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유통망을 장악하라”…뷰티 시장 흔드는 플랫폼 파워 [브랜드 없는 뷰티시대]②
- 브랜드보다 유통망…판 바뀐 K뷰티
얼타·코스트코·월마트 입점 성패 갈라
[이코노미스트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얼타뷰티·코스트코·타깃 등 미국 대형 리테일 유통망이 K-뷰티 수출 기업의 매출을 좌우하는 최종 관문으로 떠올랐다. K-뷰티 최대 수출 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 얼마나 많은 브랜드와 제품을 유통 채널에 입점시키느냐에 따라 기업 성패가 갈리는 구조다. ODM(제조자개발생산)사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제품 출시와 마케팅을 진행한 뒤 대형 유통망에서 수익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대형 유통망은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마지막 관문으로 꼽힌다.
유통망 장악이 곧 기업 경쟁력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방문한 신흥 뷰티 기업 구다이글로벌의 서울 강남 신사옥. 1층 로비에는 구다이글로벌이 글로벌 시장에서 전개 중인 브랜드 제품들이 한자리에 전시돼 있었다.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인기를 끈 ‘조선미녀’와 ‘티르티르’를 비롯해 ‘하우스오브허’ ‘스킨1004’ 등 다양한 브랜드가 눈에 들어왔다.
대중의 선망을 자극해야 하는 뷰티 기업들은 유명 스타를 브랜드 얼굴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일명 ‘전지현 화장품’, ‘수지 화장품’ 같은 이미지가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판단에서다.
그런데 구다이글로벌이 전개하는 브랜드들은 이른바 ‘빅모델’을 적극 활용하지 않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에게 이유를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빅모델 기용에 큰 비용을 쓰지 않습니다. 이미 다양한 인종과 국가를 대상으로 수출하고 있고요. 모델보다 유통망 확보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사업 구조 자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구다이글로벌은 광고와 모델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만든 뒤 시장에 진입하는 방식 대신 글로벌 대형 유통망 입점을 먼저 확보한 뒤 브랜드를 배치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대표 사례가 북미 유통사 한성USA 인수다. 한성USA는 미국 오프라인 유통 공룡인 얼타뷰티·타깃·코스트코 등에 K-뷰티 브랜드를 공급하는 핵심 벤더사다. 구다이글로벌은 이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단순 수출을 넘어 미국 유통망 내부로 직접 들어가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 묶음 패키지’ 전략도 활용한다. 북미에서 인기를 끈 조선미녀를 얼타뷰티에 입점시키면서 하우스오브허·스킨1004 등 다른 브랜드의 동시 입점도 제안하는 방식이다. 유통사 입장에서는 검증된 브랜드를 중심으로 카테고리를 한 번에 확장할 수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브랜드 생태계를 통째로 유통망 안에 심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서는 K-뷰티 기업이 브랜드 경쟁 단계를 넘어 유통 구조 경쟁 단계로 들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SNS와 ODM사가 제품 개발과 초기 수요를 만들고, 대형 유통망이 최종 성장과 수익화를 결정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K뷰티 향한 초대형 리테일 경쟁 치열
유통망은 단순 판매처를 넘어 테스트베드(시험장) 역할도 하고 있다. 하나의 채널 안에서 여러 브랜드를 동시에 시험하고 반응이 좋은 제품군은 빠르게 확대한다. 유통사가 사실상 제품 성장 속도를 설계하는 구조다.
미국 뷰티 시장에서는 틱톡에서 바이럴이 된 제품이 얼타뷰티나 세포라 매장에 곧바로 진열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거에는 브랜드 인지도와 광고 집행력이 입점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SNS 조회수와 온라인 판매 데이터가 핵심 판단 지표로 활용된다. 미국 소비자 반응이 실시간으로 유통 전략에 반영되는 셈이다.
구다이글로벌과 함께 급성장한 에이피알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표 브랜드 ‘메디큐브’는 틱톡 기반 바이럴로 아마존에서 성장 후 미국 얼타뷰티와 월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로 확장 중이다. 온라인에서 형성된 수요가 오프라인 입점 속도를 좌우하는 구조다.
최근 인기를 끄는 K-뷰티 브랜드 상당수는 2~3만원대 중저가 제품군에 집중돼 있다. 백화점이나 면세점보다 폭넓은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대형 리테일 유통망과 궁합이 잘 맞는다는 평가다.
뷰티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오프라인 유통 시장은 SNS와 온라인몰에서 반응이 확인되면 곧바로 입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고환율과 소비 패턴 변화로 백화점이나 면세점을 찾는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고객층과 맞는 채널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사들도 K-뷰티를 핵심 성장 카테고리로 보고 있다. 미국 전역에 약 1500개 매장을 보유한 얼타뷰티는 최근 K-뷰티 전용 큐레이션 존을 늘이고 있다. 미국 내 수백개 매장을 운영 중인 뷰티 유통사 세포라도 스킨케어 중심으로 K-뷰티 카테고리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스트코 역시 K-뷰티 브랜드들의 핵심 오프라인 확장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북미 지역 700여개 매장을 기반으로 회원제·대량 구매 구조를 갖춘 만큼 가격 경쟁력과 대규모 판매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월마트도 K-뷰티를 차세대 성장 카테고리로 주목하고 있다. 최근 월마트 구매 책임자와 주요 경영진이 방한해 국내 화장품 기업들과 대규모 상담회를 진행했다. 온라인 판매 반응을 확인한 뒤 미국 전역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대하는 전략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경쟁 강도가 높지만 성과를 내면 다른 국가로의 확장이 훨씬 수월해지는 특징이 있다”며 “유통망과 브랜드 인지도, 제품력이 함께 검증되는 시장인 만큼 K-뷰티 기업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5년 화장품 수출액은 114억달러(약 16조9000억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수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브랜드 하나를 키우기 위해 모델과 광고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했다면 지금은 유통망을 먼저 확보한 뒤 여러 브랜드와 제품을 동시에 확장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며 “결국 글로벌 유통 채널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K-뷰티 기업 가치의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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