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줍줍 타이밍” vs “삼전 7만원·닉스 20만원”…급락장에 엇갈린 투자 조언
- [송현주의 재.밌.돈]
삼성전자 7만원·SK하이닉스 20만원 적정가 주장에 고평가 논쟁
KB증권 “11~12월 W자형 반등”…AI·메모리 호황 지속 전망
투자의 방식은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정형화된 재테크 공식을 벗어나, 이제는 각자의 목적과 속도에 맞춘 자산 운용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재.밌.돈’은 단기 수익률에만 집중하지 않습니다. 돈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방향으로 굴릴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지금 ‘재밌게 돈 굴리는 법’을 함께 탐색해봅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지금이라도 팔아야 할까, 아니면 더 사야 할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의 계산기가 바빠졌다. 그런데 전문가들의 계산 결과는 더 혼란스럽다. 한쪽에서는 삼성전자 7만원, SK하이닉스 20만원이 적정주가라며 거품 붕괴를 경고하고, 다른 쪽에서는 지금이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라며 반등을 점친다. 같은 기업을 놓고도 적정주가와 목표주가가 몇 배씩 벌어지는 상황이다. 과연 누구의 전망이 맞을까.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주를 둘러싼 전망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느냐다.
SK하이닉스 연구원 출신인 이주완 인더스트리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적정주가를 각각 7만원과 20만원으로 제시했다. AI 열풍으로 급등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정상화되면 기업들의 이익과 주가도 과거 수준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현재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을 두고 "모래성같이 신기루처럼 없어질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구조적인 수요 증가뿐 아니라 생산량 조절에 따른 공급 부족에서 비롯된 만큼, 공급이 정상화되면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KB증권은 정반대의 전망을 내놨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60만원과 350만원으로 유지하며 11~12월부터 'W자형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우려의 정점을 통과한 것으로 판단돼 하락 위험보다 상승 여력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KB증권은 AI 추론 시장 확대와 HBM 생산 증가에 따른 범용 메모리 공급 제약이 반도체 가격 상승을 뒷받침할 것으로 분석했다. 2027년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전년 대비 각각 40%, 32%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HBM 가격 상승률 전망치는 121%에 달한다.
목표주가 올려도 '보유'…삼전·닉스 투자 전략 달라야
증권가 내부에서도 낙관론의 온도 차는 뚜렷하다. 반도체 업황의 성장 가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재 주가에 반영된 기대 수준과 향후 실적을 둘러싼 위험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65만원으로 높이면서도 투자의견은 '보유'로 유지했다. 메모리 업황 개선에 따른 실적 성장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수요 둔화와 AI 기업들의 신용위험을 경계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AI 투자가 실제 수익 창출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AI 관련 기업들의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하면 설비투자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 이는 HBM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고영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57만원에서 44만원으로 낮추면서도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조정하면서도 HBM 경쟁력 회복과 파운드리 사업 성과에 따른 추가 상승 가능성은 열어둔 것이다.
이들은 두 기업의 사업 구조가 다른 만큼 투자 전략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와 파운드리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주요 변수인 반면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시장에서 확보한 경쟁 우위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란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주가 하락 폭보다 실적 전망의 변화가 중요하다. 주가가 급락하더라도 예상 영업이익과 주당순이익(EPS)이 유지된다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주가 하락과 함께 이익 추정치까지 낮아진다면 단순히 고점 대비 많이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저평가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조언이다.
일각에선 투자 시점도 구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규 진입을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메모리 가격과 기업별 실적 전망을 확인하면서 분할 매수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 이미 상당한 물량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추가 매수에 앞서 반도체 업종의 투자 비중과 손실 감내 수준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전문가들의 투자 조언도 엇갈린다. 이민희 연구원은 메모리 수요 둔화와 AI 기업들의 신용위험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반면 고영민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 경쟁력 회복과 파운드리 사업 개선 가능성에 주목하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이창민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우려의 정점을 통과한 것으로 판단돼 하락 위험보다 상승 여력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며 반도체주의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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