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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티몬·인터파크도 M&A…판이 뒤집어진다 [격변의 이커머스②]

티몬·다나와·인터파크도 M&A 마무리
‘네·쿠·신’ 3강 구도 이커머스시장 ‘재편 속도’
자금력 풍부 IT·유통 대기업과 시너지 '과제'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내부 모습. [사진 티몬]
  
1세대 이커머스 기업들이 연이어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면서 온라인 쇼핑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큐텐'(Qoo10)이 티몬의 인수를 발표했고, 조립 PC로 익숙한 '다나와'와 지난해 숙박 플랫폼 '야놀자'에 인수된 인터파크 등이  M&A를 마무리하며 본격적인 =통합 후 시너지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적자 심화와 시장 포화 상태 등 위기에 처한 이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나선 모습이다. 무엇보다 이번 움직임으로 네이버-신세계-쿠팡 '3강 체제'로 굳어진 이커머스 시장 판도가 또 한 차례 출렁일지도 업계의 관심사다.
 

티몬·다나와·인터파크 M&A…온라인 쇼핑 ‘재편 속도’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큐텐'은 '티몬' 인수를 최근 마무리했다. 큐텐은 최근 사모펀드(PEF)운용사인 KKR,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과 PSA컨소시엄 등으로부터 티몬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구조는 기존 투자사가 보유한 티몬 지분 100%와 큐텐의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이다. 큐텐은 티몬 지분 전량을 그 대가로 큐익스프레스가 발행한 신주를 받게 된다. 향후 큐익스프레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정확한 인수 금액과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티몬을 인수한 큐텐은 G마켓 창업자인 구영배씨와 이베이가 합작해서 세운 회사로, 싱가포르를 비롯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중국·홍콩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이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티몬은 앞서도 매각을 시도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롯데그룹과의 M&A 논의가 유력했다. 당시 거론되던 기업가치는 1조원대로 가격 협상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며 무산됐다. 이후 지난해 기업공개(IPO) 추진을 철회하면서 티몬의 매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당시 장윤석 티몬 대표 역시 "좋은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 때 상장을 추진할 것이며 M&A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티몬은 IPO로 전략을 선회해 국내 상장을 추진했으나, 부진한 실적이 발목을 잡아 이마저도 철회했다. 실제 티몬의 매출은 2019년 1721억원, 2020년 1512억원, 지난해 129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여기에 2019년 746억원, 2020년 631억원, 지난해 7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하락세다.  
다나와 홈페이지 화면. [사진=다나와]
 
조립 PC로 익숙한 '다나와'도 지난달 가격 비교 서비스 '에누리'를 운영하는 '코리아센터'와 합병한다. 양 사는 매출액 5000억원, 거래액 13조원 규모의 이커머스 기업으로 다시 태어난다. 양 사는 각자 운영 중인 이커머스 플랫폼을 유지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통합 이커머스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구축해 시장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숙박 플랫폼 '야놀자'에 인수된 인터파크는 지난달 최휘영 전 트리플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최 대표가 창업한 트리플은 빅데이터 기반 항공·호텔 예약 플랫폼으로, 트리플에서 쌓은 정보기술(IT) 분야 역량을 인터파크에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신세계그룹에 편입된 'G마켓'도 이커머스 계열사인 SSG닷컴과 통합 멤버십을 출시하고,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를 처음 도입하는 등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섰다.
 
고물가 시대가 도래하자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커지면서 온라인 쇼핑 이용이 크게 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적자생존’ 시대 돌입…“新활로 통해 경쟁력 올려야”

 
이처럼 최근 이커머스 시장은 '이커머스 1세대'로 꼽히는 업체들이 잇달아 M&A를 추진하며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의 '적자생존' 시대가 현실화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이커머스 시장 장악에 나선 만큼 중하위권 업체들의 입지가 점차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 네이버, 신세계' 3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이들 대규모 플랫폼 업체들의 이커머스 확장에 위기감까지 고조된 상황이기도 하다. 자금력이 풍부한 IT·유통 대기업의 쇼핑 분야 진출과 모바일 플랫폼, 전문몰(버티컬커머스)에 밀리는 데다 신흥 플랫폼 강자들의 등장에 1세대 이커머스 기업들이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1세대 이커머스들이 추락한 위상을 다시 찾기 위해서는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M&A를 추진한 기업들은 각자 운영 중인 플랫폼을 유지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의 플랫폼을 구축해 시장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자금력이 풍부한 IT·유통 대기업의 쇼핑 분야 진출과 모바일 플랫폼, 전문몰 등의 새로운 등장에 1세대 이커머스 기업들은 그야말로 갈 길을 잃은 상태”라며 “수익성 역시 매년 떨어지며 위기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기업과의 인수합병으로 제 자리에서 밀려난 1세대 이커머스들이 새 자리를 찾았지만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면 재도약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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