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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에 갈 수만 있다면

미국 대학에 갈 수만 있다면

SAT 주관사인 칼리지 보드는 부정행위에 대한 우려로 최근 4개월 동안 아시아에서 시행된 SAT의 결과 발표를 보류했다.
최근 아시아의 부모들 사이에 자녀를 미국 명문대에 보내려는 풍조가 확산되면서 시험 준비 사업이 급성장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으로 시험 부정행위가 늘면서 아시아 응시자의 신뢰도를 깎아 내리고 있다.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주관사인 칼리지 보드는 응시자의 부정행위에 대한 우려로 지난 4개월 동안 아시아에서 시행된 SAT의 결과 발표를 보류했다. 아시아에선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2007년과 2013년 한국에서는 응시자 일부가 시험 문제를 미리 입수한 사실이 밝혀져 수백 명의 점수가 무효 처리됐다.

SAT 시험을 주관하는 기관에도 문제가 있다. 미국에서 이미 사용된 시험 문제가 몇 개월 뒤 아시아에서 ‘재활용’된다. 이 문제들을 인터넷 포럼에서 공유하거나 부도덕한 학원들이 배포해 응시자가 문제를 미리 보게 될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의 SAT 전문 학원 사업은 규모가 엄청나다. 부유층 가정에서는 자녀를 미국 명문대에 입학시켜 국제적인 엘리트로 만들고 싶어 한다. 지난해 중국과 한국에서 미국 대학에 입학한 학생은 15만 명으로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또 지난해 미국 대학의 중국인 학생 수는 18% 증가했다.

미국 대학 입시 준비생 중에는 자녀를 외국에서 교육 받게 하려는 부유층 가정의 학생들뿐 아니라 미국 명문대 입학으로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는 빈곤층 학생들도 포함된다. 이들은 미국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하루에 16시간씩 공부하고 형편이 넉넉지 않은 경우에도 수천 달러를 들여가며 입시 준비 학원에 다닌다.

수험생이 받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이런 사실은 2009년 뉴욕타임스가 중국의 입시 준비 학원 실태를 취재한 기사에서 잘 드러난다. 집중력을 높이려고 병원에서 산소 마스크를 쓰고 공부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여학생의 경우에는 시험 일자와 생리 주기가 겹치지 않도록 피임약을 복용하기도 한다.

미국 대학 입학과 관련된 비리는 SAT 시험 부정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부유한 가정의 학생은 가짜 학력 증명서를 살 수도 있다. 징크 차이나(캘리포니아에 본부를 둔 교육 컨설팅 업체의 베이징 지사)의 2012년 조사에 따르면 중국 학생이 외국 대학에 제출하는 추천서의 90%가 가짜다. 또 자기소개서의 70%가 대필되며 고교 성적표의 50%가 위조된다.

하지만 일부 미국 대학은 이런 행위를 눈감아 주고 학생을 받아들일 만큼 재정적인 뒷받침이 절실하다. 이들 대학은 어려운 경제 사정 때문에 미국인 학생에 비해 등록금을 더 많이 내는 외국인 학생을 적극 유치한다.

“외국인 학생은 대학의 수입원으로 인식된다”고 미국 대학입학사정관협회(AACRAO)의 국제교육 책임자 데일 고우가 말했다. “한마디로 그들은 수지균형에 도움이 된다.”

- 번역 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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