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아틀라스·옵티머스, 공장에 들어오다 [피지컬 AI가 바꾸는 질서]①
- 휴머노이드, 시연 넘어 공정 투입 단계로
승부 가르는 건 로봇이 아닌 ‘로봇 친화 공장’
휴머노이드는 어떻게 움직이나
휴머노이드 로봇은 기존 산업용 로봇과 다르다. 고정된 위치에서 반복 동작을 수행하는 설비가 아니라, 카메라·라이다(LiDAR)·토크 센서 등 다양한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움직인다. 공장에서는 중앙 관제 시스템으로부터 작업 지시를 받고, 다른 로봇이나 설비와 역할을 나눠 이동·적재·조작 작업을 수행한다.
이 과정의 핵심이 피지컬 AI다.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물리적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해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기술을 의미한다. 텍스트나 이미지를 처리하는 생성형 AI와 달리, 현장의 변수와 예외를 고려해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점에서 기술적 난도가 훨씬 높다. 이 때문에 휴머노이드는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산업 환경, 특히 공장이 가장 먼저 적용되는 무대로 꼽힌다.
이 같은 기술 흐름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도 확인됐다. 현대차는 아틀라스가 공장 환경을 가정한 시연에서 부품을 인식해 집어 들고, 이동 경로를 스스로 조정하며 지정된 위치로 옮기는 모습을 공개했다. 사람과 동일한 작업 공간에서 장애물을 인식하고 동선을 조정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휴머노이드가 단순 반복 동작을 넘어, 현장의 조건에 따라 판단과 동작을 결합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장에 투입되는 순간, 통신·전력·안전 규정뿐 아니라 동선과 설비 배치, 생산 설비 운영 방식 전반이 재설계 대상이 된다. 로봇이 사람의 작업을 일부 대체·보조하는 구조로 바뀌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로봇 성능 못지않게 공장이 얼마나 로봇 친화적으로 설계돼 있는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들도 이 같은 흐름에 주목한다. 베인앤컴퍼니 등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당분간 사람의 감독 아래 반복 작업을 맡는 형태로 제조·물류 현장에 확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전 인증과 초기 성과 검증이 필요한 만큼, 서비스 현장보다 환경이 상대적으로 통제된 공장이 먼저 열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행 들어간 테슬라, 체계 쌓는 현대차
테슬라는 이미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 최근 미국 프리몬트 공장에서 모델 S·X 생산 설비를 중단하고, 해당 공간을 옵티머스 생산 설비로 전환하겠다는 방안을 공개했다. 올해 말 가동이 목표다. 자동차 생산 거점을 휴머노이드 제조 공간으로 바꾸는 전략적 전환이라는 평가다.
프리몬트 공장에서 생산되는 옵티머스의 구체적인 활용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부품 피킹·키팅 ▲자재 운반·적재 ▲단순 검사·분류 ▲포장·팔레타이징 등 반복성과 표준화가 가능한 공정이 우선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BMW가 피규어 AI의 휴머노이드를 공장 물류 작업에 투입한 사례와 유사한 흐름이다.
현대차그룹은 보다 단계적인 접근을 택했다. 휴머노이드 도입을 통해 개별 공정 자동화를 넘어 공장 운영의 표준 자체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 전기차 공장(HMGMA)에 2028년부터 아틀라스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휴머노이드 생산 역량도 키운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초기에는 부품 서열(파트 시퀀싱) 등 반복·고위험 작업에 투입하고, 2030년 전후로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HMGMA는 이러한 ‘로봇 친화 공장’ 전략을 검증하는 시험대로 꼽힌다.
기술보다 어려운 과제는 사람
전문가들은 로봇 친화적 환경의 핵심으로 전력·통신·안전이라는 3대 인프라와 동선·충전·작업·협업이라는 4대 설계 원칙을 꼽는다. 휴머노이드는 통상 4~8시간 연속 가동이 가능해, 작업대 인근 충전 설비와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 확보가 필수적이다. 통신 역시 충돌 방지와 작업 분담, 원격 관제를 위해 안정성이 전제돼야 한다.
안전 기준도 달라진다. 산업용 로봇 안전 기준인 ISO 10218이 로봇 자체의 안전을 규정한다면, 휴머노이드 도입 이후에는 사람과 로봇의 협업을 전제로 한 운영 규칙이 요구된다. ▲속도·힘 제한 ▲감속 구간 ▲비상정지 영역 ▲작업자 우선 통행 규칙 등이 공장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는 결국 공장 설계 기준의 변화로 이어진다. 기존 공장이 사람의 보폭과 시야, 작업 높이를 기준으로 설계됐다면, 로봇 친화 공장은 로봇의 관절 가동 범위와 센서 시야각, 회전 반경을 중심으로 재구성된다. 통로 폭과 자재 적치 방식, 작업대 배치 역시 조정 대상이다.
휴머노이드 확산은 노동 구조 재편 논의로 직결된다. 현대차 아틀라스 도입을 둘러싸고 노조가 단순·고강도 공정 대체를 넘어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이유다. 정부 역시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도입에 따른 고용 변화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경준 한국AI로봇산업협회 본부장은 “로봇이 시연 단계에서 성능을 입증했다고 해서 곧바로 산업 현장에 투입할 만큼 성숙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피지컬 AI가 넘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예외와 현장 변수에 대한 대응 능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험실과 실제 공장 환경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학습과 시뮬레이션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실을 완벽히 재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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