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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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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게임은 이제부터”…백화점 3인방, 하반기 체력도 ‘이상無’

유통

롯데·신세계·현대 등 ‘유통 공룡’ 3사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기저효과로 올해 2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이들 3사는 하반기에도 구조조정과 매장 리뉴얼, 소비 심리 회복 등으로 실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최근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 악재가 둘러쌓여 변수가 작용할지 주목된다. ━ 百3사, 3분기 실적 예상치 상회…기저효과에 패션분야 호조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백화점 3사의 지난 7~8월 두 달간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1.6%, 24.8% 증가했다. 업태별 매출 비중도 8월 기준으로 백화점이 16.5%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보다 1.3%p 늘었다. 특히 8월 백화점 패션 매출은 여성 캐주얼이 41.9%나 급증하면서 평균 33.6%나 늘었다. 일반적으로 간절기인 3분기는 패션 산업 비수기로 꼽히는 데다 올해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부진할 것이란 관측을 빗겨나간 것이다. 주요 백화점 3사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의 실적은 전년대비 두자릿수 이상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먼저 롯데쇼핑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전년보다 344.2% 증가한 1285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발생한 일회성 비용(백화점 희망퇴직 관련 충당금) 600억원으로 기저가 낮은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종료 이후 패션 분야에서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부터 시작된 오프라인 구조조정은 완료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대형마트, 슈퍼, 롭스, 컬처웍스 중 부진한 점포 위주의 정리작업을 진행했으며 올해중으로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백화점은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핵심 매장 8개점 중심 리뉴얼을 단행할 예정이다. 아울렛과 쇼핑몰은 추가 출점을 단행하지 않는 반면 마트와 슈퍼 사업은 통합을 통한 효율성 개선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영업이익은 1630억원, 787억원으로, 각각 59.2%, 65.6% 늘어날 것으로 집계된다. 현대백화점은 코로나 이후 핵심 점포인 무역센터, 판교, 더현대서울 등 주요 매장에서 고성장에 힘입어 빠른 실적 회복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리오프닝 효과에 골프 수요 증가로 아울렛 실적도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 명품 브랜드 수요의 확대로 백화점 주 고객층이었던 기존 40~50대에 더해 최근에는 20~30대까지 신규 유입되고 있다. 일명 3대 명품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명품 브랜드의 입점은 물론 준명품 브랜드들까지 낙수효과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매출 확대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이는 향후 동사 백화점 채널의 매출 성장 기반 확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리오프닝 효과에 골프 수요 증가로 아울렛 실적도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 소비심리 위축 우려…연말 ‘쇼핑 대목’ 기대감 솔솔 앞으로의 관건은 소비심리 위축 우려를 얼마나 해소할 수 있느냐다. 실제로 최근 빅3는 대규모 할인 마케팅으로 고객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백화점 빅3는 지난달 30일부터 가을 정기세일을 시작했다. 거리두기에 이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된 후 첫 정기세일이다. 연말 ‘쇼핑 대목’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11월부터는 코리아세일페스타,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대규모 이벤트들이 줄줄 예고되어 있어 그간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빠르게 회복될 거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고환율 현상도 오히려 백화점에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킹달러(달러 초강세)'가 지속되면서 면세점 일부 제품 가격이 백화점이나 이커머스 업체들보다 가격이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심리와 백화점 판매는 상관관계가 크지 않다”라며 “최근 이어지는 고금리와 고환율, 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약화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은 부유층을 중심으로 한 소득 양극화가 소비 양극화로 연결되고 있어 하반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2022.10.12 16:00

