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
이란, 여전히 호르무즈 막는다…"하루 통과 10여척 제한"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랍권 중재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2주간의 휴전 기간에도 하루 통과 선박 수를 약 10여척 수준으로 제한하고 통행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통과 선박은 이란 정예 군사조직인 이슬람혁명수비대와 사전 조율을 거쳐야 하며, 암호화폐나 중국 위안화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해협 통행량은 급감한 상태다. 에너지 정보업체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휴전 직후에도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4척에 그쳤다. 전쟁 이전 하루 약 135척이 오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현지에서는 휴전 발표 이후에도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면서 통행이 다시 중단된 상태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란은 전쟁 기간 허가 없이 통과하려는 선박을 공격하며 사실상 해협 통제권을 확보했으며, 이번 휴전 국면에서는 이를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국 및 우호국 선박에는 통행을 허용하거나 낮은 비용을 적용하는 반면,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연계된 국가 선박은 차단하는 차등 체계도 구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선박 운항 경로 역시 제한된다. 통과가 허용된 선박들은 기존 항로 대신 이란 게슘섬과 라라크섬 사이의 좁은 해역을 따라 오만만으로 이동해야 한다. 통행료는 선박 규모에 따라 달라지며, 초대형 유조선의 경우 최대 200만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란 의회도 통행 승인과 수수료 부과를 포함한 새로운 해협 관리 방안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통행료 수익을 오만과 분담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오만은 아직 동의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이 같은 조치는 국제 규범과 충돌 소지가 크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은 국제 항행에 사용되는 해협에서의 통과통항권을 보장하고 있어 통행료 부과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에 따라 중동 산유국과 주요 에너지 수입국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란의 통제 강화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과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휴전이 유지되더라도 이란이 명확한 안전 보장 방안을 제시하지 않는 한 선박 운항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현재 상황을 두고 사실상 원유 수송 흐름이 멈춘 상태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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