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돌아보고 싶은 ‘나만의 향’을 입고 싶다 [이윤정의 언베일]
- ‘나만의 향’ 트렌드에 ‘니치 향수’ 시장 급성장
향수, 취향과 함께 나이 들어 가는 ‘파트너’
[이윤정 작가·노블레스 전 편집장] 몇 년 전부터 백화점 풍경이 달라졌다. 화장품 매장을 향수 브랜드가 대신하는가 하면, 사람들이 자주 오가는 길목엔 향수 판매장이 번듯하게 들어섰다. 익숙한 유명 브랜드의 향수가 아닌 ▲딥티크 ▲바이레도 ▲프레데릭 말 등 소위 ‘니치 향수’(소수의 취향을 만족하는 프리미엄 향수)라 불리는 브랜드가 경쟁하듯 등장한다.
‘향 열풍’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자신을 가꾸는 영역이 스킨·헤어·보디케어에서 향수로 확장되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럭셔리 브랜드의 새로운 소비자로 부상한 MZ세대(1980년~2000년대 초반 출생자)는 향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향으로 나를 표현하기를 주저했던 중장년층과는 다른 행보다. 자신감이 넘치고 자신을 드러내는 데 익숙한 세대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향 역시 옷이나 가방, 혹은 주얼리처럼 자신을 나타내는 도구가 되고 있다.
향수에 대한 관심이 ‘나만의 향’을 찾는 트렌드로 이어지자 니치 향수에 대한 기대감과 매출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향수 시장 매출은 약 1조1800억원으로 추정된다. 니치 향수 시장은 531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 규모는 작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다.
‘니치 향수’ 전성시대…명품도 ‘맞불’
한국에 니치 향수의 개념을 본격적으로 소개한 브랜드는 지난 2009년 국내에 진출한 딥티크다. 조향사가 아닌 무대 디자이너·건축가·화가인 창립자 3인의 예술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향수를 일종의 오브제처럼 인식하게 했다.
딥티크는 한국에 ▲디퓨저 ▲향초 ▲센티드 오발 등을 소개해 홈 프래그런스(집을 위한 향수) 시장을 한 단계 끌어올린 브랜드로 평가받는다. 한국은 글로벌 톱 3 시장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인기가 높다.
조향사가 주목받기 시작한 향수의 대표 겪은 프레데릭 말이다. 2000년대 중반 선보인 검은색 뚜껑에 단순한 모양의 향수 가격은 20만원대였다. 30만원대 이상의 향수가 즐비한 지금은 놀랄 일도 아니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높은 가격이었다.
프레데릭 말은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Portrait of a Lady)를 지드래곤이 즐겨 쓴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이름만 봐서는 여성용 같지만, 알싸한 고급 장미 향으로 남녀 모두에게 어울리는 향수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탄생한 바이레도를 비롯해 ▲르 라보 ▲메종 프랑시스 커정 ▲메모 파리 ▲불리 등 국내에는 니치 향수 브랜드가 앞다퉈 진출했다. 수적으로 세를 불려 가는 니치 향수를 두고 “이들을 니치라고 부르는 것이 맞냐”는 불필요한 논쟁이 불거질 정도였다. 바이레도는 지난 2019년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 면세점에서 남성이 가장 많이 구매하는 향수는 ‘샤넬’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출장 등으로 외국에 다녀오면서 부인이나 여자 친구에게 줄 선물로 향수를 구매할 때 친숙한 브랜드를 고르다 보니 샤넬이라는 것이다.
이래저래 샤넬의 브랜드 파워는 대단하다. ▲샤넬 ▲디올 ▲에스티 로더 ▲랑콤 ▲조르지오 아르마니 ▲겔랑 등 유명한 향수를 보유해 온 메가 브랜드에는 니치 향수 열풍이 반가울 리 없다.
이들 브랜드는 기존의 유명 향수 컬렉션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격이나 품질 면에서 좀 더 개선된 컬렉션을 선보여 자체적인 니치 향수를 만든다.