3분 소요
“10월 가을 특수 돌입”…온·오프 유통, 하반기 ‘고객 지갑’ 노린다

유통

온·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연말 시즌을 앞두고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대규모 할인 행사 준비에 나섰다. 이달 연이은 황금연휴부터 결혼시즌, 할로윈 데이까지 하반기 가을 성수기를 맞아 소비자들의 지갑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 백화점 3사 가을 정기세일 돌입…신상품 최대 60% 할인 업계에 따르면 오프라인유통 백화점 3사는 일제히 10월 정기 세일에 돌입한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6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세일은 특히 코로나 이후 3년만에 다시 찾아온 ‘축제의 계절’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파티, 이벤트, 웨딩 등 즐거운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 먼저 ‘가을 파티나 모임’ 등을 준비하는 여성들을 위한 뷰티, 패션 행사를 전개한다. 오는 10일까지 랑콤, 입생로랑, 시슬리 등 총 33개의 럭셔리 뷰티 브랜드가 참여해 ‘라 페스타 뷰티 위크’를 진행한다. 실외 마스크 착용이 전면 해제됨에 따라 오는 10일까지 샬롯틸버리, 맥, 바비브라운 등 메이크업 14개 브랜드가 참여 15만원이상 구매 시 1만원 롯데상품권을 증정하는 색조 및 메이크업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연중 결혼 최대 성수기인 10월을 맞아 ‘웨딩 연계 행사’도 다양하게 열린다. 오는 13일까지 2주간 ‘웨딩페스타’를 진행, 구찌, 오메가 등 해외 명품을 비롯해, PXG, 나이키, 노스페이스 등 골프, 스포츠 상품군의 주요 브랜드도 처음으로 참여해 총 35개 브랜드에서 웨딩마일리지를 최대 두 배 적립해 주는 더블마일리지행사를 진행한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정기 세일을 통해 300여개 브랜드의 가을 신상품을 최초 판매가 대비 최대 60% 할인 판매한다. 인플레이션 부담을 덜고 농가를 돕는다는 취지의 ‘못난이 야채’ 한정 수량 증정 행사도 진행한다. 세일과 더불어 문화 콘텐츠 행사도 열린다. 더현대 서울에서는 오는 15일부터 16일까지 주말 재즈 공연이 펼쳐진다. 킨텍스점에서는 ‘고양이 화가’로 알려진 영국 루이스 웨인의 대표 작품 100여점을 선보인다. 목동점에서는 국내 신진 작가 17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다이얼로그 전시’가 열린다. 신세계백화점은 300여개 브랜드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특히 여성·남성 패션 브랜드의 상품을 최대 30%, 핸드백 브랜드 상품은 최대 20% 할인 판매한다. 가을 등산객을 겨냥해 본점에서는 오는 13일까지 이탈리아 아웃도어 슈즈 브랜드 ‘스카르파’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 고물가에 먹거리부터 패션·생활용품까지…이커머스 할인 총력전 이커머스업계는 먹거리부터 패션, 생활용품 등 전 부문에서 파격적인 가격 할인을 내세워 치솟은 물가 상승으로 주머니 부담이 커진 소비자 발길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위메프는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테마 프로모션 ‘1010데이’를 진행한다. ‘1010데이’는 위메프가 매월 달과 일 숫자가 같은 날에 전개하는 테마 프로모션이다. 이번 프로모션은 숫자 ‘10’을 활용, 상품 가격 끝자리를 ‘10원’으로 구성해 가을철 인기 상품을 특가로 선보인다. 주요 코너로는 슈퍼1010데이, 카테고리 추천 등이 마련됐으며 최대 5% 제휴카드 포인트 적립 혜택 등을 제공해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롯데온은 연휴기간 먹기 좋은 맛있는 먹거리를 제안한다. 롯데온은 오는 10일까지 연휴 먹거리 관련 상품과 환절기 대비 건강기능식품 및 생활용품 등 롯데마트 장보기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특히 지난 개천절 연휴에 수요가 높았던 상품을 중심으로 행사를 준비했다. 롯데온의 지난 개천절 연휴를 포함한 5일간(10/1~5일) 장보기 상품 매출을 살펴보니 먹거리 준비를 위한 '가공식품'과 '냉장·냉동·간편식'이 전년대비 각 2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장보기 상품 구매 시 1+1, 최대 50% 할인 등의 혜택과 나들이나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간식거리를 1+1 혜택에 판매한다. 할로윈 시즌을 겨냥한 라이브방송도 진행된다. 11번가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의 인기 할로윈 용품들을 특가에 판매하는 아마존 ‘할로윈’ 특집 라이브 방송을 실시한다. 아마존 미국(US)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 엄선한 ‘찐’ 미국 감성의 할로윈 상품을 다양하게 판매한다. 7일 오후 8시 ‘할로윈 파티’ 콘셉트로 진행되는 이번 방송에서는 할로윈 필수 아이템인 성인용 코스튬 의상부터 파티용품, 간식류 등 파티 분위기를 살려주는 총 20여개 상품을 방송 시간대에 한정한 특가 딜을 통해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반려동물을 위한 전용 코스튬 의상도 할인가에 선보인다. 이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이어지는 연휴에 먹거리 고민이 커질 것으로 예상해 냉장 및 냉동, 가공식품 등 간식거리와 환절기 몸보신을 위한 신선식품, 건강식품 등을 중심으로 먹거리를 제안하는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웨딩시즌부터 MZ세대의 새로운 명절로 자리잡은 할로윈까지 겨냥해 유통업체들이 다양한 상품들을 다양하게 마련했다”며 “색다른 추억과 경험을 준비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2022.10.07 17:30

3분 소요
2년만의 신년 세일…백화점 4사, 명품·패션 덕에 ‘날았다’

산업 일반

2년 만에 열린 주요 백화점 4사의 ‘신년 정기세일’이 평균 51.3%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매출 신장을 견인한 것은 ‘명품·패션제품’이었다. 그간 신년맞이 백화점 세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진행되지 못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고, 보복소비가 폭발한 것도 매출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집콕 트렌드 확산으로 생활분야 매출도 크게 늘었다. 17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신년 정기세일 기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6% 증가했다. 특히 식품 매출 신장률이 96.6%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해외패션이 67%, 화장품이 54.2%, 남성스포츠가 29.8%, 여성잡화가 48.7% 순으로 집계됐다. 롯데백화점은 1월 2일부터 15일까지 ‘마이 버킷 리스트 2022’를 주제로 600여개 브랜드 할인 행사를 열었다. 특히 골든구스·톰브라운·꼼데가르송 등 100여개 브랜드의 가을·겨울 상품을 최대 50% 할인해 판매했다. 지점별 테마 할인전도 열었다. 본점은 지난 16일까지 아웃도어 브랜드의 겨울 외투 제품을 할인 판매했고, 잠실점은 모피 상품을 한정 수량으로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은 같은 기간 매출 신장률 54.4%를 기록했다. 남성패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8%로 가장 많이 늘었고, 명품 매출이 77.9% 증가했다. 여성패션은 55.1%, 생활은 21.6%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도 톰브라운·메종키츠네 등의 브랜드가 참여하는 해외 유명 브랜드 시즌오프 행사를 진행했다. ‘뉴 이어 뉴 호프(NEW YEAR NEW HOPE)’를 테마로 총 270여개 브랜드가 참여한 세일을 선보였고, 남성·여성 패션제품을 최대 70%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를 겨냥한 라이브방송을 진행해 패션·스포츠 브랜드 인기 상품을 판매하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신년 정기세일 기간 동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했다. 명품 분야 매출이 78.1% 증가했고, 여성 패션이 84.1%, 남성 패션이 86.7% 늘었다. 특히 새해를 맞아 운동 계획을 세우는 고객이 늘면서 골프 분야 매출이 131.2%, 아웃도어는 127.1% 늘어 큰 폭으로 신장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이 기간 44%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잡화와 하이주얼리·워치 등 명품 매출이 80% 증가하며 매출을 끌어올렸다. 가전·가구는 40%, 화장품 32%. 남성의류 30%, 여성의류는 25%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정기세일 없이 할인행사만 진행한 것에 따른 기저효과로 매출 신장률이 높게 나왔다”며 “새해 외부 활동에 대한 기대감과 한파로 패션 부문과 화장품 등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2022.01.17 16:23

