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은행 순익 5% 늘 때 증권은 300%”…증권사 실적 ‘퀀텀점프’
- 거래대금 139조 ‘폭증’에 브로커리지 호황
“2분기까지 증권업 환경과 실적 양호할 것”
증권사 순이익 “우리銀도 넘어설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래에셋증권의 당기순이익은 1조354억원으로, 전년 대비 300.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증시 호조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가 1분기 실적 개선을 견인하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엑스(X) 관련 평가이익이 크게 증가한다는 점도 호실적의 주요 배경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미래에셋증권의 순이익 증가율은 은행지주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은행권 대표격인 KB금융지주의 순이익 증가율이 5%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가율 격차가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순이익 규모에서도 증권사의 존재감은 커질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주요 은행지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7706억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이를 2000억원 이상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른 증권사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중이다. 국내 금융권 강자로 군림해온 은행권 아성을 증권업계가 위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부터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2조135억원을 기록하며 증권사 중 처음으로 순이익 2조원 시대를 열었다. 5대 은행 중 하나인 NH농협은행의 같은 기간 순이익은 1조8140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에 미치지 못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2조6066억원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증시 호황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증권사들이 가파른 순이익 증가율을 바탕으로 우리은행조차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런 흐름은 대형 증권사에서 두드러질 전망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5개 증권사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은 2조7700억원으로 집계될 전망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6.6% 증가한 수치로, 시장 컨센서스(약 2조5000억원)도 10%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증권업 전반이 동반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 83.8조
증권사 실적 급증의 핵심 배경은 거래대금에 있다. 지난 2월 ‘코스피 6000 시대’가 열리며 거래대금이 늘어난 데 이어, 3월 초 미국과 이란 간 충돌로 촉발된 변동성 장세가 투자자들의 매매를 폭발적으로 늘렸다. 3월 들어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를 합산한 일간 거래대금은 139조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0년 평균 일평균 거래대금이 약 18조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급증한 셈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이 4월 13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증권결제대금 현황’에 따르면 올 1분기 장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83조798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70.3% 확대됐다.
증권업계는 변동성이 커질수록 거래대금이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저가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늘면서 증권사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보고 있다. 주가 방향성과 무관하게 매매가 늘어나면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용거래, 파생상품, 자기매매(트레이딩) 부문까지 동반 확대되면서 증권업계의 수익 구조가 전방위로 개선되고 있다.
이번 장세에서는 반도체 ‘투톱’이 거래대금 확대를 견인했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 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며 시장 회전율이 크게 높아졌다.
브로커리지 시장뿐 아니라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시장까지 빠르게 확대되면서 증권사의 수익 기반이 한층 다변화되고 있다. 지난 3월 미래에셋증권이 내놓은 ‘미래에셋 IMA 2호’ 상품은 출시 2거래일 만에 모집액 1000억원을 모두 채우며 조기 완판됐다. 지난해 12월 선보인 ‘미래에셋 IMA 1호’ 역시 950억원 모집에 약 4750억원의 자금이 몰린 바 있다. NH투자증권도 최근 모집한 4000억원 규모 IMA 1호 상품을 이틀 만에 완판했다.
IMA로 모인 자금은 기업대출, 인수금융, 비상장기업 투자, 벤처캐피탈(VC) 등 다양한 기업금융 및 모험자본 자산에 분산 투자되며, 기준수익률이 연 3~4% 수준으로 예금보다 높다. 원금 또한 보장돼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 IMA 사업을 영위하는 곳은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3곳이다.
여기에 발행어음 상품을 판매하는 7개 증권사(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도 연 3~4% 금리와 원금보장 구조를 앞세워 자금 유입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증권사들의 수익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불확실성이 증시 변동성을 높이고 있으나 투자자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고, 4월 평균 거래대금은 62조1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며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에 대한 필요성은 존재하나 2분기까지 증권업 환경과 실적은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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