샤넬의 역사적인 장소와 인물에서 영감받은 ‘레 조 익스클루시프 드 샤넬’(Les Exclusifs de Chanel)과 디올의 여행과 원료 등에서 영향받은 ‘라 콜렉시옹 프리베 크리스챤 디올’(La Collection Privee Christian Dior) 등이 대표적이다. 기존 향수가 기성복이라면 이들 컬렉션은 오트 쿠튀르(최상급의 맞춤복 패션 디자인)에 가깝다.
럭셔리 브랜드 입문 통로 된 향수
패션 브랜드에서도 향수를 출시한다. ▲프라다 ▲에르메스 ▲구찌 ▲루이 비통 ▲셀린느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미우미우 ▲지방시 등 거의 모든 패션 브랜드가 향수를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향수는 패션과 어울리는 향을 제안하거나 패션 제품을 사기 전 브랜드 경험을 유도하는 품목으로 제격이다.
몇 년 전부터 루이 비통은 세계적인 조향사와 함께 매 시즌 특별한 향수를 선보인다. 놀라운 점은 주얼리 브랜드에서도 꽤 일찌감치 향수를 출시했다는 것이다. 이미 향수 부문에서 눈부신 활약 중인 불가리 외에 ▲까르띠에 ▲부쉐론 ▲반클리프 아펠 ▲해리 윈스톤 ▲티파니 등도 고유의 향수를 갖고 있다.
까르띠에의 청담 메종을 방문하면 1층에 한 벽면을 차지한 향수 셀렉션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향은 기대 이상이다. 과장해서 주얼리를 입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몇몇 주얼리 하우스는 향수를 우수 고객(VIP) 선물용으로만 사용하지만, 최근에는 반클리프 아펠처럼 독립적인 퍼퓨머리 팝업스토어를 소개할 정도로 정성을 쏟는 곳도 있다.
지난 3월 26일부터 4월 12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열린 반클리프 아펠의 국내 첫 팝업 ‘오뜨 퍼퓨머리’에서는 ‘레 클래시크’(Les Classiques) 컬렉션이 국내 최초로 공개됐다.
반클리프 아펠 향수 담당자는 “향수는 메종의 창조성과 장인정신을 후각이라는 또 다른 언어로 풀어낸 예술적 표현”이라며 “하이 주얼리의 정교함과 스토리를 보다 많은 고객이 경험할 수 있도록 접근성 있는 형태의 럭셔리로 확장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필자도 무수히 많은 향수를 경험할 기회가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향수 중 하나는 겔랑의 ‘미츠코’다. ▲포이즌 ▲듄 ▲트레조 ▲No. 5등 강한 향이 주름잡던 시대에도 미츠코의 향은 훨씬 강렬했다.
1919년 출시돼 일본 소설의 주인공 이름을 딴 이 향수는 프루티와 시프레 향을 최초로 결합하는 시도로 유명했다. ‘향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구조를 가진 작품의 하나’라고 평가될 정도다.
20대에는 미츠코의 향이 버거웠지만 나이가 들수록 베이스 노트에서부터 느껴지는 건조한 관능에 감탄하게 된다. 향수를 뿌리는 일을 영어로는 ‘입는다’(wear)고 표현한다. 요즘 향수는 입을 뿐 아니라 나의 공간에도 펼쳐지는 다재다능한 품목이다. 동시에 나의 취향과 함께 나이 들어 가는 ‘파트너’기도 하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혹시 밥 친구가 필요하세요?... 그렇다면 오늘은 ‘이자반’ [김지혜의 ★튜브]](https://img.edailystarin.co.kr/data/isp/image/2026/04/19/isp20260419000032.400.0.png)
!['2NE1' 맏얻니의 샤넬♥...셀럽의 출국룩 가격은? [얼마예요]](https://image.economist.co.kr/data/ecn/image/2026/04/18/ecn20260418000015.400.0.png)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지오영, 클리닉 전문 온라인몰 '온그레이스케어' 고도화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이데일리
일간스포츠
박슬기, 신지♥문원 결혼식 현장…“꿀 뚝뚝 눈빛”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코스피, 3% 강세에 장중 6800선 돌파…외인·기관 '쌍끌이'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그게 돈이 되는 기가?”…블라인드 상장에 냉담한 시장[위클리IB]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로킷헬스케어 1.9조 수주 계약이라더니…구속력 無·매출 전환율 0.8%[only 이데일리]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