2분 소요
“골든구스·톰브라운도 반값”…2년만에 돌아온 백화점 ‘빅3’ 신년 정기세일

산업 일반

2년 만에 돌아온 백화점 ‘신년 정기세일’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패딩 등 겨울 아우터를 최대 80%, 톰브라운·골든구스 등 명품 브랜드 제품을 최대 50% 할인해 판매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시작된 보복소비 흐름을 내년에도 이어간다는 것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업계 ‘빅3’가 오는 1월 2일부터 16일까지 정기세일을 연다. 이는 2년 만의 신년 정기세일로 그동안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진행하지 못했다. 이번 세일은 대부분 패션 부문 제품 위주로 진행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1월 2일부터 15일까지 ‘마이 버킷 리스트 2022’를 주제로 600여개 브랜드의 할인 행사를 연다. 특히 톰브라운·골든구스·지방시·꼼데가르송 등 100여개 브랜드의 가을·겨울 상품을 최대 50% 할인해 판매한다. 1월 2일부터 9일까지는 20여개 화장품 브랜드 제품을 할인 판매하는 ‘뷰티 페어’를 전 지점에서 선보인다. 지점별 테마 할인전도 열린다. 본점에서는 1월 6일까지 ‘겨울 패션 제안전’이 열려 겨울 아우터 제품을 최대 80% 할인해 판매한다. 잠실점은 1월 3일부터 6일까지 ‘골프·아웃도어 겨울 인기상품전’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 애플리케이션(앱)에서는 2022년을 기념해 2022명에게 패션 금액 할인권을 선착순 지급한다. 신세계백화점은 ‘뉴 이어 뉴 호프(NEW YEAR NEW HOPE)’를 테마로 정기세일을 선보인다. 남성·여성 패션 제품을 최대 7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총 270여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해외 유명 브랜드 시즌 오프 행사도 진행된다. 톰브라운·메종키츠네 등의 브랜드가 참여한다고 전해진다. 신세계백화점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를 겨냥한 라이브방송도 진행한다. 컬럼비아·베네통키즈·쥬크 등 총 10여개 패션·스포츠 브랜드 인기 상품을 판매하는 방송이 예정돼있고, 강남점에서는 1월 5일 CC콜렉트의 인기상품을 라이브방송을 통해 최대 30% 할인해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 앱에서 포춘쿠키 이벤트를 열어 패션 단일 브랜드에서 30만원 이상 구매시 사용 가능한 7~30% 할인 행사 참여권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은 패션 뿐 아니라 잡화·리빙 등 전 분야에 걸쳐 350여개 브랜드를 최대 30% 할인해 판매한다. 현대백화점에서도 톰브라운·오프화이트·겐조·골든구스 등 해외 유명 브랜드 100여개 시즌오프 행사가 진행돼 2021년 가을·겨울 상품이 10~50% 할인 판매된다. 추첨 이벤트도 진행된다. 압구정본점과 울산동구점을 제외한 14개 점포에서 이벤트 장소에 설치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500만원 상당의 리바트 인테리어·가구 이용권을 제공한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2021.12.30 11:23

2분 소요
“골린이·캠린이 모여라”…‘백화점 정기세일 공식’도 바꾼 MZ세대

유통

유통업계가 가을을 맞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가을은 유통가가 1년 중 가장 주목하는 계절이다. 민족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추석이 껴있을 뿐만 아니라 연말을 앞둔 때라 선물 수요가 많아 매출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11월마다 열리는 최대 규모 쇼핑 행사 ‘블랙 프라이데이’의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10~11월을 대표적인 쇼핑 시즌으로 보고 있다. 본격적인 쇼핑 시즌을 알리는 그 첫 행사가 바로 백화점업계의 ‘가을 정기세일’이다. ━ 골린이·캠린이 겨냥한 테마행사 개최…이탈리아 여행 콘셉트도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17일까지 국내 주요 백화점이 일제히 정기세일에 들어간다. 매년 돌아오는 행사지만 올해는 주요 타깃층을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로 설정했다는 점, ‘아웃도어·골프 관련 행사’를 개최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다양한 테마로 행사를 꾸며 쇼핑에 재미를 더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가을 세일 기간 동안 기존 고객뿐만 아니라 최근 백화점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 고객을 겨낭한 프로모션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MZ세대 구매 비중이 높은 뷰티·패션 상품군 구매시 구매 금액대별로 7~10%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증정하는 등 기존 사은 상품권 증정률(5%)보다 높은 혜택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선선해지는 날씨에 야외활동이 많아진다는 점을 고려해 ‘아웃도어·골프 패션 대전’을 연다. 본점에서는 10월 1일부터 5일까지 ‘아웃도어 가을 패션 대전이 진행되며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할 예정이다. 잠실점에서는 10월 5일부터 12일까지 ’슈페리어 골프 대전‘이 개최된다. 특히 골프와 캠핑을 즐기는 MZ세대가 급증하고 있어 골린이(골프+어린이)와 캠린이(캠프+어린이)를 겨낭해 개최하는 행사라는 분석도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해외여행길이 막혀 아쉬워하는 고객을 겨냥해 ‘이탈리아 여행테마’로 가을 할인 행사를 꾸몄다. 이탈리아 무역공사(ITA)와 손잡고 다음달 1일부터 14일까지 이탈리아 대표 음식과 패션제품 등을 판매한다. ━ 온라인 큰손들 잡기에 나선 유통가…코로나19에 매출 ‘쑥’ 온라인 유통가도 가을맞이 할인행사 시즌에 돌입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몰 수요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업계는 대규모 가을 할인 행사를 개최해 소비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SSG닷컴을 비롯해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모든 계열사가 참여하는 대규모 할인행사 ‘대한민국 쓱데이’를 계획하고 있다. 행사는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에 열릴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온라인몰 롯데온에서 10월 18일부터 27일까지 ‘롯데온세상’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신세계그룹과 롯데쇼핑은 지난해 10월부터 온라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0월 말부터 일주일 동안 진행한 쓱데이 행사를 통해 2019년보다 36% 늘어난 6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온라인 행사 매출은 2019년보다 63% 늘었다. 온라인몰에서도 역시 ‘골프’를 테마로 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과 옥션은 지난 24일부터 ‘온라인 골프 박람회’를 진행하고 있다. 골프용품과 의류 등 골프 관련 제품이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고 매일 달라지는 ‘데일리 특가 상품’이 올라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MZ세대가 신(新)소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유통가가 이번 가을 세일에는 통상적인 브랜드별 할인에 더해 젊은 세대의 발길을 끌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와 혜택을 마련해 소비자 잡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채영 인턴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2021.09.29 06:00

