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GM·KG이니시스·KG파이낸셜 연결…車 생애주기 사업 구축
국내 넘어 해외 플랫폼 구상…중고차 시장 새 성장동력으로
곽 회장이 케이카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단순한 중고차 매매 회사를 넘어 KG그룹 모빌리티 사업의 핵심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직접 나서 케이카 활용 방안을 설명할 정도로 관심도 크다. 업계에서는 KG그룹이 KG모빌리티 인수로 완성차 제조 기반을 확보했다면, 케이카 인수를 통해 자동차 유통과 서비스 영역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고차 넘어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곽 회장은 케이카를 KG그룹 계열사와 연결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플랫폼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9일 열린 ‘KG그룹 기업가치 정상화 및 미래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케이카는 KG그룹 여러 회사와 합쳐 효과를 낼 수 있는 최초의 회사”라며 “중고차 거래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곽 회장이 주목한 것은 중고차 시장의 반복 거래 구조다. 신차는 한 번 판매되면 거래가 종료되지만 중고차는 같은 차량이 여러 차례 시장에 나온다. 그는 “자동차 한 대가 나오면 한 번 팔리는 게 아니라 두 번, 세 번 거래된다”며 “신차 시장이 100만대라면 중고차 시장은 300만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자동차 제조에 머물지 않고 차량 판매 이후 발생하는 유통과 금융, 서비스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구상의 중심에는 KGM과 케이카의 연결이 있다. KGM은 완성차 제조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판매 규모만 놓고 보면 인증중고차 사업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
곽 회장은 “KGM이 인증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지만 판매 대수만으로는 사업성이 제한적”이라며 “케이카를 활용하면 KGM 차량뿐 아니라 모든 브랜드 차량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체로써 차량을 판매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판매 이후 고객과의 접점을 유지하는 일이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인증중고차 사업과 금융, 구독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차량 판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카의 전국 매입·판매망을 활용하면 KGM은 인증중고차와 정비, 재판매 등으로 고객 접점을 넓힐 수 있다. 여기에 KG파이낸셜과 KG이니시스의 금융·결제 기능까지 더해지면 자동차 한 대의 구매부터 재판매까지 전 과정이 KG그룹 안에서 이뤄지는 구조가 가능해진다.
금융과 렌터카 사업도 중요한 축이다. 케이카에는 법인 리스와 렌터카 사업이 포함돼 있다. 현재 규모는 크지 않지만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중고차 거래에는 차량 구매 자금과 할부, 리스, 렌터카, 결제 서비스가 필수적으로 따라붙는다. KGM이 차량을 생산하고 케이카가 유통과 재판매를 맡으며 KG파이낸셜과 KG이니시스가 금융과 결제를 담당하는 구조가 완성되면 자동차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해외로 나가는 케이카 플랫폼
곽 회장의 시선은 국내 시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케이카를 해외에서도 통하는 중고차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단순히 국내 중고차를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에서 차량을 매입하고 정비한 뒤 다시 판매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신차 구매 여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에서는 중고차 플랫폼 수요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곽 회장은 “지금은 중고차를 해외로 내보내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현지에서 매입과 판매를 함께 하는 플랫폼 전략이 필요하다”며 “우리보다 경제 수준이 낮은 국가에서는 케이카 플랫폼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고차 플랫폼의 해외 진출은 신차 판매보다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중동 등에서는 중고차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신차 가격 부담이 큰 국가일수록 품질이 검증된 중고차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구상은 KGM의 해외 확대 전략과도 맞물린다. KGM은 내수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2030년까지 연간 판매 20만대, 매출 7조3000억원, 영업이익률 5%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출 비중을 60% 이상으로 확대하고 북미 등 신규 시장 개척과 현지조립생산(KD) 사업 다변화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케이카가 국내에서 구축한 직영 중고차 운영 노하우를 해외 시장에 이식할 수 있다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지에서 차량을 매입하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네트워크와 운영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만큼 중장기 과제로 꼽힌다.
변수는 노사 관계다. 케이카 노조가 부분파업과 전면파업을 준비하면서 인수 이후 노사 갈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케이카를 KG그룹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 축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조직 안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곽 회장은 이에 대해 “아무 문제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케이카 직원들도 KG 가족사 합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가족사가 되면 충분히 잘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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