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국민 멤버십 쿠팡→네이버로? ‘구독 1번지’ 넘보는 최대 포털
- 네이버멤버십, 연간 매출 2000억 돌파 유력
'막강 1위' 쿠팡 해킹 여파로 추격 기회 잡아
적립 혜택 넘어 이커머스 경쟁력 제고 관건
[이코노미스트 정길준 기자]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탈팡’(쿠팡 탈퇴) 반사이익으로 ‘구독 1번지’ 자리를 넘본다. 거대 OTT 넷플릭스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라는 막강한 콘텐츠 우군을 확보한 데 이어 이커머스 핵심인 빠른 배송을 고도화해 쿠팡의 추격자에서 ‘라이벌’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2025년 연간 멤버십 매출이 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분기 555억원에서 2분기 572억원, 3분기 603억원으로 꾸준한 오름세를 보인다. 2024년 연간 매출은 1952억원이었다.
네이버의 멤버십 사업은 매력적인 수익창출원이다. 주력인 서치플랫폼(광고)은 회사의 매출에서 3분의 1가량을 차지하지만 명절이나 선거철 등 계절성이 강해 앞날을 쉽게 예상할 수 없다. 이에 반해 네이버의 구독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매달 4900원을 반복 과금하는 구조라 일정 수준 이상의 가입자만 확보하면 안정적인 고정 수입을 노릴 수 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쿠팡의 와우 멤버십 모두 이커머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네이버는 파격적인 적립 혜택으로, 쿠팡은 빠른 배송으로 저변을 빠르게 넓혔다. 멤버십 가입자들에게 얼마나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순위가 바뀌는 셈이다.
쿠팡 실책에 노 젓는 네이버
마침 쿠팡이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입지가 흔들리고 있어 네이버가 ‘지금이 노를 저어야 할 때’라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은 지난해 이동통신 3사를 시작으로 해킹 사고가 곳곳에서 터진 것과 맞물려 일부 용인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회사의 안일한 대처가 이어지면서 여론이 극도로 악화했다. 쿠팡은 일방적인 ‘셀프 조사’를 진행해 실제 유출 정보가 3300만건 이상이 아닌 3000건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사고를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미국 쿠팡Inc 이사회 의장은 국회의 부름에 끝내 응하지 않았고,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는 청문회에서 동시통역기를 거부하거나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불쾌한 감정을 표출해 빈축을 샀다. 경찰은 ▲노동자 과로사 ▲블랙리스트 작성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등 의혹과 관련한 사건도 살펴보고 있어 당분간 쿠팡을 둘러싼 잡음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심상치 않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해킹 사태 초기 오히려 늘었던 쿠팡 이용자가 조금씩 다른 서비스로 빠져나가는 분위기다. 와우멤버십을 유지하던 소비자들이 한국을 무시하는 듯한 쿠팡의 행동에 실망해 대체제를 찾아 나선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 통계에서 쿠팡의 일간 사용자 수(DAU)는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공지된 직후인 지난달 1일 1798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썼다. 쿠팡이 일상 서비스로 자리매김해 당장 등을 돌리기 쉽지 않았던 것에 더해 개인정보 유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접속이 순간적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27일 쿠팡의 DAU는 1480만명으로 월초 대비 17.7% 감소했다. 같은 해 11월 1주 차 1조600억원을 기록했던 결제액은 12월 3주 차에 9783억원으로 7.7% 하락하며 1조원대가 깨졌다. 와우멤버십을 이용하는 서울 거주 직장인 A씨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충격이 예전보다 덜하고 귀찮기도 해서 계속 유지했는데, 회사가 국내 소비자를 호구 취급하는 것 같아 괘씸해서 탈퇴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덕분에 네이버가 지난해 3월 별도 앱으로 출시하며 힘을 싣고 있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가 날개를 단 모양새다. 쇼핑 부문 신규 설치 앱 1위를 차지했고 주간 사용자 수(WAU)는 지난해 11월 4주 차 325만명에서 12월 3주 차에 375만명으로 15.2% 불었다. 같은 기간 쓱닷컴도 119만명에서 137만명으로 14.4% 증가했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빠른 배송에 대한 대안을 적극 탐색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향후 해당 흐름이 단기 트래픽 증가를 넘어 중장기 고객 록인(잠금 효과)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이커머스 성장해야 멤버십도 ‘쑥’
네이버 이커머스의 성장은 멤버십 저변 확대와 직결된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네이버 쇼핑·예약·여행 카테고리 기준 월 20만원까지 5%, 300만원까지 2% 적립이 대표 혜택이다. 1만원 이상 구매하면 무료 배송·반품도 뒷받침한다. 또 매달 넷플릭스·스포티파이·엑스박스 PC 게임 패스·웹툰 중 하나를 콘텐츠 혜택으로 추가 요금 없이 즐길 수 있다. 온라인 쇼핑족 사이에서 ‘가입하자마자 본전 뽑는’ 구독 서비스로 통하는 이유다.
다만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쿠팡 와우멤버십과 견줘 체급 차이가 확연해 순위가 뒤바뀌기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와우멤버십 가입자는 1400만명에 달한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누적 가입자는 1000만명을 넘어섰지만, 구독 매출로 역산하면 실질 이용자가 400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핵심 지표인 리텐션(충성도)은 95%로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최대 4인까지 가입할 수 있는 패밀리 멤버십까지 감안하면 실제 혜택받는 이용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네이버가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쿠팡은 직매입 방식이라 배송과 프로모션 등을 직접 통제할 수 있지만 오픈마켓(3P)인 네이버는 중개자로 역할이 제한적이고 물류는 제휴사 의존도가 높다. 매주 2~3회 쿠팡을 이용하는 와우멤버십 가입자 B씨는 “생필품을 필요한 만큼만 살 수 있는 쿠팡과 달리 네이버는 주로 묶음으로 판매하고 있어 불편하다. 가격도 쿠팡이 더 저렴한 느낌이다”고 말했다.
일단 네이버는 쿠팡을 따라잡기 위해 배송 경쟁력을 강화한다. 지난해 2월 리브랜딩한 ‘N배송’은 ▲오전 11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도착하는 ‘오늘배송’ ▲22시 이전 주문 시 다음 날 새벽에 배송하는 ‘새벽배송’ ▲오전 11시부터 24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상품을 받을 수 있는 ‘내일배송’ 등으로 쿠팡 못지않은 옵션을 갖췄다. 2025년 12월 기준 N배송 상품의 거래액과 주문 건수는 전년 대비 76%, 85% 늘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빠르고 정확한 배송 정보를 찾는 이용자들의 수요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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