3분 소요
돈의 힘으로 크는 ‘골드 키즈’

산업 일반

▶지난 15일부터 4일간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유아교육전’에서는 도서, 완구부터 가구, 인테리어 소품까지 유아 용품의 최신 경향을 알 수 있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요즘 아기들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태교 발레를 느끼며 자란다. 태어나면 분유 대신 60㎖ 한 병에 5000원인 미국산 액상조제유 엔파밀을 먹고, 100만원이 넘는 호주산 보리 침대에서 32만원대 압소바 유아 이불을 덮고 잔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귀족풍의 200만원대 이탈리아산 잉글레시나 침대형 유모차에 누워 엄마와 산책을 하다 좀 더 크면 120만원대 영국산 맥클라렌 유모차나 노르웨이산 스토케 유모차를 타고, 60만원짜리 독일산 콩코드 카시트에 앉아 드라이브를 즐긴다. 유모차를 타고 외출할 때면 12만8000원의 베이비 디올(크리스찬 디올 키즈 라인) 유아용 신발이나 22만원이 넘는 구치 신발을 신고 10만원대 버버리 키즈 유아 스커트를 입는다. 밥을 먹을 나이가 되면 30만원대 이탈리아산 뻬그뻬레고 식탁의자에 앉아 국산 뽀뽀뜨 4만원대 아기 전용 김치와 과일소스 간장, 된장 세트를 곁들인다. 놀이와 학습을 겸한 독일산 슈펠가베&셀렉타의 41만원대 완구 세트를 가지고 놀다 볼일이 급하면 스웨덴산 베이비뵨의 5만9000원짜리 유아용 변기에 앉는다. 아장아장 걸음을 떼기 시작하면 국내 제조 페어리테일즈의 59만5000원짜리 공주풍 원피스를 입고 나들이를 한다. 날씨가 쌀쌀하면 미국산 리틀마크(마크제이콥스 키즈 라인)의 27만원대 트렌치코트를 덧입기도 한다. 엄마를 따라 키즈 카페에 가면 또래들과 모여 밀가루 반죽놀이를 할 수 있다. 월 수강료 60만원인 감성놀이 학교에 가거나 어린이 전용 피트니스센터에서 신나게 놀 때쯤이면 어린이 전용 미용실에 가서 6만원에 파마나 염색을 하고, 3만원 안팎의 바비코스메틱 색조화장품으로 화장한 후 30만원대 모크베이비 목걸이를 걸고 파티에 가기도 한다. 엄마 뱃속부터 이미 ‘명품족’ 종종 어린이 전용 사진관이나 병원을 이용할 때도 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일상용품으로 20만원대 일본산 전자사전 키즈딕과 닌텐도 게임기, 작고 깜찍한 아이리버 MP3 플레이어를 갖고 다닌다. 어린이 전용 백화점에 가거나 유치원에서 친구를 사귀려면 우아하고 세련된 품위와 이미지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골드키즈 이미지스쿨에 등록해야 한다. 아동의 최근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생활 문화의 글로벌화를 실감하게 된다. 이민훈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해외여행 증가와 세계화의 여파로 지난 10년간 글로벌 경험을 축적해 왔고 이는 ‘아는 것이 없는 소비자’를 ‘모르는 것이 없는 소비자’로 진화시켰다. 안방에 앉아 해외 쇼핑몰을 드나들며 실시간 유행 정보를 체크하고 안목을 높이면서 수입 키즈 용품들을 국내로 대량 유입하게 된 것이다. 초등학교에서 바이올린 레슨을 하는 심태연씨는 얼마 전 갓 돌 지난 딸을 위해 호주산 침대를 140만원에 구입했다. 국내에서 70만원에 팔리는 뻬그뻬레고 유모차는 미국에 있는 동생에게 부탁해 반값에 샀다. 하루 열다섯 병 정도의 엔파밀을 아기에게 먹이는 그는 “우유를 데워 먹이면 영양분이 파괴되는데 엔파밀은 뚜껑을 열고 젖꼭지만 끼워 바로 먹이면 된다. 외출시 휴대가 간편하고 젖병 소독을 안 해도 되니 편리하다”고 전했다. 몇 년 전 첫아이를 키울 때 일본산 유모차를 80만원에 구입한 주부 이주언씨는 “처음엔 국산 유모차를 샀는데 사용할 때 느낌이 별로 안 좋아 1년 만에 바꿨다. 일본 유모차는 품질이나 색상, 디자인이 고급스럽고 바퀴가 굴러가는 느낌이 국산과 다르다. 요즘 주부들은 아이한테 돈 쓰는 걸 아까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1~2년 사이 쌍춘년과 황금돼지 해를 맞아 집안에 하나뿐인 ‘골드 키즈(Gold Kids)’를 타깃으로 프리미엄 유아·아동용품 시장이 폭발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눈에 띄게 성장한 키즈산업(0∼14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사업)은 최근 몇 년 동안 연 10∼20%의 급성장을 구가하는 중이다. 유럽산 키즈 용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 쿠크몰의 박강 팀장에 따르면 인터넷 쇼핑몰에서 수입 성인용품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2000년 초부터 유아용품으로 방향을 튼 곳이 많다. 이들이 기존 유아용품 업계와 경쟁하면서 시장이 더욱 커졌다. 그뿐만 아니라 키즈 용품을 취급하는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가 급증하고 키즈카드, 키즈보험 등 틈새시장이 속속 생겨나면서 키즈산업의 시장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조차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듀크족(Dual employed with kids)이란 어린 자녀를 둔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의 경제력 있는 맞벌이 부부를 일컫는 말.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과 달리 아이를 낳고도 잘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육아와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 아이를 위한 지출에 돈을 아끼지 않는 것이 특징. 업계 추정에 따르면 국내 키즈산업 규모는 2003년 10조원을 넘어선 이후 매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18조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교재·교육 시장 규모는 12조원, 의류시장은 2조원에 육박했다. 그 밖에 유아용 젖병 시장 100억원, 키즈 헤어 시장 2500억원, 아동 가구시장 4000억원, 완구 시장 7500억원 등을 포함해 올해 키즈산업 전체 시장규모는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키즈산업의 급성장 추세는 특허청 상표출원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키즈 용품 관련 상표출원 건수가 최근 몇 년간 급증했는데 2002년 4000건에 훨씬 못 미치던 출원 건수는 2003년 6923건, 2004년 1만1721건, 2005년 1만5203건, 2006년 1만8301건으로 4년 만에 무려 5배가량 증가했다. 분야별 출원현황을 보면 의류와 신발, 모자류가 36.6%로 가장 많았고 화장품 및 비누류 22.5%, 식품 및 약제류가 16.1%를 차지했다. 서비스표심사팀 관계자는 “황금돼지 해를 맞아 올해 출산이 크게 늘어날 것을 전망한 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자사 브랜드를 서둘러 권리화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진단했다. 백화점마다 키즈 매장 늘리기 이호배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의 설명이다. “키즈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한 시기는 외환위기 이후 아이를 적게 낳는 대신 투자는 몰아서 많이 하는 분위기가 보편화되면서부터다. 맞벌이로 부모 경제력이 커진 상황에서 아이는 줄고 투자가 늘었기 때문에 고가품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렇게 키즈산업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진 배경에는 듀크족이 자리 잡고 있다.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를 일컫는 듀크족은 키즈산업 마케팅 분야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대상이기도 하다. 이들은 육아와 교육에 대해 관심이 많고 경제력은 있지만 가정생활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시간절약형 상품과 자녀를 위한 상품 구입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명품 열풍을 직접 체험한 세대여서 성인용품의 품질을 자신의 아이에게 그대로 전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귀족적 이미지를 임산부 운동에 접목해 태교 발레 프로그램을 개발한 디큐브댄스갤러리의 김희석 대표는 “태교발레는 클래식 태교음악과 동작을 곁들여 강습시간 외에 집에서 혼자 하기 좋다면서 DVD교본을 달라는 회원이 많다”고 밝혔다. 