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투톱' 체제 닻 올린 NH투자증권…IMA·WM 경쟁력 시험대
- IB는 성장, WM은 수익…투톱 체제 본격 가동
IMA·내부통제·AI까지…새 수장 실행력 시험대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초대형 투자은행(IB)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종합투자계좌(IMA) 사업과 자산관리(WM)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NH투자증권이 신재욱·배광수 각자대표 체제를 공식 출범시켰다. 성장 사업과 안정적인 수익 사업을 각각 전문경영인이 책임지는 투톱 체제로 전환해 사업별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각자대표 체제가 신속한 의사결정과 사업 시너지를 바탕으로 ▲IMA 경쟁력 확보 ▲수익성 개선 ▲내부통제 강화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6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신재욱·배광수 대표를 각자대표로 공식 선임했다. 이로써 기존 단독대표 체제를 마무리하고 사업 부문별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새로운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이번 인사는 단순한 대표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증권업계가 초대형 IB 경쟁과 자산관리 시장 확대, IMA 사업 도입 등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맞은 상황에서 전문성을 앞세운 투톱 체제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 대표는 IB와 운용, 홀세일 등 성장 사업을 맡아 신규 수익원 발굴과 투자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특히 하반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IMA 사업 준비와 기업금융 경쟁력 확보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배 대표는 리테일과 WM, 경영관리 부문을 맡아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다지는 역할을 수행한다. 최근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가 브로커리지 중심에서 자산관리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만큼 고객 자산 확대와 수익 다변화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두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각자대표 체제는 회사를 둘로 나누는 구조가 아니라 전문성과 책임을 명확히 하면서 성과는 하나로 만드는 운영체제"라며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수익성과 지속 가능한 이익 체력을 갖춘 회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내부통제 회복과 실행력이 첫 시험대
새 수장들은 가장 먼저 사업 간 시너지 확대와 자본 효율성 제고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고객 자산 확대가 IB 투자기회 확보와 운용 성과 개선으로 이어지고, 다시 운용 성과가 고객 자산 증가를 견인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업별 칸막이를 줄이고 자본 배분 체계를 수익성과 효율성 중심으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IMA 사업 역시 새 경영진 전략의 핵심 축이다. IMA는 고객 예탁금을 기업금융과 다양한 투자 자산에 운용하는 초대형 IB 전용 상품으로, 발행어음 이후 증권사들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이 IMA 제도 도입을 추진하면서 자기자본 경쟁력을 갖춘 대형 증권사들은 시장 선점을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이 강점으로 꼽히는 IB와 업계 상위권 WM 역량을 결합해 차별화된 상품 공급과 고객 자산 확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경쟁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AI 전환도 새 경영진이 제시한 핵심 과제다. 두 대표는 AI를 단순한 업무 자동화 수준이 아니라 임직원의 판단과 생산성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로 규정했다. ▲리서치 ▲자산관리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등 전사 업무에 AI를 적극 접목하는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와 금융보안 원칙을 기반으로 한 책임 있는 AI 활용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증권업계 전반에서 생성형 AI 도입 경쟁이 본격화되는 만큼 업무 효율성뿐 아니라 고객 서비스 경쟁력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각자대표 체제의 성패는 결국 실행력에서 갈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수년간 IB와 WM을 양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오며 업계 상위권 경쟁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초대형 IB 간 자본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IMA 등 신규 사업이 본격화되는 데다 금융당국의 내부통제 강화 기조까지 이어지면서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수익원 다변화와 자본 효율성 제고, 리스크 관리 역량을 함께 입증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두 대표 역시 내부통제를 핵심 경영 축으로 제시했다. 영업 초기 단계부터 리스크 점검과 고객 관점의 검증 절차가 작동하는 체계를 구축해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고 고객 신뢰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함께 선임된 검찰 출신 안성욱 사외이사도 내부통제 강화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부산지검과 서울동부지검 등을 거친 안 사외이사는 법률 전문성과 풍부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준법감시와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에 기여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각자대표 체제가 사업별 전문성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신재욱 대표가 IB와 운용 등 성장 사업을, 배광수 대표가 리테일과 WM, 경영관리를 맡으면서 책임경영 체계는 한층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다만 각 부문의 이해관계를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해 시너지를 창출하느냐가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각자대표 체제는 권한을 나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전문성을 높여 실행력을 강화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IMA 사업과 WM 경쟁력 강화, 내부통제 고도화 등 굵직한 과제를 얼마나 빠르게 성과로 연결하느냐가 새 경영진의 첫 성적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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