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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호황에 순항하는 조선株에 관심을 [이종우 증시 맥짚기]

올해 주요국 기업이익 9.2% 증가 그쳐 주가 반등 어려워
주가 소강상태로 업종이나 개별 이슈에 따라 움직일 듯

 
 
연초부터 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고, 기업실적이 주가를 끌고 가는 힘이 현저히 약해졌다. [중앙포토]

연초부터 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고, 기업실적이 주가를 끌고 가는 힘이 현저히 약해졌다. [중앙포토]

시장의 관심이 금리로 몰렸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3%까지 상승했기 때문이다. 1년 전에 해당 금리가 1.7%였고, 2년 전에는 1.3%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이 끝이 아니다. 인플레이션 여부에 따라서는 10년물 금리가 4%를 넘는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시장이 두려워하는 상황이다.  
 
이론적으로는 주가가 하락하는 게 맞다. 대부분 기업이 금융자산보다 금융부채가 많아 금리 상승이 비용 증가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2000년대 10년 동안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당시에는 미국의 시장 금리가 0.6~1.0% 오를 때마다 선진국시장이 평균 6.5%, 신흥국 시장은 8.5% 하락했다. 더 가까운 시기인 2010년대를 중심으로 분석해야 하지만 해당 기간 대부분이 금융위기로 인한 초저금리 상황이어서 앞선 기간을 택했다.  
 
문제는 현실이다. 이론과 달리 금리와 주가가 동시에 오르거나 떨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2004년이 대표적이다. 12월에 국채금리가 3.8%로 최저치를 기록하고 1년 후 5.6%까지 상승하는 동안 코스피가 895에서 1390이 됐다. 금융위기 직후에도 같은 모습이 나타났다. 2008년 말 4.2%였던 국채 수익률이 5.4%까지 오르는 동안 코스피가 1100에서 1680으로 상승했다.  
 
이렇게 주가와 금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건 경기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호황으로 금리가 오르는 동안 경기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힘이 금리가 주가를 밀어 내리는 힘보다 세 결과적으로 주가와 금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 것이다.  
 

국내외 금리 상승 피할 수 없어 

 
주가와 금리 사이에 또 다른 모습도 관찰됐다. 금리가 고점을 찍고 하락하든, 저점을 찍고 상승하든 상관없이 금리가 전환점을 지날 때마다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다. 금리가 하락할 때 주가가 상승하는 건 상식에 부합하기 때문에 더 얘기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금리가 저점을 찍고 상승할 때인데, 금리가 상승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른 건 금리와 경기가 유사한 시점에 바닥을 만들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힘이 금리 상승이 주가를 끌어내리는 힘보다 강해 주가가 상승한 것이다.  
 
주가가 금리의 영향을 받는 건 전체 금리 변동기의 중간 정도까지라는 결과도 나왔다. 이 기간을 지나면 금리가 상승하든 하락하든 관계없이 주가는 반응하지 않았다. 시장이 금리와 무관하게 움직인 건데, 금리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초기에 집중됐음을 알 수 있다. 금리가 장기 하락을 끝내고 상승하더라도 자산 버블이 터지거나, 유동성을 흡수하지 못해 곤란을 겪는 일이 많지 않았다. 유동성이 장기간에 걸쳐 경제 체제 내로 흡수된 결과다.    
 
이번은 사정이 조금 다를 것 같다. 저금리일 때 주가가 크게 상승해 과거 어느 때보다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후 연준은 0.25% 수준의 기준금리를 84개월 동안 유지했다. 같은 기간 동안 나스닥이 3배 올랐는데, 이번은 금리가 0.25%였던 2년간 2.5배 올랐다. 주가가 짧은 시간에 크게 올랐기 때문에 과거 같은 금리와 주가 관계가 성립하기 힘들다.  
 
금리 상승이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 하반기에 인플레이션이 누그러지면 상승 압력이 줄긴 하겠지만 그래도 지난해 수준의 금리로 돌아가지는 못한다. 1~2월 주가 하락으로 금리가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약화됐지만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코스피가 박스권을 뚫고 아래로 내려오는 등 주식시장이 약해질 때마다 금리 상승이 주가 하락의 핑계 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금리와 함께 기업실적도 주식시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올해 주요국의 기업이익은 9.2% 증가에 그칠 거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50%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다. 신흥국은 지난해 하반기에 이미 이익 전망치 둔화가 시작됐고, 선진국은 3월부터 이익 추정치를 낮추는 회사가 추정치를 올리는 회사보다 많아졌다. 
 
세계 경제 둔화 가능성이 이익 전망에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는 다른 나라보다 이익에 대한 기대치가 더 낮다. 올해 이익 증가율이 1%대에 머물 거로 전망되는데, 작년보다 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가 이익 감소 우려를 첫 번째로 보여준 업종이다. 1분기에 삼성전자가 14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발표했지만, 주가가 힘을 쓰지 못했다. 발생한 이익은 괜찮지만, 앞으로 발생할 이익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실적장세에서 역금융장세로 넘어오는 상황 

 
주식시장에서는 금융장세→ 실적장세→ 역금융장세→ 역실적장세를 거치면서 주가의 한 사이클이 완성된다고 얘기한다. 이른바 ‘주식시장 4계절’인데, 금융장세 때에 주가가 가장 빠르고 크게 오른다. 상승은 실적장세 중반까지 이어지고 이후에는 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하반기가 그런 상황이었다. 이익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지만, 코스피가 3300에서 조금씩 내려왔다. 
 
지금은 실적장세에서 역금융장세로 넘어오고 있다. 연초부터 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고, 기업실적이 주가를 끌고 가는 힘이 현저히 약해졌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익 감소가 주가를 끌어내리는 힘이 이익 증가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힘을 압도하는 게 일반적이다. 연초 두 달간 하락으로 코스피가 2600대로 떨어졌지만, 아직 하락이 끝나지 않았다. 기업실적 둔화로 또 한번의 주가 하락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금리가 올라 주가가 하락한 2월과 다른 형태일 것이다. 
 
금리가 올랐지만, 시장에는 여전히 많은 유동성이 존재한다. 금리 상승의 영향이 코스피 2600에서 어느 정도 소화됐기 때문에 상반기에는 새로운 하락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주가가 소강 상태에 들어간 건데, 재료를 가지고 있는 업종이나 종목에 대한 시장의 집착이 강해질 것이다. 
 
최근 조선주가 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주 코스피가 하락하는 와중에도 현대미포조선을 비롯한 조선주들이 15% 넘는 상승을 기록했다. 올해 수주 목표치의 40%를 1분기에 달성했기 때문인데, 조선 경기가 좋아질 거란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 결과다. 평소라면 동일한 규모의 수주를 해도 조선주 주가가 급하게 상승하지 않았을 것이다. 시장에 남아있는 많은 유동성이 재료를 가지고 있는 종목에 과다하게 몰린 결과로 당분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1분기 실적이 좋은 기업을 중심으로 호재에 대한 집착이 시작됐지만, 시간이 지나면 재료 하나하나를 따지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여러 종목으로 매수가 옮겨 다니는 순환매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이종우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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