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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Tech - 토종 헤지펀드 수익률 절반이 마이너스

Money Tech - 토종 헤지펀드 수익률 절반이 마이너스

1년 사이 운용사별 성과 양극화 두드러져…전체 규모는 1조원대로 커져



한국형 헤지펀드가 출범 1주년을 맞았다. 설정액 1조원을 돌파하며 덩치를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태반이 원금을 까먹어 수익률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총 19개 한국형 헤지펀드들 중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헤지펀드는 9개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양극화 추세 속에서 전체적인 수익률 역시 좋지 않았다. 헤지펀드 수익률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는 롱숏(주가 변동의 영향을 최소화하기위해 포트폴리오의 노출액을 인덱스 선물을 통해 조절하는 헤지 전략. 고평가 주식을 차입매도하고 저평가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기법 등 4가지 전략이 있다) 전략의 실패가 꼽힌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10개 펀드 가운데 8개가 롱숏 전략을 구사했다. 미래에셋운용의 헤지펀드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이지스 롱숏은 11월에 청산절차를 밟았다.

롱숏 전략은 매니저의 판단에 따라 강세가 예상되는 종목을 매수하고 약세를 보일 것 같은 주식은 공매도 등을 통해 매도하는 방식이다. 국내 증권 및 운용사들이 매도를 의미하는 ‘숏’ 부문의 분석에 취약했던 점이 수익률로 드러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A 자산운용사 대표는 “헤지펀드는 최소 시중 이자율 수준의 절대수익을 꾸준히 추구해야 하는데 수익률이 -5% 이하에 그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롱숏이 결코 쉬운 전략이 아닌데 지나치게 쉽게 생각하고 접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관계자는 “롱숏 전략을 시뮬레이션으로 돌렸을 때 수익률이 좋지않았음에도 무작정 시작하고 본 곳도 있다”며 “외국의 경우 10년차 이상의 베테랑 매니저가 헤지펀드 운용에 나서는 게 일반적인데 국내 일부 운용사에서 주니어급 매니저들을 대거 투입한 게 자충수로 작용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몸집 불리기는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11월 30일 기준 시중에 출시된 19개 한국형 헤지펀드의 설정액은 1조175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출시 당시(1490억원)보다 덩치가 7배 가까이 커졌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1년 만에 1조원을 모은 성과는 나쁘지 않기에 1~2년 정도 트랙레코드(거래실적)를 쌓으며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 유치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수익률 부진은 주식 시장이 안 좋은 와중에 금리까지 떨어지는 등 환경이 도와주지 않은 측면도 크다”고 말했다.



롱숏 전략 일색이라 부진운용사별 실적 양극화 현상도 눈에 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모든 헤지펀드가 설정 후 5%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11월 말 기준). 반면 KDB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동양자산운용의 경우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출범 1년 동안 운용사별로 자리를 잡아 가는 곳과 적응 못하는 곳이 구분되기 시작했다.

이런 경향은 추세적으로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미래에셋운용과 삼성운용의 헤지펀드는 7월에도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그리고 11월에는 상승폭을 더 키웠다. 마이너스 일색이었던 KDB운용, 동양운용, 신한BNPP운용의 헤지펀드는 낙폭이 더 커졌다.

펀드별 수익률 1위였던 삼성운용 ‘H클럽 에쿼티헤지’의 수익률은 7월 7.2%에서 11월 8.35%로 올랐다. 같은 운용사의 ‘H클럽 오퍼튜니티’도 1.7%에서 5.23%로 높아졌다. 미래에셋운용의 ‘스마트Q 오퍼튜니티’는 3.4%에서 6.31%로, ‘스마트Q 토탈리턴’ 역시 3.2%에서 5.78%로 수익률이 좋아졌다.

11월 말 기준 수익률 최하위인 KDB운용의 ‘파이오니어 롱숏 뉴트럴’은 같은 기간 -7.0%에서 -11.1%로 악화됐다. 신한BNPP운용의 ‘명장 한국주식 롱숏(-3.9%에서 -8.6%), 동양운용의 ‘마이 에이스 일반형’(-0.6%에서 -4.4%) 등도 마찬가지였다.

설정액도 수익률에 비례했다. 특히 미래에셋운용의 11월 말 전체 설정액은 3857억원으로 7월(2425억원) 대비 60% 가까이 늘었다. 9월 설정 이후 8.1%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브레인자산운용의 ‘백두’에도 2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들어왔다. 하지만 수익률 하위권을 기록했던 운용사들의 헤지펀드에서는 소폭이지만 자금이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전체 헤지펀드 규모가 6600억원대에서 1조원대로 커졌다.

수익률 면에서 오점은 남겼지만 헤지펀드 시장 진입에 대한 수요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내년 헤지펀드 진입 수요는 23개사(자산운용사 12, 증권사 5, 자문사 6)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헤지펀드 시장 진입 촉진을 위해 ‘자산운용사 수탁고 10조원 이상’ 등의 진입장벽을 폐지하거나 완화함에 따라 업계 관심도 커졌다.

특히 11월 삼성증권이 국내 기관투자자 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11.8%가 대체상품으로 한국형 헤지펀드를 선호한다고 꼽았다. 사모펀드(PEF, 43.5%), 부동산(15.3%), 유전(12.9%)에 이은 4위 수준이다. 기관투자자들의 전망 역시 밝은 편으로 분석되고 있다.



내년 23개사 추가 진입 전망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는 운용사로는 KDB대우증권과 대신증권의 헤지펀드 자회사가 꼽힌다. 금융당국의 본인가 발표만을 남겨두고 있지만 두 증권사가 소액채권 담합 건에 휘말리며 절차가 미뤄지고 있다. 이외에도 트러스톤자산운용이 롱숏전략 헤지펀드를 출시한다는 내부 방침을 확정했으며 하이자산운용, 코스모자산운용 등도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 두드리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의 임원은 “금융위가 밝힌 헤지펀드 진입 수요가 생각보다 많아 놀랐다”며 “액티브펀드 등의 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을 기대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에는 헤지펀드 운용사가 증가하며 롱숏 전략에 대한 의존도도 낮아져 투자자들의 상품 선택권 폭이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본인가를 기다리는 KDB대우증권과 대신증권 자회사는 롱숏 전략 외에도 멀티전략, 이벤트드리븐, 주가연계증권(ELS) 구조화 상품 등의 운용에 대한 준비를 마쳤다. 트러스톤운용이 선보일 롱숏 전략 헤지펀드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이 운용사는 롱숏전략 기반의 ‘다이나믹 코리아 펀드’를 내놓고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14.32%(9월 기준)의 수익률을 달성해 아시아 이머징 국가에 투자하는 헤지펀드 중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금융당국은 투자 저변 확대가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헤지펀드 시장이 2~3년 내에 3조~5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제 1주년인 만큼 수익률과 성과 등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며 “규모 확대뿐만 아니라 상품 다양화 등 질적인 측면의 발전도 이뤄져야 국내뿐만아니라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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