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니어 파이낸스]③
국민·퇴직·개인연금의 ‘3층 방어막’에 주택연금으로 빈틈 메워야
‘용돈연금’ 탈피 비결은 가입 기간 연장과 수령 시기 조절
[남창주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 은퇴 후 편안하고 여유로운 노후 생활을 위해서는 경제적 안정이 필수다. 이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연금’ 수령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연금제도는 한 제도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이 부족분을 메우는 다층(3층) 구조로 설계돼 있다.
1층 국민연금부터 3층 개인연금까지, 든든한 ‘자산 가교’ 세워야
‘1층, 국민연금’. 먼저 국민연금은 나이가 들거나 장애 등으로 인해 소득이 감소할 경우 평생 일정한 급여를 지급하는 대표적인 사회보험이다. 국민연금의 대표 급여인 노령연금은 가입 기간(보험료 납부 기간)이 10년 이상이면 수급권이 생긴다. 출생연도에 따라 정해진 수급개시연령에 도달하면 매월 연금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1969년 이후 출생자는 65세부터 노령연금을 받는다.
국민연금의 의무 가입 기간은 18세 이상 60세 미만인데, 문제는 가입 기간이 충분히 쌓이지 못한 경우다. 만약 가입 기간 종료 시점까지도 보험료 납부 기간이 10년에 미달하거나, 매월 받는 연금액을 더 늘리고 싶다면, 본인이 신청하는 임의계속가입을 통해 65세가 될 때까지 보험료를 더 내며 가입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은퇴 설계 측면에서 국민연금은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이 따라오기 힘든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사망할 때까지 평생 지급되며, 물가상승에 연동해 연금액이 늘어난다. 국가가 직접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신용도 또한 높다. 노후를 대비한다면 국민연금을 가장 먼저 챙겨야 하는 이유이다.
국민연금 수령액은 가입 기간에 따라 격차가 벌어진다. 2025년 8월 한 달 동안 전체 노령연금 수급자는 평균 68만 원을 받았다. 하지만, 가입 기간이 20년 이상인 경우 월평균 수령액은 112만 원이었다. 같은 달 최고 수령액은 319만 원에 달했다. 노령연금 최고액이 월 300만 원을 넘긴 비결은 오랜 가입 기간과 연기연금제도의 적극적인 활용에 있다. 은퇴 후 재취업, 창업 등으로 인해 당장 연금을 받지 않아도 될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연금 수령 시기를 늦춤으로써 연금액을 최대 36%까지 늘릴 수 있다.
여기에 추후납부, 반환일시금 반납 등 가입 기간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본인의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국민연금만으로도 단순한 ‘용돈연금’을 넘어 기본적인 노후생활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다.
‘2층, 퇴직연금’. 주된 직장에서의 은퇴 후부터 국민연금 수령까지의 기간을 ‘소득공백기’라고 한다. 은퇴 후 바로 재취업에 성공하거나 모아둔 자산이 충분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소득공백기를 어떻게 지혜롭게 돌파할 것인가가 은퇴 후 큰 숙제로 다가온다. 직장인이 현실적으로 느끼는 주된 직장에서의 은퇴 시점은 대략 50세 전후라고 한다. 1969년생부터는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이 65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소득공백기가 10년을 훌쩍 넘어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러한 소득공백기에 활용하기 좋은 자금이 퇴직연금이다.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은 오랜 직장생활 동안 적립된 노후자금으로 소득이 없는 시기에 가교자금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다행히 퇴직급여 수령이 시작된 계좌에서 일시금 대신 연금 수령을 선택한 비중은 2024년 13.0%로 5년 만에 4배 정도가 늘었다. 연금 수령 선택 비중이 아직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그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노후 대비 측면에서 바람직한 변화다.
‘3층, 개인연금’. 여유로운 노후를 위해서는 개인연금이 필요하다. 자율적으로 가입해 자산을 추가로 축적할 수 있는 개인연금은 예기치 못한 지출에 대비하거나 더 풍성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세액공제, 저율 분리과세 등 세제 혜택까지 제공되므로 은퇴 후 소득을 늘리는 데도 유리하다.
개인연금은 장기간 적립금을 쌓아가다가 나이, 가입 기간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연금 형태로 나눠 받는 상품인데, 세제 측면에서 상품별로 차이가 존재한다. 연금저축은 세제적격 상품으로서 납입 시점에 세액공제 혜택이 있는 대신, 연금 수령 시에는 연금소득세라는 세금을 부담한다. 반면, 세제비적격 상품인 연금보험은 납입 시점에는 세제 혜택이 없지만, 연금 수령 시에 보험차익(만기보험금-납입보험료)에 대하여 비과세를 적용받는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구성된 3층 연금제도를 잘 활용하면 어느 정도 안정적인 노후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가계의 노후 준비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되는 이유 중 하나는, 가계 자산이 부동산 등 실물 자산에 상대적으로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산이 있어도 현금흐름이 부족하면, 노후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부동산에 묶인 자산, 주택연금으로 ‘안정적 현금흐름’ 전환 고려
실물 자산 비중이 유난히 높은 우리나라 가구 자산 구성의 특성을 감안해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처분하지 않고도 부족한 생활비를 보충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가 바로 ‘주택연금’이다.
주택연금은 주택 소유자가 집을 담보로 제공하고, 본인 집에 살면서 평생 동안 매월 연금을 받는 제도다. 국가가 연금 지급을 보증한다. 부부 중 한 명이라도 55세 이상이고, 공시가격 12억 원 이하의 주택 또는 주거용 오피스텔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다주택자는 부부 소유 주택의 공시가격 합산액이 12억 원 이하면 신청할 수 있다.
국민연금으로 기본 생활비를 충당하고, 퇴직연금으로 소득공백기에 대응하면서 개인연금으로 추가 여유자금을 마련한다면, 타인의 도움 없이도 안정적이고 풍요로운 은퇴생활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3층 연금만으로 충분한 현금흐름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다. 주택연금은 부동산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 노후 준비의 빈틈을 메우는 추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결국 은퇴 설계의 핵심은 은퇴 후 30년 동안 지속될 현금흐름의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있으며, 연금은 그 구조를 견고하게 만드는 도구이다. 각 제도의 특성을 이해하고 본인 상황에 맞게 연금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노후생활은 한층 여유로워질 것이다.
■필자소개
남창주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
필자는 금융‧투자‧재무 전문가다. 20여 년 간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금융시장팀, 리스크감리부, 금융상품심사부에서 경력을 쌓았다. 저서로는 ‘슬기로운 은퇴생활’‘퇴직연금백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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