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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vs은행, 커지는 몸값 격차…'기울어진 운동장' 해소될까

은행권, 빅테크와 '동일 기능·동일 규제' 타당성 주장
고승범 "금융사와 빅테크 간 공정한 경쟁 마련할 것"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로고. [사진 각 사]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로고. [사진 각 사]

플랫폼을 무기로 금융시장에 진출한 빅테크가 무섭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IT·통신과 유통·제조업은 물론 금융업 내에서도 다양한 업권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지네발' 논란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기존의 전통기업의 경우 엄격한 금산분리 원칙을 적용받는 것과 달리 빅테크는 이런 규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런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은행업에 진출한 토스는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를 인수했고 카카오페이는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빅테크 종속’을 우려해 ‘동일 기능‧동일 규제’를 주장해온 금융사들은 추락하는 기업가치에 속앓이만 깊어지는 형국이다.       
 

금융지주 넘어선 빅테크 시가총액…"전업주의 이미 퇴색"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디지털 시대의 금융 겸업주의'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은행연합회]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디지털 시대의 금융 겸업주의'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은행연합회]

시장에서 평가받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의 기업 가치는 이미 전통 금융지주를 훌쩍 넘어섰다. 6일 주식시장 마감 기준 카카오뱅크 시가총액은 31조2180원, 카카오페이 시가총액은 26조2690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금융 대장주’로 불리던 KB금융은 23조7011억원에 그쳤다.
 
빅테크와 전통 금융사 간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이 고스란히 기업 가치 격차로 확인된 셈이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빅테크에 대한 규제 완화를 둘러싼 역차별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2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디지털 시대의 금융 겸업주의'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이날 세미나에서도 빅테크에게도 동일 규제를 적용하라는 주장과 금융지주도 비금융사업을 영위하도록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핀테크·빅테크의 금융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반면, 금융권에선 '전업주의' 원칙이 고수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전업주의는 여러 종류의 금융기관이 각각 자신의 금융업무만 수행하고 다른 금융업무에 참여하는 건 제한하는 제도다.
 
여은정 중앙대 교수는 "빅테크 금융업자의 등장으로 플랫폼을 통한 사실상의 '유니버셜 뱅킹' 구현에 따라 전업주의 원칙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며 "빅테크 행위도 동일 규제 적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고, 디지털 시대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접근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빅테크와 금융지주의 구조가 유사한 만큼 금융지주의 비금융플랫폼 사업 운영 등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비슷하지만 사업구조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금융지주 그룹의 비금융플랫폼 허용 필요성’에서 “카카오그룹은 카카오를 중심으로 금융‧비금융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금융사업 확장에 활용하지만, 금융지주는 비금융플랫폼 영위가 사실상 불가능해 고객 확장에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배달‧통신 등 ‘비금융 신사업’ 진출하는 은행권, 하지만...   

[사진 KB국민은행]

[사진 KB국민은행]

물론 은행들도 빅테크에 대응해 비금융 신사업 진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자체 배달 앱 서비스인 ‘땡겨요’를 이달 중 출시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도 통신업에 진출해 알뜰폰(MVNO) 서비스 ‘리브엠(LiivM)’이 출시 2년 만에 2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다만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르면 은행 등 금융사는 비금융 회사 지분을 20% 이상을 확보하려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은행법은 은행이 비금융 스타트업 지분을 15% 이상 보유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금융사들로선 비금융 사업 투자나 증자 등에서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규제를 받고 있는 셈이다.   
 
조영서 KB경영연구소 소장은 “은행권이 금융·비금융 데이터 결합을 통한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부동산, 헬스, 자동차, 통신, 유통 등 관련 기업까지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권과 빅테크 갈등 조율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해 금융권과 빅테크‧핀테크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승범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디지털 전환과 수익 모델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금융사와 빅테크의 공정한 경쟁 체계 마련 등 시급한 문제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조만간 빅테크, 핀테크 업계와도 만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다원 기자 hong.da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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