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진짜는 과시하지 않는다”…명품 대신 ‘맞춤형 주얼리’ 찾는 부자들 [富와 사람들]
- ③FINDER ‘1세대 보석 디자이너’ 리사킴 리사킴주얼리 대표
코로나19 이후 양극화 심화…‘나만의 것’ 수요 ↑
오프라인 쇼룸 축소 흐름…‘부티크’ 판매 대세
[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정말 부유한 사람은 주얼리를 과시 수단으로 삼지 않습니다. 굳이 부(富)를 드러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묻어나기 때문이죠.”
한국의 ‘1세대 보석 디자이너’로 불리는 리사킴(Lisa Kim) 리사킴주얼리 대표는 “평범한 부자는 명품을 찾지만, 진짜 부자는 오직 자신만 가질 수 있는 희소한 제품에 가치를 둔다”고 말했다.
20여년간 보석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수많은 자산가와 기업가, 셀러브리티를 고객으로 만나온 김 대표는 누구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부자의 취향’을 관찰해왔다.
그는 “소위 ‘VVIP’로 불리는 초고액자산가들이 주얼리를 선택하는 기준은 철저히 ‘자기만족’과 ‘희소성’”이라며 “대부분의 고객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주얼리’를 위해 리사킴주얼리를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불과 3~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감지됐다. 코로나19 이후 자산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초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나만의 것’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반클리프 아펠 ▲프레드 ▲쇼메 ▲부쉐론 ▲다미아니 ▲그라프 등 하이 주얼리 브랜드가 국내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시기와도 맞물린다.
부자 고객 사로잡은 ‘숨은 디테일’
김 대표에 따르면 부유층은 브랜드 로고가 노출된 명품보다, 검색해도 가격이 쉽게 나오지 않는 주얼리를 선호한다. 그는 “부자 고객에게 누구나 살 수 있는 주얼리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어디서 얼마에 샀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제품을 원한다”고 전했다.리사킴주얼리가 대중을 상대로 대량 생산·판매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인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 역시 맞춤형 주얼리에 있다.
김 대표는 “저렴한 제품을 여러 개 파는 것보다 한 사람을 위한 주얼리 하나가 훨씬 높은 부가가치를 만든다”며 “만족한 고객이 지인에게 선물하거나 소개하면서,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분들이 자연스럽게 단골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 특성상 정보를 외부에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그만큼 디자인의 가치를 인정받아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디자인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은 오히려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의 주요 고객은 자산 규모가 적게는 수백억원대에서 많게는 조 단위에 이르는 50~60대 초고액자산가다. 이들은 연간 평균 3~4개의 주얼리를 주문 제작하며, 선물용으로 같은 디자인을 여러 개 구매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 대표가 이들을 위한 주얼리를 만들 때 가장 중시하는 요소는 ‘보이지 않는 디테일’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보다 착용감과 균형감, 그리고 어느 각도에서 봐도 아름다운 완성도가 고객 만족도를 좌우한다.
그는 목걸이 체인을 일일이 다르게 디자인하고, 목 뒤쪽의 보이지 않는 고리 부분에도 원석을 세팅한다. “살짝 드러나도 예쁘고, 착용하는 사람만 기분이 좋아지는 주얼리를 만들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남들과 다른 독특한 디자인으로 착용하는 사람 자체를 돋보이게 만드는 김 대표의 주얼리는 부유층의 취향을 정확히 겨냥했다.
재테크 수단 아냐…‘희소성·차별화’ 중시
김 대표는 최근 국내 주얼리 시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환금성’을 꼽았다. 국제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주얼리를 패션 아이템이 아닌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금융정보 플랫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025년 12월 23일(한국 시각) 오전 기준 국제 금 현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4487.14달러(약 656만9600원)로, 전 거래일 대비 0.93% 상승했다. 장중에는 4490.29달러(약 657만4200원)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 매수세 확대 속에 최근 1년간 금 현물 가격은 약 68.8% 상승했다. 이는 이란 이슬람 혁명으로 유가가 급등했던 1979년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이로 인해 순금(24K)을 주얼리로 제작해 착용하다가 되팔려는 수요가 늘었고, 기존 금 장신구를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탄생시키는 ‘주얼리 리세팅’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부유층의 선택은 전혀 다르다. 김 대표는 “자산가 고객은 소재나 환금성을 거의 따지지 않는다”며 “이미 부를 이룬 사람에게 주얼리는 더 이상 자산 증식의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순금 함량이 아니라 ▲독특한 체인 디자인 ▲아코야 진주처럼 품질 좋은 원석 ▲디자이너의 감도와 감성 ▲차별화된 스토리다.
김 대표는 최근 백화점 입점이나 기성품 판매 확대보다, 1대1 맞춤 제작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그는 “이제는 소비자가 매장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고르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면서 오프라인 주얼리 쇼룸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고가 주얼리는 소규모 부티크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개인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관계를 쌓는 방식으로 소비될 것”이라며 “소비자의 입맛에 맞추기보다는 리사킴의 디자인과 감성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찾아오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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