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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 부러진 경찰청 압수코인 수탁 사업…문턱 낮추고 예산 늘린 배경은
17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압수 가상자산 보관·관리 사업' 4차 입찰 공고를 내고 오는 24일까지 제안서를 접수한다.
이번 사업은 범죄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사업이다. 선정 사업자는 향후 1년간 경찰청이 압수하는 가상자산을 외부 인터넷과 완전히 분리된 100% 콜드월렛에 보관하고 24시간 대응 체계를 운영해야 한다.
눈에 띄는 부분은 사업 조건이 대폭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번 사업 예산은 2억6700만원으로 기존 공고보다 크게 늘었다. 또 3차 입찰까지 유지됐던 '중소기업 간 제한 경쟁' 조건도 폐지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 계열사와 대형 가상자산 수탁업체들도 참여가 가능해졌다.
경찰청이 이처럼 예산을 늘리고 참여 문턱을 낮춘 것은 사업이 세 차례 연속 유찰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낮은 사업성과 높은 책임 부담이 유찰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자는 압수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과정에서 해킹이나 시스템 오류 등으로 자산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를 100% 배상해야 한다. 주말과 야간을 포함한 24시간 상시 대응 체계도 갖춰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규모는 수억원 수준이지만 실제 관리해야 하는 자산 규모는 훨씬 클 수 있다"며 "보안 인력과 관제 체계까지 운영해야 해 참여를 부담스러워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경찰청이 요구하는 기술 수준도 상당히 높다.
사업자는 인터넷과 완전히 차단된 콜드월렛 환경을 구축해야 하며 다자간연산(MPC), 다중서명(Multi-sig), 하드웨어보안모듈(HSM) 등 금융권 수준의 보안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 또 여러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흩어져 있는 압수 자산을 사건별·피의자별로 구분해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이번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경찰청의 압수물 관리 사업을 넘어 공공부문 가상자산 관리 체계의 표준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사기관의 가상자산 보관은 전담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수사관 개인 PC의 소프트웨어 지갑이나 하드웨어 지갑을 금고에 보관하는 방식 등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가상자산 압수 규모가 커지고 관리 대상도 늘어나면서 보다 체계적인 보관 시스템 구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향후 검찰, 법원, 관세청 등 다른 공공기관으로도 유사한 시스템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이제 국가도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을 중요한 압수물 자산으로 관리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이번 사업은 단순한 보관 업무를 넘어 공공 가상자산 수탁 시장의 출발점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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