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물 테마주는 - 정책 발표에 ‘급탕’, 시간 지나면 ‘급냉’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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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 물 테마주는 - 정책 발표에 ‘급탕’, 시간 지나면 ‘급냉’

한국 증시 물 테마주는 - 정책 발표에 ‘급탕’, 시간 지나면 ‘급냉’



정책 수혜주는 특징이 있다. 평소에는 별 관심을 못 받다가 정부 발표에 따라 민감하게 급등락한다. 물 테마주 역시 비슷한 모양새다. 다른 수혜주와 차이점이 있다면 ‘물’ 관련 정책은 언제든지 나올 수 있고, 물 테마주는 매 정권마다 한번쯤은 반드시 정책의 수혜를 입는다. 물은 대체재가 없기 때문에 늘 관심을 가져야 하는 대상인 한편, 그래서 평소엔 관심사에서 벗어나있다. 이런 특징 때문에 물 관련 산업은 ‘지속적인 저성장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한국 증시에서 물은 주요 테마 중 하나다.

생활 전반에 필수적인 만큼 광범위한 관련 이슈가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치수 관련 대규모 건설산업이나 생수 사업 등과 연관돼 있어 규모도 큰 편이다. 물 테마주는 크게 수(水)처리 관련 산업과 생수산업으로 구분된다. 수처리 업종은 다시 해수담수화, 상하수도 건설, 관련 부품제조 등으로 나뉜다.



MB 녹색정책 때 주가 급등해수담수화 관련 종목은 두산중공업·GS건설·대우건설·태영건설 등이 있다. 상·하수도건설은 뉴보텍·삼성엔지니어링·한국주철관·동양철관·하이스틸 등이 포함된다. 부품제조는 예신피제이·AJS·시노펙스 등이 테마주를 형성한다. 그룹으로 보면 코오롱그룹이 물 산업에 깊숙이 발을 담그고 있다. 소재 분야는 코오롱FM, 수처리제는 코오롱생명과학, 여과분리장치인 멤브레인사업은 코오롱인더스트리, 수처리 설비 건설은 코오롱건설이 맡는 식이다. 그룹이 물 산업 관련 통합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물 테마주는 이명박 정부 시절 정책 수혜주로 큰 관심을 받았다. 2008년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녹색성장 계획을 밝힌 이후 2009년 정부가 녹색정책을 대거 발표하면서다. 녹색성장의 일환으로 물 관련 정책이 쏟아져 나오며 관련 기업에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정부가 4대강 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자 수처리 기업들이 국책사업에 참여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최근 2년 동안은 잠잠한 편이다. 이명박 정부 말기 관련 정책이 사실상 중단됐고 박근혜 정부가 아직 물과 관련한 뚜렷한 정책을 밝히지 않고 있어서다. 대통령 직속이던 녹색성장위원회는 박근혜 정부 들어 총리실 산하로 격하됐다. 물 테마주 기업들에 대한 정책 수혜도 현재 거의 걷힌 상태다.

물 테마주 대표주자인 두산중공업만 봐도 정책효과가 사라지면서 동력을 잃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해수담수화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 라스 알 카이르 해수 담수화 플랜트에서 처음 물을 생산해내고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물을 생산한다는 것은 플랜트의 성공적인 준공을 의미한다. 2015년 12월 공사가 마무리되면 세계 최대 규모 담수 생산 용량 공장이 본격 가동된다. 두산중공업은 1978년 사우디아라비아 파라잔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래 꾸준히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도 40%에 이른다.

하지만 연이은 해수담수화 플랜트 성공이 주가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공사기간이 비교적 장기간이고 새로운 수주실적이 나와도 시장 반응이 냉랭하기 때문이다. 지난 5년 간 두산중공업의 주가를 보면 물테마주의 정책 수혜 영향을 잘 읽을 수 있다. 녹색정책이 쏟아져 나오던 2009년 말 이명박 정부의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의 최대 수혜기업으로 두산중공업이 주목 받으면서 2010년 1월 29일 주가는 9만7000원으로 최고조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급등락을 거듭하다 최근엔 3만300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정책 발표 효과가 사라진 뒤 주가가 60~70%나 떨어진 것이다. 연이은 해외 수주 소식도 떨어지는 주가를 방어하진 못했다. 두산중공업은 2011년 초 단위 용량으로는 세계 최대인 사우디아라비아 얀부 다단효용방식(MED) 해수담수화 플랜트 설비를 수주했다. 그럼에도 2011년 상반기 내내 두산중공업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같은 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마라픽 MED 프로젝트를 수주한 뒤에야 주가가 잠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었다.



공사기간 길고 시장 반응 썰렁코오롱그룹 상장 계열사 역시 물 관련 정책 수혜가 사라지면서 수년째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코오롱글로벌은 물 정책이 나오던 2009년 말 주가가 4만원에 육박했지만 최근 주가는 1만원도 채 안 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수처리 전문 코스닥 기업인 뉴보텍 역시 국내 물 정책 발표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했다.

2011년 초 1425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그 해 9월 물 정책이 힘을 잃자 360원까지 떨어졌다. 뉴보텍은 대신 2013년 홍수가 난 태국 등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해외에서 수처리 기술력을 인정받는 등 국내 정책 수혜와 무관하게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7월 17일 종가는 610원이다.

태영건설 역시 호시절이 있었다. 태영건설은 2009년 수처리 공공사업 수주실적 1위를 차지하면서 대표적인 물 테마주로 자리를 잡았다. 2010년 10월에는 정부가 물 전문기업을 집중 육성키로 하면서 태영건설이 집중조명을 받았다. 상하수 처리시설의 시공능력을 인정받으면서 2011년 건설사 순위 20위권 내에 발을 들여놓았다.

정부가 2020년까지 8개의 세계적인 물기업을 육성한다는 구상을 발표할 때도 가장 먼저 떠오른 기업이 태영건설이다. 당시 2011년 9월 9일 주가는 7880원이었다. 하지만 2012년 대통령 선거가 시작되면서 주가는 하락하기 시작해 한 때 407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부동산 시장이 지지부진해지며 주가는 급등락을 거듭했고 올해 7월 17일 기준 556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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