학습놀이용 완구를 직수입해 판매하는 슈펠가베&셀렉타 고객관리팀 김명숙씨는 “친환경 재료를 사용해 안전성이 높고 오감을 자극하는 기능성 완구이기 때문에 고가 제품이라도 구입하는 소비자가 많다. 특히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놀기에도 좋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이 보편화되면서 서울과 지방 소비자의 차이가 없어진 점도 전체 키즈산업 시장 규모를 확장시키고 있다. 대구백화점 홍보실 최정희씨에 따르면 올해 본점 키즈 매장의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바꾸고 동선을 편리하게 구성하는 등 새롭게 확장 이전했다. 본점에 입점한 키즈 의류 브랜드는 총 29개. 이 가운데 국산과 수입 브랜드가 각각 70%와 30%를 차지하고 있다. 최씨는 “국내외 제품을 불문하고 고가 제품을 찾는 고객이 약 30%인데 그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구백화점 키즈 용품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11%가량 늘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된 유모차와 유아용 카시트는 각각 1507만 달러, 3464만 달러어치로 4년 전보다 유모차는 네 배, 카시트는 두 배 이상 수입액이 급증했다. 수입 고가 제품의 소비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최근 백화점마다 키즈 매장을 토털 멀티숍과 편집숍 등으로 재구성하고 국내외 명품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 배치했다. 이러한 발 빠른 전망과 변신의 성과는 매출액 증가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은 지난가을 정기세일에서 키즈 매장 매출이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31% 늘었다. 백화점뿐 아니라 대형마트 역시 키즈 용품 매출이 늘었다. 롯데마트는 올 9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고, 홈플러스 역시 25% 신장률을 기록했다. 통계청의 ‘사이버쇼핑몰 통계조사’에 따르면 2001년 키즈 용품 거래액은 853억원이었다. 2003년 1921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엔 6522억원으로 해마다 급증했다. 올해 9월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20.6% 성장했다. 수년간 일본 제품을 수입해 인터넷쇼핑몰에서 판매해 온 에이텍스도쿄 김동현 이사에 따르면 2000년부터 인터넷쇼핑몰을 중심으로 수입 키즈 용품이 물밀듯 들어왔다. 그는 “2∼3년 전만 해도 인터넷쇼핑몰은 저가제품을 사는 사람이 70∼80%였지만 지금은 50% 이하로 떨어졌다. 대신 수입 유아용품을 사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수입 키즈 용품 시장이 확대되고 인터넷을 통해 제품에 대한 정보교환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몇 년 전 맥클라렌 유모차 동호회가 생겼다. 맥클라렌 유모차는 일명 ‘심은하 유모차’로 심은하씨가 사용한다고 알려져 젊은 엄마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김 이사는 “조선호텔에서 동호회 모임을 할 때 영국 대사가 참석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다고 소문난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성인 화장품과 주방용품에 이어 키즈 용품까지 세계적 명품의 테스트마켓(신제품 발매하기 전에 시장 반응을 조사하기 위한 소규모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일본 제지회사의 일회용 기저귀들이 한국을 테스트 마켓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프리미엄급 키즈 용품 판매가 신장세를 보이자 유아와 아동용품 제조·판매·유통에서 국내 선두그룹을 형성한 보령메디앙스, 아가방앤컴퍼니, EfE(옛 해피랜드) 3사는 고가 명품 브랜드 직수입 외에 자체 프리미엄 브랜드를 출시했다. 보령의 대표 고가 의류 브랜드 타티네쇼콜라는 2007년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약 10% 매출 신장률을 보였고, 오시코시는 30%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아가방 전체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올 상반기 14% 성장률을 나타냈다. 안전성 문제 있는 제품 수입도 수입품이 시장을 넓히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 온·오프라인의 대형 업체를 제외하고 수많은 영세 수입상이 인터넷 오픈마켓을 무대로 활동하면서 해외 현지 업체나 바이어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주는 것도 부작용의 하나다. 키즈 용품 소호몰을 운영하는 김 모씨는 “유행을 타고 1∼2년 반짝하다 사라지는 브랜드가 많아 단기간에 수입이 중단되는 등 변화가 심하다. 또 많은 물량을 수입하겠다고 큰소리쳐 놓고 샘플만 달랑 받고 잠적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해외 업체의 한국에 대한 신뢰도가 손상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보따리상이나 개인을 통해 들어와 판매되는 제품 가운데 KPS(안전인증) 마크 없이 불법으로 판매되는 제품이 많기 때문에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간에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일부 부작용도 따르고 있지만 연 10∼20% 성장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인 키즈산업은 결과적으로 향후 전망이 밝은 편이다. 이 교수는 “성인 시장보다 키즈 시장의 절대적 규모는 작지만 고품질을 위한 투자 규모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내 아이를 최고로 만들고 싶은 부모들 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사회·경제적 환경을 볼 때 시장 경쟁력과 규모는 충분히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눈높이가 높아진 소비자들은 경제력을 앞세워 더 좋은 품질과 디자인, 안정성이 뛰어난 제품들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민훈 연구원은 “아직까지는 아동용 의류나 제품에 대해 직접 보지 않고 사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있지만 앞으로는 온라인 구입을 당연시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장이 엄청나게 폭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련 업계는 좀 더 구체적인 전망과 예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고급형과 저가형을 찾는 양 극단형 소비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며 유통 채널별 브랜드 차별화도 심화돼 백화점, 할인점, 홈쇼핑, 온라인 상품 등이 뚜렷이 구별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유통 채널별로 각각의 고객층에 맞는 PB(자체 브랜드)제품 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년 간 이어지는 키즈산업의 활황세를 공략하려면 좀 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이 연구원은 “워킹맘(일하는 여성 주부)이 많아지면서 온라인을 이용하지 않고는 다른 워킹맘을 만날 방법이 없어졌다. 때문에 온라인에서 동호회를 만드는 등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런 소비자 특성을 파악한 뒤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각각의 특성에 맞는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등 기존의 오프라인에서 펼치던 형식을 바꿔야 한다”고 충고했다. 키즈 용품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구매자와 사용자가 다르다는 점이다. 때문에 부모와 아이 양쪽의 니즈(요구)를 잘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 교수는 “장기적으로 아이가 구매자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의 욕구를 찾아내는 방법과 마케팅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07.12.03 17:16

