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중앙일보마저 '빚 독촉' 위기, 쪼그라드는 하위 등급 채권 시장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중앙일보는 전날 '중앙일보43-2'를 포함한 상장 회사채 4개 종목에 대해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중앙일보의 무보증사채 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한 결과다. 한국기업평가는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한국신용평가는 BB에서 B로 각각 강등했다. 이로 인해 만기 전이라도 채권자가 즉시 돈을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게 된 채권 잔액은 총 1,370억 원 규모에 달한다.
이번 도미노 위기의 도화선은 지난 12일 JTBC가 만기 맞은 206억 원의 전자단기사채를 상환하지 못하면서 당겨졌다. 유동성 고비를 넘기지 못한 중앙홀딩스, JTBC, 메가박스중앙, 콘텐트리중앙, 중앙피앤아이 등 5개 사는 결국 서울회생법원에 손을 벌렸다. 시장에 풀린 중앙그룹의 회사채와 단기자금 잔액은 총 1조 222억 원이며, 금융권이 이들에게 제공한 신용공여 익스포저 규모는 약 1조 3,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자산운용업계와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시장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진단한다. 현재 국내 일반 회사채 잔고 약 272조 원 중 중앙그룹이 포함된 'BBB0' 등급 이하의 비중은 0.5% 미만인 데다, 그룹 회사채 자체의 비중도 0.3%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체 파이에서 차지하는 덩치가 작아 시장 전체를 마비시키진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하위 등급 채권 시장의 심리적 내상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채무불이행에 이어 대기업 계열사마저 연달아 무너지면서 비우량채에 대한 투자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용 등급별로 자금이 극단적으로 쏠리는 크레딧 시장의 3극화(AAA-AA-A급 이하) 현상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향후 A급 이하 비우량 등급 기업들은 철저한 옥석 가리기를 거치며 자금난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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