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전영현이 웃으니, 노태문이 운다…삼성의 ‘HBM 딜레마’
- AI 투자 쏠리면서 메모리 가격 '껑충'
DS 실적 신기록…HBM 추격도 가속
'나비효과' 갤럭시 가격 인상 불가피
[이코노미스트 정길준 기자]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을 바라보는 삼성전자 두 수장의 표정이 엇갈린다.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전영현 디바이스 솔루션(DS)부문장은 실적 신기록에 활짝 웃었지만, 모바일 사업을 지휘하는 노태문 디바이스 경험(DX)부문장은 당장 갤럭시의 앞날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삼성이 돌아왔다’ 전영현의 자신감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촉발한 메모리 부족 현상이 삼성전자 양대 사업의 실적을 판가름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곳간을 책임지는 DS부문은 기나긴 터널을 지나 본격적으로 성장 페달을 밟았다. 창사 이래 첫 분기 영업이익 20조원 시대를 여는 데 기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93조원, 영업이익 20조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71%, 208.17% 뛰었다. 회사는 사업부별 성과를 이달 말 실적 발표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증권가는 이번 영업이익의 약 80%가 DS부문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메모리 영업이익을 17조7000억원(D램 15조5000억원·낸드 2조2000억원)으로 예상한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AI 컴퓨팅 파워의 핵심 축이 메모리로 이동하고 있다”며 “메모리 강세와 구속력 있는 장기 공급 계약 기반의 실적 안정성 제고가 메모리 산업의 밸류 확장 논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AI 수요 폭증의 덕을 톡톡히 봤다. 반도체 업계가 최첨단 공정 노드와 신규 장비를 AI에 특화한 HBM(고대역폭 메모리)에 집중하면서 물량이 부족해진 범용 제품 가격이 크게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4분기 40~50% 오른 메모리 가격이 올해 1분기에 40~50%, 2분기에 20%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AI와 서버의 끝없는 수요에 글로벌 시장을 꽉 잡은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협상력이 사상 최고 수준에 달했다고 평가했다.
2026년은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확 좁히는 원년이 될 것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3분기 SK하이닉스의 HBM 점유율은 57%로, 삼성전자(22%)와 마이크론(21%)을 크게 앞질렀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삼성전자도 최대 고객인 엔비디아에 6세대 HBM(HBM4)의 샘플을 제출하고 양산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품질 테스트가 지연되며 한발 늦었던 지난해와 달리 SK하이닉스와 나란히 출발선에 섰다. 1분기 말에서 2분기 초 사이에는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슈퍼칩 ‘베라 루빈’ 등에 HBM 공급을 확대하면 올해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30%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의 HBM4는 첨단 노드인 10나노급 6세대(1c) 공정과 파운드리 4나노 기반 로직 공정을 도입해 업계 최고 성능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자신감을 반영하듯 전영현 DS부문장은 신년사에서 “HBM4는 고객들에게 ‘삼성이 돌아왔다’는 평가까지 받으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줬다”며 “전례 없는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며 고객들과 함께 AI 시대를 선도하자”고 강조했다.
노태문 “가격 인상·파트너 협업 검토”
핑크빛 전망의 DS부문과 달리 모바일이 주력인 DX부문의 주름은 깊어지고 있다. 경쟁사 애플의 대대적인 전략 변경에 맞서야 하는 것도 모자라 신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6’(갤S26) 시리즈를 2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언팩 행사에서 공개 후 3월 중순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범용 메모리 가격의 급격한 변화가 갤S26에 직격탄을 날렸다. 업계는 일반형 모델은 10만원 안팎, 울트라 모델은 15만원 내외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추측을 내놨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통계를 보면 모바일 D램(LPDDR) 가격은 지난해 초와 비교해 70% 이상 올랐다. 스마트폰용 낸드플래시 가격도 약 100% 상승했다. 이에 스마트폰 제조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10~15% 수준에서 20%를 뛰어넘었다.
결국 회사도 신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노태문 DX부문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오랫동안 원가 부담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소화할 범위를 벗어난 부분에 대해서는 가격 인상이나 유통 및 파트너사 협업으로 최적의 지점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필 애플에 글로벌 스마트폰 왕좌를 빼앗긴 시기라 삼성전자에 이런 변화는 더 뼈아프게 다가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잠정 집계에서 지난해 애플은 점유율 20%로 1위를 차지했다. ‘아이폰17’ 시리즈 흥행과 전작의 꾸준한 판매로 출하량이 전년 대비 10% 증가하며 타사 대비 준수한 성적을 자랑했다. 삼성전자는 출하량이 5% 늘어나는 데 그치며 2위(19%)로 내려앉았다.
여기에 애플은 기존 프리미엄 전략에서 탈피해 전면전을 예고하는 모양새다. 그간 ‘가을 출시’를 고집하며 매출에만 신경 썼지만, 보급형과 폼팩터(구성·형태) 제품까지 손을 뻗으며 물량 싸움에도 뛰어들었다.
애플 전문 분석가인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은 애플이 올해 1분기 ‘아이폰17e’를, 하반기에는 첫 폴더블폰과 ‘아이폰18’ 프로 라인업·‘아이폰 에어’ 신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2027년 1분기에는 아이폰18 기본형과 이보다 사양이 한 단계 낮은 ‘아이폰18e’의 출시가 유력하다. 그간 공백으로 뒀던 상반기에 신제품을 추가해 마케팅 격차를 줄이고, 치열한 중국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출시 전략에 변화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삼성전자가 가격 인상분을 상쇄할 만한 이용자 경험을 제시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하드웨어 가격이 오르는 걸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일정 수준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데 그만큼 소비자에게 지불하고자 하는 가치에 대한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AI 기능에 상당히 많은 공을 들여야 할 텐데 하드웨어만큼의 차별화를 보여주기 힘든 소프트웨어에서 어떤 경험을 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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