9분 소요
가전 ·유통 ‘쾌청’ 여행 ·식음료 ‘흐림’

산업 일반

올 여름 장사는 여느 때와는 다른 의미가 있다. ‘100년 만의 더위’ 해프닝을 겪은 이후이기도 하지만 가을 이후 소비심리가 본격적으로 살아날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비가 오면 나막신 장수가 웃고, 날씨가 좋으면 짚신 장수가 웃는다’는 속담이 있다. 여름철 장사가 날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최근 엇갈린 날씨예보로 가전 ·유통 업계에 한바탕 무더위 소동이 벌어졌다. 발단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었다. 지난 2월 11일 미국 나사의 연구원이 “온실효과 ·엘나뇨현상 등으로 올해가 기상관측이 시작된 19세기 말 이래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국내 언론들은 ‘올 여름 100년 만의 무더위가 찾아온다’며 ‘여름’이란 문구를 추가로 집어넣었다. 문제는 ‘가장 더운 해’와 ‘가장 무더운 여름’은 다르다는 것. 전세계 연평균 기온이 높다고 해서 그해 여름이 더운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날씨 정보제공 업체인 케이웨더의 정재희 대리는 “나사 연구원이 ‘한국’이나 ‘여름’ 등을 특징지어 언급한 적이 없는데 국내 언론과 가전업체들이 확대 해석한 것”이라며 “지난해에도 가전업체들은 10년 만의 무더위가 왔다고 대대적으로 알렸지만 돌이켜 보면 예년 여름 평균 기온에 비해 0.6도 정도 높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기상청도 예측이 보도된 다음날 이에 대한 오류를 지적했다. 그러나 기상청의 이런 해명은 공허한 메아리에 그쳤다. 삼성전자 ·LG전자 ·위니아만도 등 주요 에어컨 업체들은 ‘100년 만의 무더위’를 대대적으로 내세우며 에어컨 예약판매에 열을 올렸다. 실제 예약실적이 지난해보다 3~5배나 늘었다. 위니아만도의 정연규 아산공장장은 “4~5월 말 하루 24시간 3교대로 에어컨 라인을 풀가동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5월 23일 기상청은 “올해 여름은 국지성 호우가 잦고 이상저온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나사의 전망을 뒤집었다. 무더위는 커녕 오히려 이상저온이 온다는 내용이다. 그러자 에어컨 업계를 비롯해 여름 상품 업계의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매장에 설치된 ‘100년 만의 무더위’ 관련 광고물은 모두 거둬들이기로 결정했다. 테크노마트는 6월 말로 잡았던 에어컨 판촉행사를 7월 중순으로 미뤘다. 박상후 테크노마트 부장은 “예년 같으면 6월부터 에이컨 판촉 행사로 한창 바쁠 시점이지만 날씨와 관련된 보도로 행사를 아예 연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발 빠르게 구매 고객 중 1,000명을 추첨해 8월 중 낮 최고기온이 28도 이상인 날이 10일 이하이면 25만원씩 돌려주는 행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빙그레는 아이스크림 생산 품목을 조정했다. 빙그레의 박일환 홍보실장은 “얼음이 많이 들어간 제품의 비중을 줄이고 대신 유지방 아이스크림 생산을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홈쇼핑의 경우 에어컨 대신 선풍기로 방송을 대체했다. CJ홈쇼핑의 전성곤 대리는 “무더위가 오지 않는다는 발표 때문에 1주일에 한 번 방송하던 에어컨 판촉 대신 1주일에 2번씩 선풍기 상품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예약판매를 실시한 에어컨업계는 빗나간 예보의 혜택을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위니아만도 김만석 차장은 “70% 이상이 예약판매로 이뤄지기 때문에 타격이 없었다”며 “무더위 소동이 지났는데도 취소하는 사람들을 찾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기상청 발표 직후 잠시 주춤한 것을 제외하고는 판매량의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집계했다. 현대백화점의 송인석 가전담당 바이어는 “6월 중반부터 낮기온이 올라가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올 여름 무더위가 여름장사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면서 날씨 정보업체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케이웨더의 정 대리는 “특정 지역의 맞춤 날씨 정보를 매일 제공받는 기업은 유통 ·건설 ·엔너지 ·제조 ·레저 분야 4,000여 곳에 이른다”며 “여름철 1주일 매출이 날씨 비수기인 2월이나 10월 한 달 매출보다 낫다”고 말했다. 올빼미족 겨냥 ‘심야 마케팅’ 활발 날씨와 더불어 최근 유통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시간을 활용하는 마케팅이다. 특히 무더운 낮시간을 피한 심야 마케팅으로 ‘올빼미족’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GS홈쇼핑은 심야시간 매출이 예전보다 15% 이상 치솟자 6월부터 ‘도깨비 특가’ 등의 심야영업을 개시했다. 예년보다 보름 정도 앞당겨 올빼미족 공략에 나선 것. 여성 올빼미족을 유혹하기 위해 패션용품과 란제리 등을 판매하는 심야방송 프로그램도 지난달보다 10~20%가량 늘려 편성했다. 현대홈쇼핑도 새벽 2시부터 6시까지 심야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자정 이후에 진행하는 생방송 프로그램을 늘리고 경품과 할인 등의 프로모션도 준비했다. 인터넷쇼핑몰업체 인터파크는 자정부터 쇼핑몰을 방문하는 올빼미족에게 할인쿠폰을 증정한다. 옥션도 경매 인기상품을 밤 10~12시에 집중 배치했다. GS이숍의 양승환 영업본부장은 “날씨가 더워지면서 온라인 쇼핑몰에 심야 쇼핑객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게 쇼핑할 수 있도록 야간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6월 말부터는 올빼미 쇼핑족을 겨냥한 할인행사와 이벤트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올 여름 매출을 위해 6월부터 모든 점포의 개점 시간을 밤 12시까지로 연장했다. 황금 영업 시간대가 평소 오후 4~7시에서 여름엔 밤 8시~12시로 옮겨지기 때문이다. 대형 할인점으로선 최초로 24시간 영업에 들어간 홈플러스는 현재 33개 점포 중 29개점이 24시간 영업체제로 운영 중이다. 특히 올 여름 종전 5시에 실시하던 시간 세일을 점포별로 8~10시에 한 번 더 벌이고 있다. 