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셀 아메리카’ 기류 속 국제 은값 사상 최초 온스당 100달러 돌파
- 金, 5000달러 눈앞…연준 추가 금리 인하 기대에 안전자산 부각
연준 독립성 위기·그린란드 美합병 위협이 脫달러화 자극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국제 은(銀) 26일(현지시간) 가격이 장중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00달러선을 넘어섰다. 달러화를 대체할 안전 투자처로 여겨지는 귀금속으로의 투자 수요가 지속된 영향이다. 국제 금값도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며 온스당 5000달러 돌파를 목전에 뒀다.
로이터에 따르면 은 현물 가격은 미 동부시간 이날 오후 1시 48분께 전장보다 5% 오른 온스당 100.94달러에 거래됐다. 은 가격이 온스당 100달러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 은값은 2025년 한 해 150% 넘게 폭등한 데 이어 새해 들어서도 이날까지 40% 넘게 올랐다. 금 가격도 랠리를 지속하며 사상 최초로 온스당 5000달러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4979.7달러로 전장보다 1.4% 올랐다.
로이터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이날 장중 온스당 4988.17달러로 고점을 높이며 온스당 5000달러선 돌파를 코앞에 뒀다.
금 가격은 2024년 27% 상승한 데 이어 2025년 65% 급등했고, 새해 들어서도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기축통화인 달러화 비중을 줄이고 대체 안전자산인 금의 수요를 늘린 데 따른 것이다.
금 가격과 연동해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은의 경우 산업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만성적인 공급 부족 문제가 부각되면서 상승 압력을 더하는 분위기다.
금 시장의 '큰손'인 각국 중앙은행은 달러화에 편중된 보유자산 다변화 차원에서 최근 몇 년간 금 보유 비중을 늘려왔다.
이른바 달러화 자산에 대한 신뢰도 약화가 초래한 ‘셀 아메리카’(미국 자산 매도) 혹은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도 금값 상승을 촉발한 배경이 되고 있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란 화폐 가치의 질적 저하에 대비한 투자 전략을 의미한다.
미 연방정부의 높은 부채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신뢰까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이 달러화 등 기축통화를 대체할 다른 안전자산을 찾아 피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값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상대로 해임 압박 수위를 높일 때마다 급등세를 보였다. 이달 초 파월 의장이 형사기소에 직면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에도 금값이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연준의 독립성 침해가 과도한 통화완화 정책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촉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의 그린란드 합병 시도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8개국을 상대로 ‘그린란드 관세’ 부과를 위협했다가 철회한 것도 셀 아메리카를 촉발하는 요인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금값 상승을 뒷받침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금은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금리(명목금리에서 인플레이션을 제외한 금리)가 하락할 경우 금값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즉, 명목금리가 하락하거나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질 경우 금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준은 지난 2024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기준금리 인하 흐름을 이어가며 5.25∼5.50%였던 금리를 현 3.50∼3.75%로 1.75%포인트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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