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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 연말 투자 대안은 중·소형주

Stock - 연말 투자 대안은 중·소형주

코스피 박스권(2050선) 뚫지 못해 2000선 경계로 힘겨루기 할 듯



코스피 지수가 다시 힘을 잃었다. 2050선에서 나올 매물의 상당 부분이 2000선에서 나왔기 때문에 2050을 어렵지 않게 넘을 거라 예상했는데 강한 저항에 부딪치고 있다. 만일 이번에 박스권을 뚫고 나가지 못한다면 올해 안에 새로운 상승은 힘들 걸로 봐야 한다. 주가가 전고점까지 다시 한번 올라갈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반등일 뿐 새로운 상승이 아니다. 수급이 급변한 게 주가 상승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이 됐다.

외국인의 일방적인 매수가 끝나고 11월 들어 매수-매도가 엇갈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아직 매도 규모가 작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지만, 수급 변화로 인한 신호 효과까지 무시할 수는 없다. 외국인이든 기관이든 매수를 지속하다 매매 형태를 바꿀 경우 그 영향이 두 배가 된다. 기존의 매수 규모에 매도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심리적 부담까지 가세하면 주식시장에 상당히 압박이 될 수밖에 없다.



외국인 매수 재개될 요인 없어과거 예를 보면 외국인의 집중적인 매수가 끝난 후 곧바로 매수가 재개된 경우가 거의 없다. 첫 번째 매수를 통해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인 요인 대부분이 충족되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두 달 넘는 매수를 통해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인 이유의 대부분 이 가격에 반영됐다.

매수가 다시 시작되려면 국내 경기가 바닥을 통과했다거나 다른 신흥시장 국가에 비해 우리 경제의 안정성이 높다는 기존 매수 논리만으로는 부족하다. 새로운 요인이 나와야만 하는데 당장 마땅한 이유를 찾기 힘들다.

3분기 실적도 상승을 가로막은 요인이다. 200개 상장기업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 건 물론 2분기보다도 이익이 줄어들면서 상승 동력이 급격히 약해졌다. 외국인 매수가 강할 때는 실적의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매수가 줄면서 위력이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적 둔화의 영향에서 벗어나려면 4분기 실적이 좋아질거란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확신을 줄 정도가 못 된다.

우리 시장의 상승 탄력이 선진국 시장에 비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미국·독일·영국 등 주요 선진국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시장은 9월에 초과 수익을 올린 때문인지 별달리 힘을 못 쓰지 있다. 올 들어 미국 주식시장이 24% 정도 오른 걸 감안하면 조만간 선진국 주가도 조정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국내 시장의 상승 동력이 더 약해질 수 있다.

주가는 오를 수 있는 환경일 때 올라야 한다. 지금이 오를 수 있는 환경인가에 대해 이견이 있지만, 괜찮은 환경이란 점에는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선진국 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투자심리가 상당히 호전된데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도 크다. 이런 상태에서 오르지 못하면 악재 발생 때 오히려 하락할 수 있다. 연말까지 주식시장은 2000선을 경계로 밀고 당기는 국면을 계속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미국의 정치 이벤트가 마무리되면서 선진국 유동성 정책의 향배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논점은 두 가지다. 언제 완화 정책에 대한 수정이 이루어질 것인가? 경제 변수들이 양적완화 축소를 가정해 움직이고 있는가? 미국의 2차 양적완화가 끝날 당시 경제지표들은 종료 수개월 전부터 조정 양상을 보였다.

이는 가계·기업 모두가 1차 양적완화를 겪으면서 경험을 쌓은 결과다. 양적완화정책 변화가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흥미롭게도 현재 미국 경제지표도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음식료·유통·화학·조선주 관심주요 현상을 보면 우선 고용이 약해지고 있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3차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한 올해 중반부터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금융정책이 가까운 미래에 수정된다고 가정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고용을 늘리지 않은 것이다. 이런 분위기가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고용시장 개선이 제한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5월 이후에는 주택시장까지 조금씩 둔화되고 있다.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모기지 시장 수급 악화를 걱정한 때문이다. 이미 미국 건설업자와 주택 구매자가 모기지 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서 8월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현저히 떨어지고 주택 매매 의향이 줄어들고 있다. 금리가 더 이상 내려가기 힘들어 당분간 이런 모습이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고용 악화와 부동산 가격 둔화로 소비심리도 약해지고 있다. 양적완화를 통해 미국의 가계와 기업이 성공적으로 부채를 줄였다. 이제 반대로 양적완화가 축소된다면 이자 부담이 늘고 소비자 신용도 위축될 수 있다. 이미 미국의 소비심리는 이를 반영해 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미국의 가계와 기업은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축소로 인한 막연한 공포가 더 커진 상황이다. 미국의 정치 문제로 조정을 받은 경제지표에 유동성 정책 변화로 인한 경험이 더해지면 올해 연말까지도 지금의 부진한 상태가 개선되기 힘들 걸로 전망된다.

연말까지 투자전략은 두 가지다. 먼저 방어적인 형태로 투자 종목을 구축해야 한다. 음식료 같은 필수 소비재와 유통이 중심이 된 경기소비재, 화학·조선같이 낙폭이 큰 대형주가 여기에 해당한다. 조선·화학주는 3분기 실적이 괜찮을 걸로 전망해 주가가 움직였지만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다. 따라서 상승이 재개되려면 4분기 실적이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혀야 한다.

그러나 이익을 구성하는 산업 변수 동향을 볼 때 실적 회복이 터무니없는 기대만은 아닐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기술(IT)·자동차 등 산업재의 비중은 늘리지 않았으면 한다. 둘 다 주가가 크게 올라 추가 상승하려면 이익의 절대치와 증가율이 동시에 높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에 대한 접근도 고려해 봐야 하다. 대형주 상승이 마무리되면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수익률 게임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증시 환경도 중·소형주에 우호적이다. 5월 이후 대형주 강세로 대형주와 중·소형주 사이에 가격 차가 벌어졌고, 자금 유입이 줄면서 대형주 이외의 투자 대상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투자자들은 한정된 종목을 가지고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소형주가 대안 세력으로 부상할 수 있다. 중·소형주 움직임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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