극장가도 마찬가지. CGV는 ‘야한(夜寒)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밤 12시 이후 2편의 심야영화를 1만원에 즐길 수 있다. 여름철을 맞아 예상치 않았던 제품들이 호황을 누리는 경우도 있다. 위니아만도 아산공장은 지난 5월 말까지만 해도 에어컨만 생산하던 라인에서 6월 들어 딤채를 하루 2,000대씩 생산하고 있다. 정연규 공장장은 “여름김장 수요에 맞춰 딤채와 에어컨을 같이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마철이 시작되면 배추나 각종 채소값이 급등하기 때문에 장마 전 여름김장을 담그는 가정이 늘고 있기 때문. 위니아만도의 월별 딤채 판매량에 따르면 6~7월은 11월 김장시즌 다음으로 최고의 성수기다. 햇반도 여름철에 인기를 끄는 제품. CJ의 민정현 햇반브랜드 매니저는 “바캉스 용품으로 팔리기도 하지만 나들이 고객이 늘면서 여름철에는 평월 대비 20~30% 증가한다”고 말했다. 피부과도 여름철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지함피부과의 김성환 마케팅 팀장은 “노출의 계절인데다 자외선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여름철 수요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여름 특수업종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게임 업계다. 학생들이 방학을 맞는 여름이 되면 수백억 원에 가까운 개발비를 투입한 게임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보인다. 여름방학 기간 게임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그라비티의 김현활 팀장은 “7~8월이 게임업체로선 겨울방학 다음으로 중요하다”며 “여름철에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 올 여름이 지난해보다 나을 듯’ 여름특수를 노리는 업체뿐 아니라 내수 시장 전반적으로 올 여름 장사가 1년 장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허찬국 선임연구원은 “최근 소비 심리 회복을 겨냥해 여름 동안 기업들이 마케팅에 대거 나설 것”이라며 “올해 여름 실적이 국내 내수시장 회복은 물론 기업들의 1년 장사를 결정짓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 여름 장사는 예년보다 나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교보증권 박종렬 연구원은 “무더운 여름이 예년에 비해 일찍 시작되면서 여름철 수혜주의 성수기가 이전보다 빠른 2분기부터 시작됐다”고 전망했다. 할인점과 백화점 등 유통업체 매출이 3개월 연속(2~4월)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4월에 여름 신상품 수요가 매출을 끌어올린 원동력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4월 말에 닥쳐온 이른 더위에 힘입어 선글라스겭宕?등 여름상품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정기세일 기간보다 오히려 매출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여름철 최대 수혜 업종으로 불리는 테마파크의 실적도 지난해에 비해 좋아지고 있다. 에버랜드의 경우 캐리비안베이를 합칠 경우 6월 초까지 입장객이 전년 대비 약 7% 늘었고, 매출은 약 13% 증가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올 여름은 지난해 대비 한자릿수 대의 성장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겱컥슘?국내 여행사 등 일부 업계에서는 예년만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 특급호텔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일본인 관광객들이 급감하면서 서울 소재 호텔뿐만 아니라 제주도 호텔 객실률까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한 아이스크림업체의 영업사원은 “소형 슈퍼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지난해에 비해 불황이 더 심해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며 “4월과 5월 날씨가 좋았음에도 예년에 비해 주문이 20% 가까이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제주도 중문관광단지에서 만난 한 여행업자는 “제주도 방문객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며 “여행 패키지를 이용하는 사람보다 렌터카 등 개별여행객들이 늘어가는 추세로 특화된 여행상품만이 잘나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여름은 식음료 업체들이 최대 마케팅 비용을 쓰는 계절이기도 하다. 여름 실적에 따라 업계 순위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 여름 주목할 만한 마케팅 대전 2곳을 소개한다. 박카스 vs 비타500 관심의 초점은 비타 500이 박카스의 40년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느냐는 것. 징후는 이미 나타났다. 비타500이 지난 4월 매출액에서 박카스를 앞질렀다. 동아제약은 “기존제품(박카스F)을 신제품(박카스D)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 하지만 광동제약 관계자는 “생산라인을 풀가동해도 물량이 모자랄 지경”이라며 “올 여름에는 포털사이트 제휴, 마라톤대회 지원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포부다. 동아제약은 타우린을 두 배 늘린 박카스D를 통해 기능성 의약품으로 비타500과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광고에서도 기존의 공익 광고를 탈피해 신세대 스타 임수정과 의 최민식을 CF 모델로 기용하는 등 변신을 꾀하고 있다. 하이트맥주 vs OB맥주 여름 시장은 맥주 업계가 마케팅 비용의 절반 가까이를 사용하는 계절이다. 관전 포인트는 하이트맥주에 뒤처져 있는 OB맥주가 점유율을 좁힐 수 있을지다. 맥주 시장은 하이트맥주와 OB맥주가 58%대 42%의 점유율로 오랫동안 고착 상태에 빠져 있다. 지난해 순매출액은 하이트맥주가 8,608억원으로 OB맥주의 6,002억원을 앞섰다. 하이트맥주는 “올해엔 회사 1년 마케팅 예산인 800억원 중 400억원을 여름철에 집중해 점유율 60% 시대를 열겠다”고 말한다. OB맥주는 “올 여름 장사에 따라 점유율을 추가로 1~2% 상승시킬 수 있다”고 내세운다.

