP이 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스트리머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게 목적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시청자와 만날 수 있도록 탄탄한 제작 환경도 갖췄다. 단체 이동을 돕는 승합차(밴)는 7대가 있어 스트리머가 신청하면 언제든지 빌려준다. 낚시 콘텐츠용으로 브랜드 래핑을 한 보트도 3대나 있다. 강남 프릭업 스튜디오·잠실 DN 콜로세움·상암 SOOP 콜로세움 등 회사가 운영하는 대형 e스포츠 경기장은 게임 스트리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무대다. SOOP 공식 e스포츠 대회인 ‘멸망전’과 ‘대학대전’은 스트리머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친선 경기에서 출발한 콘텐츠다.
스트리머끼리 뭉치는 특유의 동료애도 SOOP만의 매력이다. 플랫폼에 엮이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합방을 제안한다. 트위치에서 이주해 오거나 새롭게 1인 방송에 도전하는 스트리머와 함께한다는 ‘품어’라는 밈(온라인 유행 콘텐츠)까지 퍼졌을 정도다. SOOP 대표 스트리머 ‘봉준’은 트위치에서 활동하던 ‘우정잉’을 초대해 연착륙을 도왔다. 올해 5월 방송을 시작한 ‘엊우진’은 인기 스트리머 ‘감스트’가 주최한 ‘스타크래프트 버추얼 크루대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3개월 만에 베스트 스트리머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이런 성장 기회를 제대로 잡으려면 “시청자가 많지 않아도 정해진 시간에 방송을 켜는 ‘꾸준함’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때 잘 나갔던 방송인들도 라이브 스트리밍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많습니다. 편집이 없다 보니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SOOP에서는 묵묵히 방송하다 보면 대형 스트리머들이 먼저 손을 내미는 문화가 형성돼 있습니다.”
e스포츠 향한 SOOP의 진심
이처럼 스트리머 중심의 생태계를 널리 알리기 위해 SOOP은 올해 e스포츠의 살아있는 전설 ‘페이커’ 이상혁과 브랜드 캠페인을 펼쳤다.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캠페인 기간 일간 방문자·가입자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SOOP이 이상혁을 브랜드 파트너로 선정한 데에는 e스포츠를 향한 최 대표의 남다른 애정이 반영됐다. 최 대표는 한국e스포츠협회, 위메이드, 라이엇 게임즈, EA를 거친 한국 e스포츠 역사의 산증인이다. 부족한 인원을 이끌고 ‘리그 오브 레전드’의 유럽 리그인 LEC(당시 EU LCS)를 출범시킨 것도 그다.
e스포츠는 ‘글로벌 영토 확장’이라는 SOOP의 중장기 미션에 없어서는 안 되는 콘텐츠다. SOOP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플랫폼을 론칭하고 동남아시아를 발판 삼아 시장을 확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회사가 주최·주관하는 1인칭 전술 슈팅 게임 ‘발로란트’의 글로벌 e스포츠 리그 ‘SVL’은 한국어·영어·태국어·베트남어 등으로 송출해 누적 시청자 260만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렇듯 간판을 새로 달고 외연 확장에 나선 SOOP에게는 오랜 시간 풀지 못한 숙제가 있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플랫폼’이라는 꼬리표가 여전하다.
“팀을 넘어 본부 단위로 100명에 가까운 인력이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1인 미디어 대표 격으로 거론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죠. 그래도 최근에는 자신이 스트리머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밝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기성 미디어도 스트리밍 플랫폼과 적극적으로 제휴를 맺고 있죠. B급 문화로 분류됐던 스트리밍 생태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 대표의 목표는 새해에도 한결같다. 20년 가까이 이어온 스트리핑 플랫폼 최강자의 입지를 다지는 것은 물론, SOOP을 이루는 스트리머와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콘텐츠와 기술로 보답할 계획이다.
“새해에도 스트리머와 시청자들에게 즐길 거리와 혜택을 공유하기 위해 힘을 쏟으려고 합니다. 토종 플랫폼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확산하기 위해 노력할 테니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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