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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 이익 못내는 기업 쳐다보지도 말라

Stock - 이익 못내는 기업 쳐다보지도 말라

업종 간 이익 양극화 심화 … 화학·철강산업 회복 당분간 어려울 듯



우리나라의 1분기 성장률이 발표됐다. 지난해 4분기보다 0.9%가 증가했다. 시장 예상을 상회한 수치로 ‘경제가 바닥을 지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기대를 불러 일으킬 정도다. 긍정적인 변화임에 틀림없지만 아직 추세 변화를 기대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전년비 성장률이 4분기와 동일한 수준에 그친 때문이다. 국내 경제 변화 가능성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미국은 1분기에 2.5% 성장했다. 시장 예상치가 3.1%였던 걸 감안하면 실망스런 결과다. 질적인 측면도 좋지 않았다. 성장의 상당 부분이 기업 재고 증가 같은 계절적 요인 덕이었다. 연방정부예산 삭감에 따른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소득 불균형으로 소비 여력이 줄어드는 걸 감안하면 2분기에 미국의 성장률은 다시 1%대로 낮아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경제 수치와 달리 주가는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경제 지표가 발표되던 날 주가가 일시 흔들렸지만 이내 제자리를 찾았다.



주가가 경기보다 늦게 움직이기도주가가 경기에 선행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가끔 반대 경우가 발생한다. 이런 현상은 주로 대세 상승 막바지에 나타난다. 주가 상승으로 투자심리가 강해지고 유동성이 더해질 경우 나온다. 1989년 우리나라의 주가 하락이 여기에 해당한다. 경기는 1988년 1분기부터 둔화됐지만, 주가는 경기 둔화에도 1년 넘게 계속 올랐다. 경제와 주가 사이에 차이가 생긴 건 3년 넘는 상승으로 긍정적 시각이 일상화된데다 1988년에 금리 자유화를 염두에 두고 유동성을 대량으로 공급해서다.

미국에서도 주가가 경기보다 늦게 움직인 예가 있다. 2011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당시 S&P가 생각지도 못한 충격을 시장에 안겨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실상은 저변에 깔린 경제 둔화 탓이 컸다. 주가 하락은 경기둔화가 부채한도 협상과 신용등급 강등을 통해 표면화된 결과일 뿐이다. 1987년 블랙 먼데이도 같은 경우에 해당한다. 지나친 전산 매매가 20% 넘는 폭락을 가져온 주범이라 결론냈지만, 수개월 전부터 선행경기가 둔화되는 등 문제가 커졌다.

주가를 예측하려면 경제 상황과 주가 수준에 대한 종합적 판단이 있어야 한다. 국가별 상황을 살펴 보면 미국은 아직 주가가 경기 둔화를 반영하지 못했다. 최근까지 미국 경제는 제조업·주택·소비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3월 들어 이들 부문 모두 약화됐다. 누적된 모멘텀 둔화가 재정정책 변화와 만나 본격적인 경기 둔화로 이어진 것이다. 이에 비해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계속 갈아치우는 등 여전히 하락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유럽은 주가보다 경제 탄력이 떨어지는 게 문제다. 남부 유럽에서도 금융 여건 개선에 따른 경기 회복이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엔 독일 경기가 둔화됐다. 독일이 유럽에서 지배적 위치에 있는 만큼 주식시장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중국도 부진한 경기 회복에 대한 주가 반영이 끝났지만, 경제가 모멘텀을 찾지 못했다. 중국은 선진국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와 경기 부양 중단 위험에 직면했다. 주가가 워낙 낮아 2분기 중 바닥을 만들 것으로 보이지만 속도감 있는 회복은 기대하기 힘들다.

우리나라 경제는 선진국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1분기 숫자를 통해 경제가 더 나빠지지 않을 거란 확신이 들지만, 빠른 회복을 기대하긴 힘들다. 기본적으로 저성장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가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각국의 사정을 감안할 때 당분간 주식시장에 신중하게 접근했으면 한다. 선진국 주식시장이 경기보다 늦게 움직여 변동성이 갑자기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GS건설의 실적 둔화는 주식시장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금융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뢰도에 금이 갔기 때문이다. 그 효과는 경기 민감주를 중심으로 나타났다. 당분간 이익 안정성이 높은 업종과 그렇지 못한 업종 사이에 성과 차이가 벌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3월까지 만연한 이익 안정 업종과 경기 민감 업종 간 공존 분위기는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다.



이익 느는 종목 찾기 어려워경기 민감주의 이익 안정성이 떨어진 만큼 소재·산업재 업종의 비중을 축소하는 게 좋다. 1분기 실적을 통해 화학·철강 같은 소재 업종은 좀처럼 이익 개선이 힘들다는 한계가 드러났다. 중국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중국 특수가 구조적으로 약화돼 어지간한 경기 회복으로는 이 둘에 의한 공백을 메우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동안 경기 민감주의 공백은 세 가지 형태로 메워져 왔다. 첫째는 정보기술(IT)인데 삼성전자와 각종 부품 업종이 여기에 해당한다. 아직 이들의 모멘텀은 유효한 것 같다. 둘째는 중소형주로 이제 고민스런 상황에 부딪쳤다. 이 주식들의 투자 지표가 상당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수급에 문제가 없어도 가격 부담이 계속된다면 보유 기간을 짧게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지금 중소형주가 이런 상태로 내몰렸다. 마지막은 이익 안정성이 돋보이는 내수주였다. 이 또한 최근에 주가 부담이 커졌다.

투자 종목을 선택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으로 지난 몇 년간 투자가 이 방법에 의해 이루어졌다. 두 번째는 가격이 낮은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다. 주가가 갑자기 하락해 기존에 익숙한 가격과 지금 주가 사이에 현저한 차이가 발생할 경우 이에 해당하는 종목을 골라내는 방법이다. 이는 부도나 산업 구조 붕괴 같은 위험이 없는 종목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대형주에서나 적합한 투자법이다.

지금까지 투자는 실적 중심이었다. 이익 모멘텀이 새롭게 형성되거나, 기왕에 축적된 이익 모멘텀이 강해지는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 했다. 당분간 기업 실적과 함께 가격까지 고려해 투자 종목을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국내외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이익이 인상적으로 늘어나는 종목을 찾기 어렵다. 이에 비해 이익 감소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종목이 늘었다. 이들은 기업 내용상 언제든지 반등이 일어날 수 있는 주식이다. 이런 단기 매매까지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 답답하지만 이도 하나의 시장 상황인 건 분명하다.



경기종합지수란
현재 경기 상태를 판단하거나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위한 대표적인 지표다. 경기 동향을 예측하는 데 쓰이는 ‘선행지수’, 현재의 경기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동행지수’, 경기 동향을 확인하는 데 이용되는 ‘후행지수’가 있다. 우리나라 3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월보다 0.4포인트 내려갔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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