2005.07.1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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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낮추면 손님 다시 올까

산업 일반

불황의 여파로 청담동 명품거리에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리제 명품 무역업을 하는 박사장(34). 그는 작년까지만 해도 스포츠카와 중형차 2대를 굴리며 승승장구했다. 명품 ‘열풍’이 불자 물건은 들여오자마자 팔려나갔다. 물량 공급이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스포츠카를 판 박씨는 나머지 중형차도 팔고 작은 차로 바꿀 예정이다. “수입은커녕 매주 돌아오는 어음 막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박사장은 “명품이 돈이 된다고 소문이 나자 너도나도 명품사업에 나서 출혈 경쟁이 심해졌다”며 “소비심리도 위축된 상태에서 마진마저 줄어 재고 부담도 커져 거의 모든 수입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것은 비단 군소 명품수입업자의 푸념만은 아니다. 명품 1번지 청담동 수입매장, 백화점 명품 코너에도 소위 ‘명품 불패’ 신화가 조금씩 무너지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중하위권 명품 매출 부진 심해 갤러리아 명품관에서부터 영동대교로 향하는 대로변에 즐비한 최고급 패션 매장 청담동 명품거리. 지금은 30개의 고급브랜드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한민국 소비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이곳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명품 의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오씨는 “근처 다른 매장도 지난해보다 어렵다는 말을 한다. 명품 판매를 시작한 이후 가장 좋지 않다고 말하는 이도 많다”며 ‘명품 불황’을 호소했다. 그는 또 “정확한 수치는 파악할 수 없지만 전체적으로 10∼15% 정도 매출이 감소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명품 의류 매장 책임자 김씨는 “국내 경기가 어려운 것도 문제지만 15%에서 많게는 30%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던 일본 관광객이 반으로 줄어든 것도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사스와 세계 경제의 위축이 일본 관광객의 발걸음을 돌렸기 때문이다. 그는 또 “어려운 시기여서 명품 소비에 대한 사회 분위기가 비난 일색이다”며 “경제적으로 다소 여유가 있는 사람들도 소비를 자제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명품 불황의 주요 원인으로 ‘신용카드 명품족’이 급격히 줄어든 것을 꼽는다. 신용카드 사용한도 축소와 소득감소로 신용카드에 의존하던 명품족들이 대거 명품시장을 떠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의 명품족 ‘탈락’으로 중저가 명품시장이 큰 타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부유층이 자주 찾는 강남 A백화점 명품 매장 책임자인 박과장은 “대중적 인지도가 높고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낮은 명품이 특히 큰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단골 고객은 변함이 없지만 물건을 살까 말까 망설이가 그냥 가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백화점 고육지책으로 명품 세일 확대 백화점 명품 매장도 위기를 느끼고 있다. 정기세일 시기가 앞당겨졌다는 것이 단적인 사례다. 보통 6월 말께 시작되던 ‘명품 세일’이 20일가량 앞당겨졌다. 강북을 대표하는 한 백화점 명품 매장 관리자인 김대리는 “지난 3월 이후 명품 매장 매출액이 매달 20∼30%씩 줄고 있어 이를 만회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쌓인 재고를 소화해야 가을 신제품을 들여놓을 수 있다”고도 말했다. 품위를 지키던 명품 브랜드들까지 세일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역시 ‘명품 불황’의 자화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올해 명품 세일에 참여하는 업체 수는 계속 늘 것”으로 보고 있다. 분위기와 이미지를 먹고산다는 명품의 특성으로 섣불리 세일에 동참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는 것이 업계 정설인 만큼 세일기간이나 참여의 확대는 명품업자들의 위기감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이같은 명품업계의 세일 러시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해 연말부터 누적된 재고 처리를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한다. 예년의 명품 브랜드의 정기세일 참여율은 평균 70∼75%대였지만 올해는 일부 패션잡화와 보석 브랜드를 제외하면 90%에 육박하고 있다. 평소 세일 안 하기로 유명한 고가 브랜드들도 그 동안의 ‘노세일 브랜드’ 이미지를 포기하고 올해는 세일·기획행사에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2003.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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