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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iscope AMNESTY - 푸틴에 반대한 전 러시아 석유재벌의 사면

periscope AMNESTY - 푸틴에 반대한 전 러시아 석유재벌의 사면

석방된 후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호도르코프스키.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는 석유 재벌(러시아 석유 대기업 유코스의 총수였다)로 러시아 최고의 거부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이었다. 그는 탈세와 횡령으로 유죄를 선고 받고 10년 이상 투옥됐다. 그의 변호사 언급을 인용한 러시아 관영 매체에 따르면 호도르코프스키는 2013년 12월 20일 석방됐다. 푸틴이 그의 사면을 허용하는 법령에 서명한 직후였다.

푸틴은 호도르코프스키 본인이 모친의 지병을 이유로 대통령의 사면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사면을 요청했다는 푸틴의 언급은 다소 놀랍다는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호도르코프스키는 푸틴에게 관용을 간청하면 자신의 유죄를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에 절대 그러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코메르산트 신문은 호도르코프스키가 세 번째 기소와 재판을 피하기 위해 사면을 청했다고 보도했다.

크렘린이 발표한 푸틴의 사면령은 이런 내용이다.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미하일 보리소비치 호도르코프스키를 사면하고 추가적인 구금 형태의 처벌에서 면제해주기로 결정했다. 이 사면령은 서명한 날로 발효된다.” 호도르코프스키의 석방 전인 12월 초 여성 펑크록 그룹 푸시 라이엇 멤버들(푸틴을 비판한 공연으로 체포됐다)과 러시아의 북극해 인근 유전 개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체포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회원 30명이 푸틴의 사면령로 석방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 RT 통신에 따르면 정치 논평가들은 푸틴의 사면령과 호도르코프스키의 석방이 다양한 이슈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한 논평가는 최근의 관용 조치가 푸틴의 역점 사업인 소치 동계 올림픽(2014년 2월)을 앞두고 국제적인 호의를 얻으려는 계산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을 둘러싼 문제가 불거진 후 거세진 서방의 비판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도 있을지 모른다고 그는 덧붙였다.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선임 강사이자 국제관계 및 안보 연구원인 마크 슬레보다는 RT 통신에 이렇게 말했다. “이번 조치는 올림픽을 앞두고 푸틴 정부가 언론의 호평을 얻고 러시아에 대한 호의를 얻으려는 홍보전략인 듯하다. 아울러 최근 우크라이나를 끌어들이려는 경쟁에서 EU와 미국이 러시아에 밀리면서 생겨난 서방의 긴장과 분노를 무마하려는 의도라고도 본다.”

그러나 호도르코프스키가 러시아 안에서나 서방에서 동정을 거의 사지 못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그들은 푸시 라이엇, 그린피스 회원들, 그리고 수감돼 있는 푸틴의 다른 정적들과 달리 호도르코프스키의 죄목인 횡령과 탈세는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언론인이자 방송인인 닐 클라크는 RT 통신에 “세계의 대다수 보통사람들과 러시아인들은 호도르코프스키가 죄값을 받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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