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수협은행 미래 이끌 적임자는?…‘연속성’ 시험대 오른 신학기
- 총자산 첫 70조·상반기 세전익 2034억원…연임 성적표 주목
IRB 승인·비은행 확장 성과…‘질적 성장’ 이끌 리더십 관건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차기 Sh수협은행장을 가리는 최종 면접이 9월 21일 진행된다. 신학기 현 행장을 비롯한 후보 6명이 모두 면접 대상에 오른 가운데, 이르면 22일 수협은행을 이끌 차기 수장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번 인선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신 행장의 연임 여부다. 신 행장이 다시 행장에 선임되면 2016년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에서 분리돼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첫 연임 사례가 된다. 임기 중 총자산 70조원 시대를 열고 자본여력을 확대한 신 행장의 경영 성적표와 사업 연속성이 연임 여부를 가를 주요 평가 요소로 꼽힌다.
이번 공모에는 신 행장과 정철균·박양수 전 수협은행 부행장 등 내부 출신 3명,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과 강철승 한국수산정책포럼 대표, 이형승 BNK증권 사외이사 등 외부 출신 3명이 이름을 올렸다.
63조→70조로 몸집 키워…신학기 성적표는
신 행장 체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외형 성장이다. 수협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63조3000억원이던 총자산은 올해 상반기 70조원으로 6조7000억원(10.6%) 증가했다. 수협은행이 총자산 70조원 고지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이익도 30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세전 당기순이익은 312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986억원에 이어 상반기에는 2034억원의 세전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자산 성장과 함께 안정적인 이익 창출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수협은행 측 설명이다.
신 행장 체제에서 비은행 사업 확대에 첫발을 뗀 것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수협은행은 지난해 9월 트리니티자산운용을 인수해 수협자산운용을 출범시키며 첫 자회사를 품었다. 인수 이전인 2024년 말 5억2000만원의 세전손실을 기록했던 수협자산운용은 올해 6월 기준 66억5000만원의 세전이익을 냈다.
운용자산(AUM)도 인수 당시 약 1500억원에서 올해 6월 3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은행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첫 인수·합병(M&A)가 초기 성과를 내기 시작한 셈이다. 수협은행은 자산운용사에 이어 경쟁력 있는 비은행 금융회사 인수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IRB 승인으로 자본여력 확대…다음 승부는 ‘질적 성장’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신용리스크 내부등급법(IRB) 승인을 받은 것도 신 행장 체제의 주요 성과다.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면 은행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해 위험가중자산을 보다 정교하게 산출할 수 있다. 수협은행은 IRB 승인 이후 총자본비율이 약 4%포인트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자본비율 개선은 향후 성장 전략과도 맞물린다. 확보한 자본여력을 바탕으로 기업금융을 확대하는 한편 추가 M&A 등 신규 사업에 투입할 수 있어서다. 신 행장이 행장 취임 이전인 2020년부터 수석부행장으로 전략·재무 등을 담당해왔다는 점도 장기간 준비가 필요한 IRB 도입과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경영 연속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디지털 전환도 진행 중이다. 수협은행은 올해를 생성형 인공지능(AI) 내재화의 원년으로 정하고 업무지식 검색과 데이터 분석 등에 AI를 적용하는 전사 AX(AI 전환)를 추진하고 있다. 기업인터넷뱅킹 재구축 등 기업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디지털 채널 개편도 병행하고 있다.
다만 몸집이 커진 만큼 차기 행장의 과제도 무거워졌다. 자산 증가를 안정적인 수익성으로 연결하면서 건전성을 관리해야 하고, 비은행 사업 역시 초기 외형 확대를 넘어 지속적인 이익을 내는 수익원으로 안착시켜야 한다. 확보한 자본여력을 어디에 배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지도 숙제다. 외형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하는 시점인 셈이다.
수협은행 입장에서는 앞으로 2년이 그동안 확보한 성장 기반을 실제 수익으로 연결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IRB 승인으로 넓어진 자본여력을 기업금융과 신규 사업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분할지, 첫 비은행 자회사인 수협자산운용의 성장세를 그룹 차원의 시너지로 연결할지가 관건이다. 단순히 자산 규모를 키우는 것을 넘어 은행과 비은행을 아우르는 수익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첫 연임이냐 새 리더십이냐…‘연속성’이 관건
이번 인선은 신 행장의 지난 2년간 성과를 평가하는 동시에 수협은행의 다음 성장 전략을 선택하는 성격도 갖는다. 신 행장에게는 내부 사정과 진행 중인 사업을 잘 알고 있다는 점과 경영 연속성이 강점이다. 반면 외부 출신 후보들은 새로운 시각과 금융권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의 필요성을 내세울 수 있다.
최종 관문은 은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다. 행추위는 정부 측 추천 사외이사 3명과 수협중앙회 측 추천위원 2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된다. 최종 후보로 낙점되려면 5명 가운데 4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과거 수협은행장 인선에서도 후보가 필요한 표를 얻지 못해 재공모가 진행된 전례가 있는 만큼 막판까지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협은행은 자산 성장과 자본여력 확대를 바탕으로 비은행 사업까지 확장하면서 새로운 성장 단계에 들어선 상황”이라며 “현재 추진 중인 사업들이 본격적인 성과로 이어져야 하는 시점인 만큼 차기 행장에게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는 것 못지않게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경영 연속성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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