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리필에 재활용까지…‘실용성’ 갖추는 럭셔리 브랜드 [이윤정의 언베일]
- 21세기 럭셔리 ‘지속 가능성’ 새 기준
사용성·편안함·체험적 가치 등 우선
[이윤정 작가·노블레스 전 편집장] 최근 출시되는 럭셔리 브랜드 화장품의 특징 중의 하나는 리필 시스템이다. 럭셔리 브랜드와 리필이라니. 마치 ‘가벼운 묵직함’처럼 상반되는 표현으로 다가온다.
럭셔리 브랜드는 탄생 초기부터 줄곧 ▲고급스러움 ▲품격 ▲희소성 ▲최고의 재료 ▲장인정신 등과 동의어였다. 여기에 ‘실용성’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거의 없었다.
럭셔리 브랜드가 갑자기 태세 전환이라도 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꽤 오래 전부터 럭셔리 브랜드와 지속 가능성은 밀접한 관계를 이어왔고 여기에 실용성이 더해진 것 뿐이다. 21세기 소비자가 기대하는 럭셔리 브랜드 모습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럭셔리 브랜드에 지속 가능성은 필수적인 요소로 여겨져 왔다. 탁월한 제품을 만드는데 집중하는 건 물론이고, 제품의 기획 단계부터 생산되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사람과 사회를 배려하는 일이 덕목으로 자리 잡았다.
제품의 재료가 공정한 무역과 환경을 고려해 조달됐는지, 제품을 만드는 사람은 권리를 제대로 보호받았는지 등이 중요해진 것이다. 왕족과 귀족의 전유물이었던 시절, 그들만의 리그에서 사용되던 럭셔리 브랜드가 좀 더 대중과 가까워지면서 얻게 된 인기와 호응에 대한 책임의 일환일 수도 있다.
디지털 문화가 폭발적으로 확대되며 온갖 정보가 투명하게 제공되면서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와 사회까지 배려하는 브랜드에 후한 점수를 주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 됐다.
리나일론으로 지구 온난화 74% 줄인 프라다
지속 가능성을 위한 메가 브랜드의 활동을 일일이 나열하기는 어렵지만, 프라다의 활약만큼은 짚어볼 필요가 있다. 프라다는 1980년대부터 럭셔리 브랜드 제품의 소재로는 혁신적인 시도였던 포코노 나일론을 사용하며 실용성에 열린 태도를 보였다. 지난 2019년에는 전 세계에서 수거된 폐기 나일론을 재활용하고 정제하는 복잡한 공정을 통해 ‘리나일론’을 선보였다.
폐기 나일론에는 ▲섬유 폐기물 ▲매립지에서 수거된 플라스틱 소재 ▲폐어망 등이 포함된다. 지난 2023년 7월부터 프라다는 레디투웨어와 액세서리를 포함하는 ‘씨 비욘드(SEA BEYOND)를 위한 프라다 리나일론 컬렉션’의 수익금 1%를 씨 비욘드에 사용 중이다.
씨 비욘드는 해양 보전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전 세계 젊은 세대의 해양 소양을 증진하기 위해 프라다 그룹과 유네스코 정부간해양학위원회(IOC)가 협력해 실시하는 프로젝트다.
올해 프로젝트를 위한 프라다 리나일론 컬렉션은 ▲백팩 ▲파우치 ▲드로스트링 백팩 ▲후디드 재킷 ▲모자로 구성된 다섯 가지 피스의 캡슐 컬렉션으로 선보인다. 모든 아이템은 접을 수 있고 일부 제품은 내장형 파우치를 통해 보관할 수 있게 디자인됐다.
프라다 리나일론은 프라다와 이탈리아 생산업체 아쿠아필과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재생 나일론 원사인 에코닐은 품질 손실 없이 무제한 재활용 가능하다. 아쿠아필에 따르면 프라다 리나일론으로 줄일 수 있는 지구 온난화 영향은 일반 나일론 대비 최대 74%에 달한다.
최근 다이슨이 선보인 여행용 헤어드라이어 ‘슈퍼소닉 트래블’에서도 실용적인 면모를 강조한 럭셔리 브랜드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슈퍼소닉 트래블은 기존의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보다 32% 작아지고 25% 더 가벼워졌다. 330g의 가벼운 무게로도 강력한 드라이 성능을 유지한다. 프리볼트 설계로 전 세계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다이슨의 창업자이자 수석 엔지니어인 제임스 다이슨은 “초당 100회 온도를 측정하는 지능형 열 제어 기술을 탑재해 과도한 열로부터 모발을 보호한다”며 “▲모발 건강 ▲성능 ▲휴대성 등을 모두 고려해 설계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LVMH, 수선·리필 매출 5억유로…달라진 럭셔리 경험
화장품 브랜드가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용기를 유리로 바꾸고, 립스틱을 포함한 다양한 아이템을 리필 시스템으로 출시하는 움직임은 환경 측면에서 바람직한 변화다. 이러한 시도가 ‘실용성’과 ‘럭셔리 브랜드’ 사이의 거리를 완전히 좁힐 수는 없다.
그간 럭셔리 브랜드가 주력해온 콘셉트와는 다른 움직임인 것도 사실이다. 이런 추세라면 전 세계적으로 오직 한 피스만 선보이는 하이 주얼리에도 실용성이 적용돼야 할까. 그렇지 않다. 하이 주얼리라는 품목의 특성상 그럴 수도 없다. 실제로 실용성은 럭셔리 브랜드의 품목에 따라 선택적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
10여 년 전 겔랑에서 내용물만 갈아 끼우는 립스틱을 선보였을 때 고급 가죽으로 장식된 케이스는 소장 가치가 충분할 만큼 아름다웠지만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럭셔리 브랜드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시선이 지금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영국 패션 전문 매체 패션유나이티드에 실린 “2025년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수선·리필·회수 서비스에서 약 5억유로(약 8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는 발표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지속 가능성=비용’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제품을 오래 사용하는 일 자체가 럭셔리한 경험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LVMH의 전략이 통했음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패션 거장 고(故)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생전에 “나는 사람들을 위해 디자인한다. 실용적이지 않은 의류와 액세서리를 만드는 것은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럭셔리 브랜드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가격이나 가치를 지닌 제품은 아니지만 실용성을 아예 배제한 적은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사람과 사회의 인식이 일상에서의 ▲사용성 ▲편안함 ▲체험적 가치 등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바뀐 것뿐이다. 이제는 럭셔리 브랜드가 해석하는 실용성은 어떤 색다른 모습일지 기대하면 될 일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생닭 버무린 손으로 키보드를?... 조회수 1715만 터진 뇌절 요리사 [김지혜의 ★튜브]](https://img.edailystarin.co.kr/data/isp/image/2026/05/25/isp20260525000055.400.0.png)
![[단독] ‘제2의 곽튜브’ 꿈꾸는 이자반 “전 여자친구와 이별로 유튜브 시작… 반지하서 성공 일기 쓸 것” [IS인터뷰]](https://img.edailystarin.co.kr/data/isp/image/2026/05/11/isp20260511000046.400.0.jpg)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코어라인, 유럽 폐암검진 AI 평가 1위권…독일 국가검진 수혜 기대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다시 찾아온 LG와 '밀당의 시간'...6월 1일 이후 고우석의 선택은?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트럼프 "이란 휴전 연장 곧 결정"…백악관 상황실 회의에도 최종 결론 아직(종합)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국민연금 국내주식 20.8%로 높인다…하락장에선 방어수단 되나[마켓인]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송수영 휴온스 대표 “IPO 좌초된 휴온스랩, 휴온스와 합병은 고육지책”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