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410조원 생산적·포용금융 약속한 4대 금융…성적표는 누가 채점하나
- [착한 경쟁, 생산적금융]①
공급 목표 KB·신한 110조원…하나 100조·우리 90조원
목표 경쟁 본격화…그룹별 누적 실적 공개는 제한적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금융의 물길을 바꾸려는 경쟁이 시작됐다. 부동산과 가계대출 중심이던 자금을 첨단산업·벤처·지역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은 2030년까지 생산적·포용금융에 총 410조원을 공급하겠다고 내걸었다. 목표액 경쟁의 다음 단계는 약속한 자금이 현장에 제대로 흘러갔는지를 증명하는 일이다.
목표액은 KB·신한…자본 대비 규모는 우리금융 공격적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민간금융과 정책금융을 합한 금융권은 생산적금융 분야에 향후 5년간 총 1560조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민간금융이 628조원, 정책금융이 932조원을 맡는다. 금융위가 중간 점검을 통해 제시한 금융권 생산적금융 공급액은 올해 5월 말 약 150조원에서 7월 말 272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금융권의 5년 공급계획은 불과 두 달 사이 310조원 커졌다. 금융위는 지난 7월 민간금융 624조원과 정책금융 626조원 등 총 1250조원 규모의 계획을 제시했지만, 이후 기존 금융기관의 공급계획 확대와 수출입은행·수협은행·삼성증권 등의 신규 참여를 반영해 1560조원으로 늘렸다.
생산적금융은 부동산·가계대출에 쏠린 자금을 인공지능(AI)·반도체·방산·에너지·벤처 등 기업의 성장·혁신 분야로 돌리는 정책 방향이다. 금융이 단순한 자금 공급자를 넘어 산업 경쟁력과 일자리 창출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취지다.
금융권에선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이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이 2030년까지 제시한 생산적·포용금융 총공급 목표는 410조원이다. 생산적금융은 미래 산업과 혁신기업 지원에, 포용금융은 금융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의 금융 접근성 개선에 초점을 둔다. 규모 기준으로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이 각각 110조원으로 공동 1위이며 하나금융 100조원, 우리금융 90조원 순이다.
목표 순위와 자본 대비 공급 계획의 상대적 크기는 엇갈린다. 대출과 투자는 자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위험가중자산을 키울 수 있는 만큼, 금융회사의 손실흡수 여력을 보여주는 보통주자본(CET1) 규모와 함께 볼 필요가 있다. 4대 금융의 5년간 생산적·포용금융 목표를 각 사의 6월 말 CET1 자본과 단순 비교하면 우리금융이 2.7배로 가장 컸다. 하나금융은 2.5배,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2.2배다.
절대 목표액은 KB금융과 신한금융이 가장 크지만, 핵심 자본 규모를 감안하면 우리금융이 상대적으로 가장 공격적인 공급 목표를 제시한 셈이다. 이는 각 금융그룹이 보유한 핵심 자본에 비해 어느 정도의 자금공급 계획을 세웠는지 가늠하기 위한 상대 지표다. 다만 누적 공급목표와 특정 시점 자본을 단순 비교한 수치인 만큼, 실제 자본 부담이나 필요 자본 규모를 뜻하지는 않는다.
우리금융, 성과 적극 홍보…당국, 백서·연차보고서 추진
우리금융은 드물게 그룹 차원의 중간 실적을 공개했다. 지난해 9월 ‘미래동반성장프로젝트’를 출범한 뒤 1년간 생산적금융 33조3000억원과 포용금융 1조4000억원 등 총 34조7000억원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5년 목표 90조원의 38.5%에 해당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발표한 ‘미래동반성장프로젝트’와 관련해 매달 개최하는 ‘첨단전략산업금융협의회’를 통해 성과를 점검하고 있다”며 “이번 실적 공개는 프로젝트 출범 1주년 성과 점검과 그룹 차원의 추진 현황 공유를 위한 것으로, 정례화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그룹 전체 누적 공급액 대신 일부 지표만 공개했다. 올해 7월 말 기준 기업대출 증가분 5조9000억원 가운데 4조7000억원이 생산적금융 관련 대출로 공급돼 전체 증가분의 79%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주 내 생산적금융 추진단을 중심으로 은행·증권·캐피탈·자산운용 계열사가 참여하는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그룹과 주요 자회사 임직원 평가(KPI)에도 관련 실적을 연계하고 있다.
당국은 금융사별 추진 경과와 성과를 공개하는 틀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오는 12월 생산적금융의 정의·범위·목표·조직·우수사례 등을 담은 백서를 발간하고, 내년 5월에는 연간 실적을 담은 연차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금융위는 금융권에 단순한 대출 확대가 아닌 생산적금융 역량의 내재화를 주문하고 있다. 또한 국민성장펀드 참여 금융기관에 적용 중인 투·융자 면책에 이어 생산적금융 전반의 추가 면책 방안도 검토 중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9월 열린 ‘생산적 금융 협의체 5차 회의’에서 지난 1년간 정부와 금융권이 함께 생산적 금융을 설계하고 추진함에 따라, 금융권 및 산업경제 전반에 생산적 금융이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무늬만 생산적 금융’이 아니라 생산적 금융 역량이 내재화·체계화되도록 금융권의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고형암 앞에 무력했던 기적의 항암제…‘이중사슬’에 건 승부수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원래 그런 성격 아닌데.." 함성 내지른 삼성 이승민 “KS에서 네 번 더 포효할게요” [IS 인터뷰]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공정위 경고·제재에도…'납품 갑질' 반복한 쿠팡[only이데일리]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무료 내비에 8000억?"…골드만삭스가 '티맵' 사려는 이유[마켓인]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대원제약 '펠루비' 관절염 넘어 수술 통증까지…18개국 수출 승부수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