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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Review - 엔화 약세 주춤하면 한국 증시 반등 가능성

Money Review - 엔화 약세 주춤하면 한국 증시 반등 가능성

일본은행 양적 완화에 국내 자산가 문의 빗발쳐 일본에 거액 투자는 삼가야



일본은행(BOJ)은 2년 내 물가상승률 2%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이른바 ‘양적·질적 금융 완화’ 조치를 4월 4일 발표했다. 구로다 총재의 강력한 통화 완화 정책에 따라 엔화 약세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일본은행 회의 결과 발표 직후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넘치는 엔화는 미국·유럽·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흘러간다. 일본주식시장은 미국과 더불어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금융완화정책에 힘입어 당분간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이 공동으로 디플레이션을 타개하려고 노력할수록 엔화 약세는 심화될 것이다.

이는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과 함께 우리 나라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자금시장 측면에서는 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행위) 자금 유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외국인의 원화 채권 매수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넘나들면서 거액 자산가의 문의도 빗발쳤다. 엔화 약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기존에 가입한 일본 펀드를 지금 털고 나와야 하는가? 일본 증시가 많이 올랐는데 지금 투자해도 늦지 않은가? 엔화가 있는데 지금이라도 처분해야 하나? 우리나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엔화 약세에 힘입어 일본 부동산과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하는데 부동산에 투자해도 되는가? 이처럼 일본의 통화정책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만큼이나 자산관리에 미치는 영향도 클 수밖에 없다.



엔화 약세 흐름 당분간 이어질 듯엔화 약세를 두고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엔화 약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이다. 자산관리와 별개로 환율이 어떻게 될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떨지 궁금해한다. 이번 일본은행의 정책 회의를 앞두고 금융시장은 이미 엔화 약세에 배팅했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여전히 불확실한 유럽 변수와 한국·중국을 비롯한 주변국과 환율 마찰 등으로 엔화 약세 속도는 점차 느려질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엔화 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급여소득자의 가처분소득 감소 부담, 국제신용평가사의 재정 건전성 관련 신용등급강등 우려, 무역상대국인 유럽·미국과 마찰 가능성 등으로 강력한 엔화 약세 유도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산가들은 “기존에 가입한 일본 펀드를 지금이라도 털고 나와야 하는가?”도 많이 묻는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조금 더 지켜봐도 괜찮을 것 같다. 예를 들어 2006년 1월에 가입한 일본 주식형 펀드는 50% 넘게 손실을 기록하며 속을 썩이다가 최근 일본 증시 급등으로 손실률이 30%로 줄었다. 반도 안되던 원금이 70%까지 회복되면서 지금이라도 털어야 할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금융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엔화 약세이고, 우리나라는 북한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덤으로 안고 있다.

엔화 약세에 힘입어 일본 증시는 연일 상승을 거듭하는데 코스피 지수는 1900선을 위협받는다. 일본의 엔화 약세 조치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지는 불투명하지만 이번 조치의 규모와 내용으로 미뤄볼 때 적어도 7월 선거까지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의 폭이 엔화 약세의 폭보다 크고 속도도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일본 주식시장이 이미 저점 대비 50% 이상 상승한 부담이 있고 상승 속도도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의 여력이 있다고 본다. 다만, 투자 성향상 최근 급등에 부담이 과도하다고 느끼거나 펀드 투입 자금이 거액이라면 주가가 오를 때마다 조금씩 분할 환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엔화 약세와 일본 주가 상승과 관련 자산가들은 “지금이라도 일본 펀드에 가입해야 하는가?”도 많이 물어본다. 신한금융그룹의 4월 투자가이드에 따르면 단기적으로 미국·일본 등 선진시장은 유망하나 한국·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과 원자재 시장은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재정 문제가 여전히 걸림돌이지만 경제 전반이 조금이나마 살아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국 증시가 연일 전고점을 갱신했다. 일본 또한 엔화 약세의 후광에 힘입어 투자가 확대되고 수출 경쟁력이 회복되는 등 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면서 주가가 계속 올랐다. 일본 주식시장이 저점 대비 50% 이상 상승했지만 강력한 이번 조치로 추가 상승의 여지가 있다.

다만, 급등에 따른 조정 우려와 여전히 불안한 유럽 문제 등을 감안하면 엔화 약세의 속도와 더불어 주가 상승의 속도 역시 완만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중·단기적으로 목표수익률을 낮추고 자산의 10% 내외 비중으로 투자하는 건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다만 기대수익률을 너무 높이 잡고 거액을 투자하거나 너무 많은 비중을 투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국내 주식시장은 엔화 약세라는 커다란 변수와 더불어 북한 리스크에 시달린다. 북한이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켰지만 ‘예고된 전쟁은 없다’라는 논평도 있듯 실제로 극한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작다. 북한 리스크가 한국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지 않지만 역사적 경험에 비춰 볼 때 지정학적 리스크는 소멸할 때까지 기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따라서 엔화 약세에 따른 한국과 일본 증시의 엇갈림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엔화 약세의 속도가 줄어들면서 코스피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주가 떨어질 때마다 분할매수 권장단기적으로는 국내 증시가 고전하겠지만 장기 투자의 관점에서 코스피 1900선은 투자의 기회가 되는 구간이다. 1900선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8.6배가 걸려 있는데, 이것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국내 상장기업 총 순이익이 50조~60조원을 기록할 당시의 밸류에이션이다.

올해 총 순이익이 110조원으로 추정되는데 경험적인 추정 오차를 감안하더라도 100조원의 기업이익을 보유한 시장이다. 아무리 북한 리스크와 엔화 약세가 부정적으로 작용해도 50조원을 벌던 밸류에이션 이하로 내려가는 것은 넌센스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본다면 코스피 1900선은 펀드 투자의 기회다.

다만, 북한 리스크가 예전 상황과 다르게 민감하게 작용하고, 엔화 약세의 영향이 어떨지 조금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목돈을 일시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코스피 1900선 근처에서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조금씩 분할 매수하는 게 바람직하다. 단기적으로 자동차·전자처럼 엔화 약세로 부정적 영향을 받는 업종보다는 엔화 약세의 영향을 덜 받는 내수 중심의 업종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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