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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합수 "부동산시장 3년째 전약후강…전국 집값 더 올라간다"

[투자고수에게 듣는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
하반기 매매·전세값 동반 상승 가능성 ↑…공급부족·유동성이 지배
중저가 주택시장 상승세, 빌라·연립은 정비사업 기대해야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김현동 기자]
 
“전약후강(前弱後强)입니다. 하반기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이 오를 수 있습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금리 인상으로 인한 심리적인 위축에도 부동산 시장은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잠시 멈춰 섰던 집값이 다시 들썩인다. 지난 6월 서울의 중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 평균 매매가격은 10억1262만원으로, '10억원'의 고지를 넘어섰다. 지금이라도 추격매수를 해야할까, 금리도 오른다는데 기다려야할까. 실수요자들의 마음이 조급해진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입주물량이 급감하는 향후 2~3년간 추이를 보면, 매수에 60~70% 비중을 두면서 시장을 관찰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21년 하반기 주택시장 흐름은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2019·2020년·2021년 부동산시장의 전형적인 패턴은 '전약후강'입니다. 공급 부족이 가장 큰 요인이에요. 유동성 영향도 큽니다. 하반기에는 3기 신도시 토지보상 자금도 들어올 예정입니다. 반면 하락 변수로는 시장 안정을 원하는 부동산 정책과 대출금리 상승이 꼽히죠. 주택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도 있어요. 이러한 요인들을 종합하면 하반기에 공급 부족과 시장의 유동성이 유지되면서 부동산 가격은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 가을 전세대란 우려도 커지는데요.
전세시장은 매매시장과 동행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때 심각한 문제는 주택가격 상승에 따라 전세가격도 연동 상승한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면 15억원 짜리 아파트의 전세가율 60%라 하면 보증금이 9억원인데, 이 15억원짜리가 20억원으로 오르면, 전세가도 매매가의 60%인 12억원 수준으로 오르는 상황이에요. 하반기 들어 서울의 입주물량은 지난해·지지난해 대비 절반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실거주 요건 강화로 다주택자의 매물도 잠기고 있어요. 안타깝게도 하반기 전세가격은 수급불균형으로 요동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반기 금리 인상의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요.
금리 인상은 올 하반기에 2회 정도 예상됩니다. 6월 현재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2.7% 수준이에요. 여기서 0.2%p 정도 상승한다고 치면, 하반기 주담대 금리는 연 2.7~2.9%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시장의 심리적인 위축은 일부 있겠지만,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조정되는 충격 수준은 아닙니다.
 
주택 보유 여부에 따른 전략을 부탁드립니다. 먼저 다주택자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다주택자는 현재 가장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어요. 보유하자니 종합부동산세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올라서 부담이 큽니다. 예를 들면 지난해 보유세를 3000만원 부담했다면, 올해는 7000만원 가까운 보유세를 내야 합니다. 주택을 팔고 싶죠. 문제는 팔고 싶어도 양도세 중과가 강화돼 매도도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6월 1일부터는 ‘중중과세’입니다. 기존에 2주택자는 양도세 기본세율에 10% 중과 적용됐는데, 이제 '기본세율+20%'에요. 결론적으로 다주택자는 보유를 하든가, 아니면 증여를 통해서 분산을 하든가 선택해야 합니다.
 
 
1주택자는 어떤 상황인가요.
1주택자도 난처한 상황입니다. 비과세 조건이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어요. 양도세 비과세 기준이 차익에 따라 구간별로 차등화되면, 10년 이상 장기보유자들의 세금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습니다. 한 곳에 10년 이상 머무르는 것은 세제상 도움이 안 되죠. 새 집 또는 다른 지역으로 갈아타기를 시도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입니다. 노후세대라면 비싼 지역의 매물을 매도한 다음 저렴한 지역으로 옮겨서 여유 자금을 확보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무주택자는 지금이라도 매수해야 하나요.
개인적으로는 매수에 비중을 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봐요. 전세에 머무는 것보다는 내 집 마련을 통해서 시장에 합류하고, 단계적으로 갈아타기나 사다리를 넘는 방식이 더 유리해보입니다.
 

서울 입주 물량 줄어…관망하다 매수 타이밍 놓칠 수 있어

 
현재 서울은 상승장 후반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매도‧ 매수 전략은.
과연 지금 이 순간 추격해서 매수해야할까, 금리도 오른다는데 한발 물러나야 할까 고민이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우선 향후 2~3년간의 공급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 입주 물량이 올해 3만~3만1000가구 정도인데, 내년에는 2만 가구로 크게 줄어듭니다. 막연히 주택 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기대로 시장에서 물러나 있으면, 매수 타이밍을 놓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저가주택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매수에 60~70% 비중을 두면서 시장을 관찰하고 대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기도‧인천의 주택 가격도 상승세인데, 특히 주목할 지역을 꼽아주신다면.
경기도나 인천 지역은 특히 ‘철도 접근성’이 좋은 지역을 주목해야합니다. 대표적으로 주목할 곳이 동북의 별내, 서남의 시흥·안산입니다. 시흥·안산 지역은 2024년께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서울 여의도까지 20~30분 만에 올 수 있습니다. 서울 동북쪽에선 구리·남양주가 눈에 띕니다. 2023년 가을에 8호선이 개통되면 사실상 서울의 26번째 구(區)가 되는 셈입니다. 입지적으로도 서울에 붙어있고 8호선 통해서 바로 잠실권으로 연계됩니다. 지하철이 구리를 거쳐서, 다산신도시 거쳐서, 별내신도시까지 연결돼요. 별내는 GTX-B 노선이 생기는 곳이기도 합니다.
 
