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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추천 받고 보험금 편하게 받겠다는데...그들은 왜 반대하나[이코노 EYE]

보험대리점업계의 플랫폼 규제 완화 반발
실손 간소화도 수년째 표류…“시대 변했는데” 보험소비자 권리는 어디로

 
 
한국보험대리점협회와 보험대리점 업계, 보험영업인노조연대가 지난달 2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대리점업 진출 허용을 결사반대한다″는 집회를 연 모습.[사진 한국보험대리점협회]

한국보험대리점협회와 보험대리점 업계, 보험영업인노조연대가 지난달 2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대리점업 진출 허용을 결사반대한다″는 집회를 연 모습.[사진 한국보험대리점협회]

“요즘도 설계사한테 보험 가입해? 인터넷에서 다 되는데.”
 
최근 기자의 지인과 보험업 관련 얘기를 하다가 들은 말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물론 인터넷에서는 대부분의 보험 상품 가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요즘도 설계사를 통한 보험계약 비중이 높다. 그것도 매우 높은 비율로.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상품의 대면채널(계약자와 직접 만나 영업) 판매 비중은 각각 85.7%, 65.7%다. 반면 온라인채널(CM) 판매 비중은 각각 3%, 20% 수준이다.  
 
보험영업시장에서 보험설계사로 대표되는 대면채널 영향력은 여전하다. 설계사 없이 온라인에서만 보험을 판매하는 디지털 보험사들이 적자에 허덕이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다만 CM채널의 판매 비중은 분명 보폭은 작지만 꾸준히 성장 중이다. 디지털시대를 맞아 보험사들도 온라인 전용 상품을 내놓는 등 이 시장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들이 머리띠를 둘러메고 거리 집회에 나섰다. 최근 금융당국이 ‘온라인플랫폼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허용하는 등 관련 규제를 풀어주고 있어서다.
 
여전히 대면채널 판매 비중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GA설계사들의 불만이 커진 이유는 무엇일까. 당국의 규제 완화로 보험 플랫폼시장에 진출하는 업체가 단순 핀테크 회사가 아닌, 수천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사들이기 때문이다.  
 
GA업계는 플랫폼을 거치며 수수료가 증가해 결국 보험소비자들이 보험료 인상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규제 완화를 반대하고 있다.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암, 건강보험 등 설계사 수익의 핵심인 장기 보장성 보험은 비교·추천 서비스에서 제외해달라는 입장이다. 자신들이 쌓아놨던 대면채널 성벽이 무너질 것을 우려하는 눈치다. 보수적인 보험업계에 온라인 판매가 아직 맥을 못추고 있지만 빅테크사들이 시장에 들어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명분은 ‘소비자 피해 방지’지만 사실상 ‘밥그릇 지키기’다.
 
비슷한 사례로 의료계는 보험금 청구 서류를 병원이 보험사에 자동 전송하게 하는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법’ 통과를 13년간 저지하고 있다.  
 
의료계와 보험업계는 각각의 이유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을 두고 논쟁 중이다. 법 통과에 따른 실익은 제쳐두고 디지털 시대에 여전히 종이서류가 행정수단으로 이용된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실제로 많은 보험소비자들이 진단서류 발급의 번거로움을 이유로 실손보험금 청구를 포기하는 실정이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 통과 여부를 두고 ‘누가 더 나쁜놈인가’에 소비자들은 관심이 없다. 휴대폰 하나면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시대에 ‘내가 왜 굳이 종이서류를 발급받아야 하는 지’가 궁금할 뿐이다.
 
디지털 전환은 보험업계 뿐만 아니라 전 산업군에서 적용되고 있는 하나의 시대적 흐름이다. 늦출 수는 있어도 막을 수는 없다. 수년, 수십년간 보험료를 꼬박꼬박 내고 있는 보험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손쉽게 보험상품을 비교하고 가입하고, 병원 이용 후 보험금을 자동지급받는 서비스조차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제 GA업계와 의료계도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여야 할 시기다.  
 
진화론을 주장한 찰스 다윈은 ‘똑똑한 종이 아니라 결국 변화에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이들이 무조건 반대만을 외칠게 아니라 시대에 적응하는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길 기대한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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