3기 신도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청약 전략은.
이미 모든 기반 시설이 갖춰진 성남 복정과 위례가 1순위 검토 대상입니다. 다음 관심 지역은 남양주 진접2지구입니다. 풍양역이 신설되고 지하철 4호선이 내년에 연장됩니다. 왕숙신도시의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서 9호선도 연결될 예정이에요. 의왕 청계2지구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GTX가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인덕원역과 가깝습니다. 사전청약은 이러한 입지를 분석해서 철도 접근성과 주변 상황을 고려해서 임해야합니다.
 
빌라나 연립 등 非아파트 주택시장은 어떤가요
다세대나 빌라 등의 주택은 정비사업을 통해 지역 개선이 기대되는 곳이어야 좋습니다. 다세대 주택이 새 아파트로 변신하지 못하고, 계속 다세대 주택으로 남아있으면 갈수록 가치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개선지역이 아니라면, 재건축 호재를 기대할 수 있는 소형 아파트 매수에 비중을 두는 게 현명합니다.
 
최근 자산가들이 관심 갖는 부동산 대상은 무엇인가요.
자산가들은 상가 건물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습니다. 다주택 규제가 상당한 부담이거든요. 하지만 상가 건물 시장도 연초 대비 가격이 20~30% 올라있습니다. 100억원 짜리가 120억~130억원이 된 셈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가격이 올랐음에도 대기 매수 수요가 여전합니다. 넘치는 유동성 때문이죠. 상가건물 시장도 알짜 위주로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 농후합니다.
 
시장 안정을 위한 제언을 부탁드립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급 확충입니다. 3기 신도시의 공급물량을 확대해야 합니다. 현재 계획된 17만3000가구가 아니라 충분히 30만가구로 늘릴 수 있어요. 1기 신도시 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은 녹지비율이 약 20%인데, 3기 신도시는 3분의 1수준입니다. 공원 녹지 면적을 넓혀서 명품 신도시를 만드는 건 좋지만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일부를 주택용지로 전환해야 합니다. 분양 수혜자의 폭도 늘리고 공급 확충의 메시지를 통해 주택시장의 안정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단기 회전 전략도 필요합니다. 주택 공급은 단시간에 될 수 없기 때문에 우선 기존 매물을 회전해서 공급 대체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다주택자 중과를 유예해야 합니다.
 

[박합수 박사의 전국 부동산 대해부] 10년 후 미래가치 가장 높은 곳은?

 
전국 부동산 날씨가 ‘아주 맑음’입니다. 경상남도는 현재 주택 시장이 바닥을 통과해서 우상향하는, 막 이륙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전라남도에서 가장 강세 지역은 여수·순천입니다. 특히 여수·순천·광양으로 이어지는 남해안 벨트는 산업단지가 형성된 지역으로, 경제가 살아있는 지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산은 현재 해운대와 수영구 두 곳이 군림하는 시장인데, 앞으로는 ‘돌아와요 부산항에’ 시대가 열립니다. 부산항에 북항재개발을 하고 있는데,여기에 오페라하우스가 등장합니다. 부산항이라는 가치가 다시 한 번 재개발을 통해서 부산의 얼굴로 등장할 개연성이 높습니다.
 
경주·포항은 4년 전 지진 피해를 거의 극복해가는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포항은 V자 반등, 경주도 거의 미분양을 해소해 상승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구는 일부 공급 물량 부담이 있습니다. 다소 안정적인 시장이 되지 않겠냐는 예상입니다. 속초·양양·강릉은 땅값뿐만 아니라 아파트 가격에서도 상당히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강원도 내륙인 원주와 춘천도 상황은 많이 개선됐습니다. 원주는 미분양 물량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집중력을 갖고 있는 시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울산은 V자 반등입니다. 현재 주택시장은 전국적으로 우상향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10년 후 미래를 얘기하면, 앞으로 ‘다도해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서 여수로 가는 전라선 KTX의 ‘직선화’가 발표됐습니다. 서울에서 2시간 만에 여수에 도착한다는 뜻입니다. 또 하나의 획기적인 KTX 사업이 있는데, 김천에서 바로 직선으로 내려가서 진주와 통영·거제가 종점이 되는 남부내륙고속철도가 열리게 됩니다. 2027년 개통 예정인데요. 이로써 제주도 이상의 관광지로 떠오를 수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다도해 관광·부동산권이 생기게 되는 중요한 이슈입니다.
 
 
 
 

배현정 기자 bae.hyunjung@joongang.co.kr,윤형준 인턴기자 yoon.hye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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